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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 사막의 시골길에서...

휘닉스 시티 시내를 다니며 필요한 것을 구입하고 곳곳을 돌아다니는데 별로 특징이 없는 도시이며 한여름 무더위라서 동남쪽으로 향했다. 





큰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주립공원이 있어 들어갔으며 바위산과 수가루 선인장이 있고 레크레이션 피크닉 장소 정도가 눈에 띄어 시골로 가기로 했다.







한적한 길을 찾아 정처없이 떠나는 시간....






매우 낡은 용사의 기념탑이 보여 잠시 머물면서 다음의 행선지를 가늠하던 한가로운 시간이며...






10 번 고속도로를 따라 빠른 속도로 남동쪽으로 이동하였으며....






도로에는 커다란 air park 표지판이 있어 출구로 나가서 안내판을 따라 지방도로를 달렸다. 그곳에는 개방되지 않은 경고판이 있어 잠시 살펴보니 안쪽에 통제하는 차량이 대기한 차량에게 철문을 열어주는 것이 보였고 일반에게 오픈된 곳이 아니어서 안쪽으로 더 들어가기로 했다.


저편에는 이미 폐기되어 철거가 진행중인 747 점보기가 있는데 동체의 글씨는 지웠지만 대한항공이었고 꼬리 방향타에 그려진 큰 태극문양의 식별이 가능했으며 그것도 페인트로 대충 칠해서 가려놓았다. 젊은 시절에 대양을 건너 대륙과 대륙의 하늘을 날던 여객기가 이제는 늙어서 버려진 신세가 된 것을 보면 인생도 저와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조망 밖 길을 따라서 안쪽으로 달리며 살피니 이곳은 수명이 다한 비행기가 마지막 비행을 하여 착륙하고 생을 마감하는 장소였다.






곳곳에는 해체작업을 하는 비행기가 즐비했으며 필요한 부품은 별도로 떼어 포장한 것이 눈에 띄었다.






큰 활주로가 있는 비행장이지만 여객을 운송하는 비행장이 아니라 마지막 수명을 다한 비행기가 이곳에 착륙하면 다시는 떠오르지 못하는 비행기 공동묘지이며 각종 장기를 떼어 재활용하는 순서를 거치고 폐기되어 사라지는 곳이다.  






수년 전 중국을 여행하던 한국인이 응급상황이 발생하여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을 받은 후 퇴원하였는데 얼마 후 한국에서 진찰하러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다가 한쪽 콩팥이 없어져 황당해 하던 기사를 본적이 있다. 입원환자의 장기를 몰래 적출해 팔아먹는 근래의 중국 의료기관 실태가 떠오르던 날이다.


하늘을 날던 생명이 없는 비행기지만 이상하게 중국 글씨가 있으면 뭔가 수상하게 보이고 신뢰할 수 없으며 미국 항공사에서 제작하여 중국에 판매한 비행기지만 메이드인 차이나 불량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렬히 떠올랐다.


그리 오래지 않은 2009년 캐나다 록키산맥 중심부에 있는 Jasper 마을에서 통조림을 따려고 상점에서 깡통따개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는데 몇번 시도해도 뚜껑에 잘리지 않아 누르면서 자세히 살펴보니 손잡이는 정상인데 깡통을 짜르는 칼날이 납과 비슷한 물질로 만들어진 불량 사기품이었다. 반품할 생각을 했으나 오가는 것이 불편해서 스테이크 나이프로 따서 먹은 후 그때 이후로 중국산은 아예 사지 않는다.


유통되는 많은 물건이 중국에서 생산된 것이지만 미국과 유럽 유명 브랜드는 어쩔 수 없이 구입하고 그외 알려지지 않은 제품은 사지 않으며 한인 마켓에서도 중국서 생산된 식품은 아예 구입하지 않는 조심스러움이 배어있다. 그들에 대한 신뢰의 단편으로 지난 번 소피아와 이사벨에게 테코파 온천 여행지에서 (용문객잔) 이라는 중국영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막을 건너는 떠돌이 검객이 여인숙에 묶게 되어 음식을 먹은 후 잠이 들려는 때에 부엌에서 여인숙 (객잔) 주인 내외가 나그네를 잡으려고 준비를 하다가 이를 눈치 챈 떠돌이 검객과 결투를 벌이는 내용이었다. 인적이 드문 사막에서 장사를 하면서 여인숙에 들리는 나그네를 야밤에 잡아서 음식을 만들어 파는 내용의 영화였는데 마침 이사벨이 그 내용을 알고 있어서 그들 중국인은 조심해야 한다며 웃었다.


옛날 중국의 식당에서는 벽쪽에 앉아서 음식을 먹던 손님이 갑자기 바닥이 열리어 밑으로 순식간에 빠지면 주방에서는 떨어진 손님을 잡아 만두와 각종 음식으로 만들어져 판매되었기에 중국의 식당에서는 가장자리 아닌 식당 가운데 앉는 관습이 생겨났던 것이다. (군자는 대로상) 군자는 큰길로 다녀야 한다는 그들의 격언도 골목길을 다니면 아차하는 때에 사라지기 때문에 큰길에서도 가운데로 다니는 관습에서 생겨났을 것이다. 


비행장 끝에 이르니 막다른 길이고 미군 검문소가 있어 멈추었는데 즉시 무장한 군인이 다가왔다. 

이곳의 지명이 항공기 Park 으로 되어있어 관람이 가능한 장소로 알고 들어왔다고 말하고 상황을 물으니 지명만 그렇게 되어 있다며 웃는다. 해체하는 비행장이 군부대냐고 물으니 자기의 부대와 전혀 상관 없는 곳이라는데 미군부대는 각종 트럭이 엄청난 숫자로 출시를 기다리는 곳이었다.  






미국에서는 중국과 달리 좁은길로 다녀도 해가 없으며 무덥고 가뭄이 지속되는 곳이지만 들녘은 풍요로웠다. 이곳 아리조나 남부는 주로 목화를 재배하는데 지나온 곳에서는 이제 모내기를 한 논이 있었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목화더미가 널린 곳이며...






농로를 따라 다니면 목화를 수확하는 중장비가 사방에 널린 곳이다.






운전자들이 잠시 휴식을 하며 손인사를 하고...






목화를 거두는 콤바인이 부지런히 오가는 곳...






목화가 가득차면 이곳에 와서 목화를 압축기계에 쏟아붓는 작업이 이어졌다.






지천에 널린 목화밭을 구경하는데 지난 번 텍사스에서 본 목화줄기 보다 조금 컸으며 매달린 목화의 숫자도 훨씬 많았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선인장인데 크기가 각기 다른 이런 것들이 농토가 아닌 지역에 널렸고 이곳은 대문의 입구라서 부상을 염려하여 가시를 모두 뽑아버린 특이한 곳이었다. 






활짝핀 목화가 끝없이 펼쳐진 곳에 들어갔는데 이렇게 컸으며 엄청난 목화가 가득히 달려서 추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옛날에 사우스 캐롤라이나 지역을 여행 할 때 본 종류였는데 유별나게 작은 텍사스 목화와 이곳의 목화의 원인이 떠올랐다.


이곳은 사막이지만 농수로가 발달하여 농사철에는 엄청난 물이 흐르는 지역이라서 이렇게 큰 목화를 심는 것이고 지난달 지나던 북부 텍사스 목화산지는 농수로가 아예 없으며 지하수를 퍼올려 스프링 쿨러로 물을 뿌려 농사를 짓기 때문에 그곳 기후에 맞는 개량종이 재배되고 있었다.


어림잡아 텍사스 북부 목화보다 10 ~15 배 목화가 많은 종류였는데 옛날 어린시절 한국에서 갓 피어난 달콤한 목화 꽃송이를 따먹던 재래종 목화보다도 훨씬 많은 양이 달렸다. 피어난 목화꽃송이를 따서 씹으면 사과쥬스처럼 달고 맛있어서 이웃마을 목화밭을 오가며 거덜을 내었는데 이후 목화를 심지 않은 그 아주머니를 생각하면 미안한 생각이 지금도 떠오른다. 


목화 꽃송이가 자라서 가을이 되면 솜으로 부풀어 오르는데 겨우 사오백평 밭이고 엄청나게 꽃송이를 따먹어서 그집의 밭에는 가을이 되어도 솜이 거의 없었다.





또 다른 곳에는 옥수수가 여물었는데 미국은 사막을 개간한 농경지도 이렇게 풍요로워서 전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수확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 다른 곳을 가니 시속 20 km 속도로 다니며 작물을 쓰러트리는 장비가 오가는데 들어가 만져보니 소먹이 사료 alfalfa (알활화) 였다. 이 작물은 몬타나 등지의 물이 많지 않은 곳에서도 재배하는데 물이 귀해서 드물게 경작하는 것에 비하면 이곳은 농수로에 물이 넘치는 곳이라 푸른 경작지로 변하였다.


서쪽으로 약 200 마일 (320 km) 거리에 그랜드 캐년과 후버댐을 거쳐 내려온 콜로라도 강 하류가 흐르는데 멕시코 국경으로 들어가서 "바하 캘리포니아만"으로 흘러들어가기 전 강물을 농사철에는 싹쓸이 하듯이 퍼올릴 것으로 짐작되었으며 아리조나 주 전체는 콜로라도 강 외에는 수자원이 거의 없어서 이렇게 많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법은 강물을 내륙으로 끌어서 쓰는 것 뿐이다.






캘리포니아주 남부와 아리조나주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곳이어서 곳곳의 비행장는 각종 비행기를 보관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렇게 퍠차장 역할을 하는 곳이 도처에 보인다. 습도가 없고 햇빛이 강렬해서 녹이 슬 염려가 없는 기후가 이렇게 특이한 업종이 생격나게 하였다.






오래전 퇴역하여 지금은 장식물 또는 고철 알류미늄으로 팔려가겠지만 지나며 상태를 보면 임자를 제대로 만나면 고쳐서 사용할 수 있는 비행기가 많다. 미국에는 입찰에 내놓은 각종 군수품을 구입해서 타고 다니는 동호인이 부지기수이며 각종 무기 그리고 탱크와 군용기의 다양한 퍼레이드가 대륙의 곳곳에서 펼쳐진다. 


영화 벤허의 주인공 찰톤 헤스톤 아저씨가 생전에 미국 라이플 협회 회장이었는데 그가 당시 소유하고 있던 무기는 한개 보병중대 병력을 무장하고도 남는 엄청난 숫자였으며 그는 언론과 정치권에서 총기규제의 여론이 조성되면 즉시, 약 400 여만 회원에게 편지를 보내어 해당 정치인을 낙선시키자는 운동을 펼쳤는데 1998년 16시간의 총기교육을 받은 후 협회로 부터 숱한 공문을 받은 기억이 있다. 


정치인들은 사건이 벌어지면 체면치레로 규제를 말하지만 산업의 후원과 유권자의 표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미국의 정치인이 총기규제를 절대 하지 못하며 전국에 총기 매니아가 수천만이라서 심기를 건드리면 정치인은 바로 정치판에서 사라지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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