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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눈덮인 록키산맥 국립공원

 뉴욕시에 가려고 짐을 꾸리고 준비를 마쳤는데 갑자기 서부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친김에 일단 콜로라도주 록키산맥 국립공원 그곳에 일년만에 다시 가게되었다. 작년 6월에 애팔라치안 산맥에서 급성맹장염에 걸려서 렉싱톤 캔터키주에서 수술한 이후 아픈 배를 움켜쥐고 록키산맥으로 길을 떠난 때가 벌써 일년이 되었다. 


엄살이 전혀 없는 성격이지만 그때는 너무 아파서 힘겹게 걸으며 간신히 다녔고 장엄한 록키산맥을 고통속에서 보았으므로 느낌이 별로인 것 같았기에 다시 살펴보려고 발길을 재촉하여 달렸다.  




서부로 갈 때 거쳐가는 길에는 2009년에 올랐던 Capulin 캐풀린 화산이 있고 늘 이곳을 거쳐서 서부로 가고 중북부 콜로라도주로 향하기도 한다. 이날은 40번 고속도로 인근의 도시 Amarillo 어느 모텔에서 잠을 청하고 아침 일찍 길을 떠나 콜로라도로 향했다.


이번 여행길에 랩탑을 갖고 떠났는데 뭔일인지 블러그에 사진을 입력할 수 없어서 며칠을 전전긍긍하다가 어제 10개월만에 새로운 랩탑을 구입하였는데 이것도 문제가 있어서 오늘 컴퓨터 수리점을 찾아가서 문제를 해결하고 드디어 글을 쓰게 되었다.


길을 떠난지 며칠이 지났으므로 오늘을 시작으로 대략 간추려 이미 지나온 곳의 여행지를 소개하고 인터넷 사정이 괜찮으면 실시간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 오늘까지 네편을 썼어야 하는데 이삼일 늦추어졌지만 아직도 싱싱한 여행기록이라서 별 문제가 없으며 절약해서 써야하는 여행경비가 새로운 랩탑을 구입하느라 400 달러의 추가지출이 생겨버렸다. 





다음날 록키산맥에 도착하였고 이곳까지 약 1'500 km 를 달려왔으며 36번 산악도로를 달려서 올라가는데 산악소방차가 굉음을 울리며 달리기에 모든 차량이 가장자리로 비켜주며 천천히 올랐으며 한대의 자동차가 처박혀서 구조작업을 하느라 시간이 지체되었다. 






깊은 산속보다는 길의 가장자리에 깨끗한 풀이 많아서 사슴들이 곳곳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34번으로 록키산맥 국립공원으로 올랐는데 구불구불한 길이 아찔한 느낌마저 들지만 무척 아름다운 길이라서 곳곳에 서서 바라보며 천천히 올라갔다.






이곳에서 가장 높은 3'710 미터 높이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멈추고 언덕을 오르는데 포동포동하게 살이 오른 녀석이 바위사이로 다니며 먹이를 먹고 있었고 지난해 차안에서 라면을 끓여먹던 생각이 떠올라 냄비에 물을 부어 스토브에 올렸으며 이곳에 오기전에 구입한 중국제 라이터가 켜지지 않아서 불을 붙이는 것을 포기하고 길을 떠나기로 하였다. 





이미 구입해놓은 연기에 그슬린 햄과 치즈를 먹으며 사방을 두루두루 살피면서 아래쪽으로 향하였다.






굴곡진 아름다운 길이 이어진 산맥의 정상에는 이끼가 가득한 툰드라 지대이며 에델바이스 꽃이 곳곳에 자생하여 나그네의 눈길과 발길을 붙들었다.





바람이 너무 심하여 모자가 날아가기 때문에 차안에 곱게 보관하고 구름을 타지는 못했으나 만화속의 백발도사처럼 흰머리 날리며 그렇게 다니던 시간...












정상의 도로보다 조금 낮은 곳에 위치한 안내센터 인근에 도착하였으며 쌓인 눈이 한여름의 운치를 더하여 주었다.  






고갯길을 내려와서 안내센터에 들렀는데 대대적인 공사를 하느라 늦은 시간이지만 인부들이 작업하고 있었고 눈쌓인 언덕을 오르다가 내려와 기념사진을 하나 만들었는데 이곳은 해발 11'796 피트.(약 3'600 미터)다.  






툰드라 아래에는 큰사슴 여럿이 풀을 뜯고 있었으며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온 녀석들이 있어서 놀라운 생각이 들었다.  





얘들은 흘깃 바라보다가 다시 풀을 뜯느라 눈길도 주지 않는다. 





180 도 돌아서 내려가는 길에서 록키산맥의 서쪽으로 천천히 내려갔으며...





지난 여름에 수백마리 무리지어 있던 사슴이 올해는 서너마리 보일 뿐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고갯길 아래 첫번째 캠프에서 밤을 지새기로 하였고 이웃에서 성냥을 빌려서 장작불을 피우고 라면을 끓여서 먹었다. 




아침에 길을 떠났으며 곳곳에 무스가 자주 보였으며 아직은 새끼의 티를 벗지 못하였다. 





호수를 바라보며 서쪽으로 달리던 시간....






지난해에는 사슴이 떼로 보이고 무스가 보이지 않더니 올해는 많은 숫자의 새끼 무스를 보게되었다. 





40번 지방도로에서 125번 북쪽으로 달렸으며 풍요로운 푸른 밀밭이 끝없이 이어진 곳이다. 





들에는 사슴과 야생염소가 즐비하고 태연하게 경작지 안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Walden 마을에서 식당에 들어갔으며 옆자리에 앉은 남녀 커플중에 여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녀의 자전거 가격은 7'000 달러였다. 일반 자전거 보다 조금 가볍지만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았으며 자전거 매니아이며 여행자이기 때문에 값비싼 자전거가 필요하다고 한다. 






록키산맥으로 가는 자전거맨이 여럿이었으며 대륙을 다니는 모터사이클맨도 여럿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작고 간결한 마을이지만 지나는 이들이 많고 경제사정이 풍요로운 마을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곳 갈림길에 있는 가게에서 라이터 2개를 구입하고 230번 도로를 따라 북으로 향했다. 






와이오밍주에서 80번 고속도로를 9시간 달려서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에 도착하였고 네바다주로 향하면서 소금벌판에 멈추었다. 무더운 계절이라서 빠질 염려는 적었으며 이곳에서 네바다주 경계로 가까이 가면 소금호수 벌판에서 스피드 테스트를 하는 장소가 나온다. 


그곳에서는 오래전 우주왕복선이 착륙훈련을 하던 곳이고 각종 로켓자동차의 실험이 이어지는데 멈추지 않고 네바다주 빈들을 달리면서 서부로 서부로 향하였다. 1849년 강화도령 시절에 금을캐러 서부로 향하던 수많은 개척자들이 행렬을 지어 가던 곳이 지금의 80번 고속도로가 되었다.  


어디로 갈지 아직도 정확하지 않으며 여행지를 정해놓는다고 해도 소용이 없는 것은 원체 사방팔방으로 튀며 좌충우돌하는 럭비공 같아서 내 자신도 정확히 어느곳으로 갈지 알수가 없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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