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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태로 길이 막힌 '숨겨진 호수'로 가는 길.

눈 쌓인 절벽에서 언제든지 눈사태가 쏟아져 내릴 수 있는 곳이 이곳 글래시어 국립공원에는 약 30여 곳으로 

중장비가 대기하고 있었고 삽날을 매단 차가 연신 오르내리고 있었으나 길은 말끔히 치워졌다.





서쪽 터널 앞에 차량이 길게 늘어서고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서두르기에 내려서 아래를 보니 눈앞에 두 마리 산양이 위태롭게 서있었는데 얘들은 절벽을 다니면서 필요한 미네랄과 염분을 섭취하고 아래서는 풀을 뜯어먹는다.








서편 게이트 밖 Black Feet 인디언 자치 캠프에서 자고 다시 18 마일 저편 뾰족한 봉오리를 향해 가고 있었다.







지난해 8월에는 삼사분 간격으로 방문객을 실어 나르던 작은 셔틀버스가 이번에는 보이지 않았으며

7월의 피크타임에 운행할 것으로 보였다.




저편 계곡에는 유명한 트레일이 있는데 눈으로 막혀서 출입이 통제되어 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사방으로 연결되는 장거리 하이킹 트레일이며 글래시어 국립공원에 있는 트레일이니 참고하면 된다.





길을 다니는 하이커가 전혀 없었고 아쉬움에 망설이는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었지만...





만약에 멈추지 않고 호기를 부리다가는 크레파스에 빠지고 물살에 휩쓸려 까마득한 계곡 아래로 내려가게 되는데 구조대가 발견했을 때쯤이면 회색곰이 사라져 보이지 않을 것이고 그들이 떠난 자리에는 흩어진 뼈가 위험한 행동을 한 표시로 남아있을 것이다.






폭포가 쏟아지고...






아직 많지는 않으나 차량이 지나며 부지런히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실 폭포로 보이지만 가까이 렌즈를 당기면 대단한 폭포수가 지천에 널렸다.





맥도날드 호수 캠프에서 유료로 운영하는 관광용 셔틀버스이며 승객은 주로 연로하신 분들이고 더러 젊은 방문객도 보이는데 매우 자주 다니므로 낭만을 느끼고 싶은 사람은 웨스트 게이트에서 10 여 마일 들어온 곳 주차장에서 승차하면 된다.  






저곳에 굴을 파고 싶었던 부질없는 생각이...






로간 패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Hidden Lake 트레일로 떠났는데 올여름 최후의 스키 매니아들이 추억을 남기려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





날이 춥지만 저지대를 다니던 차림으로 눈 덮인 트레일을 걷는 젊은이가 많았고 어린아이들도 행렬에 참가해서 길을 떠났다.






지난해 갔던 바위 절벽과 가파른 산허리를 걷는 트레일은 인적이 끊겼으며 통제가 풀려야 갈 수 있다.





캐나다식 영어를 사용하는 아들이 위에서 내려올 준비를 마쳤고 아빠는 아래서 카메라 줌을 조절하며 일생에 남을 추억의 사진을 남기려 하고 있었다.






저편 언덕을 넘어야 해서 말린 소고기 한팩과 물 한 병과 코카콜라 캔을 배낭에 넣고 오르다가 아무도 없는 때를 맞추어 콜라는 표식 아래에 파묻고 내려올 때 꺼내어 마시기로 했다. 위에서 물이 모자르면 계곡물을 빨아먹는 휴대용 정수기가 있어서 짐은 홀가분하였으며 만약의 경우 사용할 폭음탄을 10 개 배낭에 챙겼다.





호수가 나왔으며 따듯한 날이면 양과 염소가 지나는 사람의 곁에서 풀을 뜯는 곳이지만 지금은 눈이 많아서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망원경으로 살피니 먼산 절벽에 염소 세 마리가 있어서 카메라 삼각대를 세웠다.





보기에 아찔한 저곳을 태연히 걷는 아이들...





이곳까지는 왕복 3 마일 정도이며 오른편 트레일로 한참을 가면 Hidden Lake "숨겨진 호수"가 있고

Avalanche Lake "산사태 호수" 가 있으며 맥도널드 호수로 연결된 장거리 하이킹 트레일이 있다.  





뉴욕시의 소피아와 이사벨과 일행은 9월에 오려고 비행기표 예약을 마쳤다고 하기에 9월 중순이면 로간 패스 출입과 산행을 보장할 수 없으니 8월에 오는 것이 좋겠다고 전해주었는데 일행들의 스케줄 문제로 어려울 듯하다는데 운이 좋으면 숨겨진 호수를 가게 될 것이고 아니면 저지대 숲 속을 다녀야 한다.





일행이 많더라도 단도와 곰의 얼굴에 뿌리는 매운 스프레이 그리고 지난해 일러준 굵은소금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희한하게도 짐승은 남자와 여자를 구분할 줄 알고 여자를 더욱 얕잡아보는 지혜가 있으므로 매사 조심하고 준비물을 빠트리지 말아야 한다. 



저곳 산허리와 계곡으로 한없이 가면 숨겨진 호수를 볼 수 있다.





바위 절벽을 다니더니 절벽을 내려와 숲 속으로 오고 있는 염소들...





산중은 아직 겨울이라서 털갈이가 안되어 겨울 외투를 그대로 걸치고 있는 염소들...





거리는 약 500 m 먼 곳이지만 몇 사람 인기척을 보고 눈이 마주친 염소...








바위에서 흘러내리며 뒤편의 호수로 들어가는 아주 맞은 폭포에 정수기 빨대를 넣고 여러 번 빨았더니 얼음물처럼 차가운 물이 상쾌하게 입으로 들어오는데 물맛은 더할 나위 없었다.






먼 곳에는 낭만의 커플이 완만한 경사지에서 스키를 타고 있었고...





저편 커플과 함께 걷다가 10 달러 지폐를 주웠는데 저 친구 말이 그 돈에는 이미 너의 이름이 쓰여있으니 네가 사용하면 된다기에 한참을 웃었고 꼬깃한 상태여서 어느 아이가 떨어트린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찾을 길 없었으며 로간 패스 안내센터의 레인저에게 주었으며 그가 헌금통에 넣었으므로 그나마 마음이 홀가분하였다.






길이 막혔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가능한 장소를 찾아다니며 경치를 살펴보던 시간이 즐겁고 세 번째 온 이곳 글래시어 국립공원에서 캠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틈틈이 산맥도로 정상에 오르기를 벌써 여러 번이다.





내게 큰 재산이 있어서 죽기 전에 사회에 환원해야 할 여유가 있으면 전국의 국립공원 중에서 이곳에 희사를 할 것이다. 바라기는 1억 달러 정도 생겨서 절벽의 위험한 하이킹 트레일이 보다 안전하게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니까 언젠가 필요한 만큼 들어올 것으로 생각한다.






보고 또 보고 다시 돌아봐도 신묘막측한 모습이 산성처럼 늘어서 있고 깊은 계곡의 푸른 숲에 거주하는 야생동물이 숫자를 헤아릴 수 없는 대륙 최고의 절경은 이곳이며 세계 제일 국립공원이라고 풍선처럼 부풀려진 그랜드 캐년은 아예 글래시어의 절경과 위엄에 근접할 수도 없고 명함을 내밀어도 안된다.


뉴욕시 맨하탄에서 이곳까지 2'346 마일 (약 3'800 km) 먼 거리지만 훌러싱 바닥에서 소주잔이나 홀짝거리고 생을 마감할 것이 분명한 여러 친구들은 분면히 일어나 장거리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지...


2주 전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뉴욕시 후배에게 연락이 왔으며 일행과 함께 차량으로 단번에 뉴올리언스 루이지애나로 가서 삼 박 사일을 머물고 두루두루 살피며 8일간 예정으로 뉴욕시로 돌아간다고 하기에 여행의 초보를 벗어나지 못하는 그에게 몇 마디 도움말을 들려주었다.


뉴올리언스는 재즈의 도시이며 미시시피강 하류의 무역이 성행한 곳이지만 삼사일 머물 곳이 아니라

1박 2일 정도로 끝내고 애팔라치안 산맥을 따라 뉴욕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했더니 일행 가운데 모르면서 아는 체 우라지게 하는 어느 안다 박사가 있음인지 의견이 분분하여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뉘앙스가 들려왔다.  


그들은 결국 하루 머물고 훌로리다로 갔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미쳐도 유분수지 뉴욕시에서 뉴올리언스까지 2'000 km 거리를 차로 직행하고 그곳서 부터 올라온다는 말에 황당했다. 예전에 고속도로를 한 달간 달리면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갔다가 고속도로 인근에서 자면서 뉴욕으로 돌아와 장거리 여행을 했다는 어느 얼간이가 있었다.


운동장에 나오면 축구할 생각은 않고 혼자서 가장자리로 열심히 조깅만 하는 특이한 사람인데 오래전 그가 자랑삼아 들려준 이야기를 생각하면 뉴욕의 후배 부르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며 여행은 관록과 기술이 쌓이면서 베테랑이 되는 것이니 그를 나무랄 수 없다.


산행의 귀재 소피아와 이사벨과 그리고 일행들은 9월의 여행에서 이곳의 기초를 다지고 다음의 기회에 다시 도전하여 유타주와 아리조나주에 이어 이곳 몬타나 북부 록키산맥 빙하의 여왕이 되기를 바란다.


글래시어 국립공원으로 출발하는 같은 날 나는 솔트레이크 시티로 가야 하고 그곳에서 히말라야 등반대를 인솔해서 지난해 갔던 같은 코스로 2주 넘게 다녀야 해서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내년에 시간을 맞추어 함께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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