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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 다코타주 나쁜 땅 국립공원.

Custer 마을 캠프에서 머믈고 다음날 오전에 동쪽에 있는 Badland National Park (나쁜땅 국립공원)으로 떠났다. 어느길로 갈까 고심하면서 여러 길을 살피다가 36번 - 40번 - 2번으로 계속해서 연결하며 White River Visitor Center 까지 가기로 했으며 그곳에서 자세한 정보를 얻어 본격적으로 뱃랜드 국립공원을 살피기로 했다.




가는 길은 계속되는 초원이지만 점차적으로 풀이 자라지 않는 땅과 초원지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계속이며 국립공원이 가까울수록 초원보다 메마른땅이 더욱 많아졌다.


2번 도로와 27번 도로가 만나는 코너의 안내센터에 도착하니 인디언 레인저 남녀 두 명이 있어 그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나쁜땅 국립공원의 상세한 설명을 듣는데 이곳 일대는 Oglala Lacota (오그랄라 라코타) 인디언 보호구역이라는 말을 하기에 네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인디언 보호구역이 아니라 오그랄라 라코타 원주민 자치국가로 불러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백인 우월주의에서 인디언을 일정구역에 거주하게 하고 그곳을 보호구역이라는 호칭으로 부르지만 실상은 보호구역이 아니라 백인이 정해준 척박한 그 땅에서만 살라는 일종의 울타리 같은 거주지를 뜻하는 것으로 남들이 보호구역으로 불러도 너희는 Indian Nation 으로 불러야 한다고 말해주었더니 이 친구들 당장 감격하면서 갖가지 친절을 베푼다.


이들 구역이 인디언 자치국가 보다는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들의 호감을 얻어 대화를 순조롭게 하려면 이들의 편에 서서 역사를 말해줘야 하고 중간자의 입장에서 이편 저편 없이 말한다며 이곳은 원래부터 너희들의 땅이라고 하면 즉시 친구가 되기 때문에 두둔해 줄 필요가 있다.




1890년 라코타 인디언 약 250 - 300 여명을 학살하여 구분없이 마구 언덕 위 구덩이에 파묻어 버렸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다음과 같은 공식이 성립이 된다.


1848년 캘리포니아 북부 새클라멘토 인근에서 다량의 금이 발견되면서 이 소식이 뉴욕을 중심으로 한 동부로 퍼져 나가고 즉시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주자들이 서부로 밀려가면서 원주민 거주지역을 지나면서 충돌이 발생하는데, 동부지역과 유럽에서 밀려드는 수많은 역마차 행렬과 전투가 벌어지고 백인 개척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파견과 순찰임무를 하는 여러 기병대와 혈투가 벌어지면서 활과 창과 손도끼로 열악한 무장을 한 인디언이 무차별 살륙을 당하면서, 기름진땅을 빼앗기고 황무지로 쫓겨난 것이 오늘날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들의 입맛에 맞는 말을 골라서 해주었더니 감격한 인디언 레인저가 위의 도표를 보여주며 나의 가정교사 역할을 자청하였고 그에게서 배우는 일대 일의 학습이 시작되었다. 그는 인디언이 원래 베링해를 건너 온 아시아 사람이 조상이라는 이야기를 꺼내기에 말을 멈추게 하고 나의 의견을 말해주었다.


인류학적으로는 8'000년 ~ 10'000년 옛적에 인류의 이동이 있던 시기에 그렇게 되었겠으나 너무 오래전 일이라서 기록도 없고 한국과 중국의 역사란 것이 허풍을 합하여 고작 4'000 년 가량이며 실제로 역사를 증빙할 수 있는 것은 불과 2'000 년에 불과하다는 말을 들려주었다.


1만년 인류사를 거슬러 올라가기에는 역사자료가 부족하고 너무 깊어서 측정이 불가한 이야기 이므로 각기 다른 대륙에 사는 독립된 개체의 인종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해주었다.  


그는 위 도표를 꺼내어 왔으며 미국과 캐나다와 멕시코를 파란선으로 둘러싼 등고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 역사는 파란색으로 그려진 등고선 영역이 17~18세기 bison (들소) 분포도이며 인디언은 바이슨과 늘 거주지를 같이 하면서 이동하였고 들소를 사냥하여 식량, 옷, 천막을 취하면서 살아온 뗄 수 없는 관계를 들려주었다.




그가 가져와 그려가면서 설명하는 소의 분포도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소의 먼 옛날 조상은 모두 같은데 아시아와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로 펴저 살면서 지형과 풍토와 환경의 영향으로 모습은 조금씩 바뀌었으나 모두 같은 종이며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간 것은 한국의 소, 동남아 물소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의 들소 (버팔로)이며 아메리카 대륙에 서식하는 들소는 bison (바이슨) 으로 구분하여 부른다는 해석을 들려주었다.


지금까지 인디언 자치국가를 100 여곳 넘게 다닌 이야기며 백인과 전투에서 희생당한 각 지역의 인디언 부족과 인디언의 보복공격으로 학살당한 기병대와 백인 개척민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거의 경악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미국에 와서 실질적인 답사를 통해서 터득한 인디언 역사를 세밀히 들려준 때문에 큰 호감을 얻게되었으며 그가 갖고 있는 인디언 역사지식을 가감없이 내게 전해준 시간이었다.





왼편의 아가씨는 Oglala Lacota 부족 출신 엄마와 아프리카계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그녀의 엄마와 아버지는 군인이었고 군대에서 만나 결혼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키가 큰 레인저가 나에게 역사를 가르친 선생님이며 그의 상세한 가르침으로 인하여 새로운 지식을 얻게된 뜻깊은 날이었다.





중북부에 거주하는 모든 인디언 부족은 원류가 Sioux 우리식 표기로는 "수우" 족 인디언으로 불린지만 수우족 표기는 원래 프랑스 사람들이 도래하여 부른 호칭이며 자신들의 원래 호칭은 (일곱개 지방으로 나누어진 불) 이라는 뜻의 원주민 언어가 따로 있다고 한다.


원류인 수우족으로 부터 (라코타, 다코타, 나코타) 로 나뉘었고 맨 아래에 위치한 계보처럼 자신이 속한 부족 Oglala 는 Lacota 라코타 호칭을 앞에 붙여서 오그랄라 라코타로 부른다고 했다.


서부로 가는 길목의 80 번 고속도로 주변에 거주한 샤이언 부족은 이들과 계보가 다르지만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대체로 조상은 같다고 하였으며 푸에블로 인디언 유래를 물으니 그들은 콜로라도와 뉴멕시코와 아리조나주 등지에 널리 퍼져 살던 옛 부족의 호칭이라는 해석을 들려주었다.


벽에는 제 7 기병대를 전멸시킨 인디언 지휘자 (시팅 불) 사진이 있기에 지난해 갔던 리틀 빅혼 배틀 휠드 이야기를 들려주며 인디언 연합군이 승전한 전투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주었다. 그들은 역사 시간에 자신들 조상의 피로 얼룩진 역사를 상세히 배우겠지만 한국사람이 이들 인디언 역사를 자세히 들려주는 것은 큰 감동을 불러 일으켜 친구가 된다.   





이곳은 (오그랄라 수우 부족 영토에 있는 나쁜땅 국립공원)의 뜻이 새겨진 표지판이다.  





레인저들과 헤어져 27번 비포장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25 마일을 가기로 했으며 덜컹거리며 가는 신작로의 정취가 좋았다.





미리 이곳 국립공원을 소개해야 하는데 badlands (나쁜 땅) 은 눈과 비가 원인이 되어 깎여서 불모지가 된 황무지라는 뜻이며 국가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아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보호하는 구역이다.  





한시간 가량 천천히 달리니 Scenic 마을에 도착하였으며 주유소에서 연료를 채우며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이곳의 길가에는 서부시대의 건물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길가 건물 뒤편으로는 몇가구 주택이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주유소 길건너 술집 건물에는 1906년 마을이 설립된 연도가 써있고 그 아래는 위스키, 맥주, 포도주, 음료수 담배 등을 판다는 글이 써있으며 맨 아래 큰 글씨가 나의 눈길을 멈추게 하였다.


Indians Allowed Lakota Iyusninya Upo 로 써있는데 뜻은 이 지역에 거주하는 라코타, 이유니냐, 유포 세 인디언 부족은 허가를 받은 사람만 이곳을 출입할 수 있다는 뜻인데 Allowed 의 진정한 뜻은 불가하다 이며 "인디언은 백인이 운영하는 이곳 술집에 들어올 수 없다"는 뜻이다.





이때 낡은 승용차를 타고 연료를 채우러 온 여인을 만나게 되었고 그녀에게 길건너 간판을 가리키며 인디언 출입금지 표기를 아냐고 물었더니 옛날 서부시대에 백인들이 들어와 광산업과 농업등을 하였고 그때 이곳에 마을이 조성되었으며 술과 음식장사를 하면서 원주민을 배척했다는 이야기를 내게 들려주었다.


물론 역사적으로 백인이 흑인과 인디언을 멸시하여 1960 년대 후반까지도 백인 술집과 흑인 술집이 따로 있었지만 이렇게 Oglala 인디언 영토에서 영업을 하면서도 차별을 한 것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옛날 일제시대에도 한국땅에서 일본사람이 운영하는 술집과 식당에 조선인 출입금지를 한 사례가 많아서 쉽게 이해는 되지만 주객이 전도 된 이곳 옛날 역사의 현실 앞에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술집의 옆 작은 건물은 보안관 사무실로 보였고 밖에는 범죄자를 가두는 유치장이 방치되어 있었고 여인의 딸이 안으로 들어갔다.





어쩌다 지나는 백인 개척자들이 들리는 작은 술집에 불과하지만 이들 백인 주류세력이 유색인종을 얼마나 차별했는지 간단히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다.  


산업가들이 값싼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서 남부의 농장에서 일하는 흑인노예를 데려 올 작당을 하고 남북전쟁의 빌미를 던져서 남부의 저항으로 남북전쟁이 발발하였고 북군의 전세가 불리해지자 전쟁개시 2년이 흐른 후에 링컨으로 하여금 뒤늦게 흑인노예를 해방시킨다는 발표를 하여 노예해방전쟁으로 미화시킨 당시 백인 산업가 도라이들 생각을 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1906년 서부시대의 후반기에도 이랬는데 그보다 45년 전인 남북전쟁이 흑인노예해방을 위한 전쟁이었다는 사기꾼들의 궤변은 강아지 부모님이 짖는 소리 보다도 못하다.  





나쁜땅 국립공원의 주변은 대체로 이렇게 생겼으며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땅이 깎였으며 지질의 문제로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곳과 식물 생장이 가능한 곳으로 나뉘어 있다.





평야에는 보리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식물이 재배되고 있었으며....





눈과 비가 풍부한 지역이라서 땅은 매우 비옥하였다.




초원지대가 사방에 널렸으며...





하얗게 보이는 토질은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침식지대다.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되어있는 국립공원 내부의 초원지대에는 groundhog 로 불리는 몽구스 비슷한 녀석들이 온 들판에 굴을 파고 집단적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그 수효는 수천마리가 넘는다.





들녘에는 야생 들소가 드물게 있었으며 전역에는 상당수 들소가 살아가고 있는 지역이다.





국립공원 남쪽의 인디언 거주지역에서 북으로 올라가며 점차 선명한 좋은땅과 나쁜땅의 경계가 나뉘어 지는데...





초원의 굴을 파고 사는 ground dog 타운이 표기되어 있다.






수십만평 초원을 차지한 그라운드 호그들의 집.








광활한 땅에서 관광을 하는 여행자를 검문하는 레인저도 보인다.




본격적인 나쁜땅이 보이고 생성원리는 유타주 남부에 있는 브라이스 캐년과 같음을 알 수 있었다.





옛적에 빙하와 눈비에 지표가 깎이면서 양분이 없는 흙에는 식물이 자라지 못하여 생성되는 지질학적 특성이 있는 곳이다.





사람의 편견에 의해 식물이 자라면 좋은 땅으로 불리고 식물이 자라지 못하면 나쁜 땅으로 불리지만 이곳은 조물주의 조화로 인하여 아름답게 변모한 좋은 땅으로 불리어야 하겠다.  





토질을 보기 위하여 저 아래까지 내려가보기로 했다.





이 지역은 눈비가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땅이 메말랐으며 겉이 푸석푸석하여 식물의 뿌리가 내리지 못할 것으로 보였고 아차하는 사이에 미끄러지면 크게 다치고 올라오려면 큰 고생을 해야 하는 곳이었다.





메마른 가운데도 습지가 있어서 풀이 자라고 있었으며 저곳은 촉촉히 샘이 스며 나오는 곳이라서 초원이 형성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240번 가까이 도달하면서 구릉지대가 나타났으며 윗 부분은 초원이고 옛날에 깍여버린 지역은 불모지로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이곳 인근의 90번 고속도로를 지나며 멀리 보이는 이곳을 대략 불모지 사막 정도로 생각했는데 직접 보고 느낀 것은 거대한 황무지의 아름다움과 초원이 공생하는 너무도 신기한 곳임을 깨닫게 되었다.  





멀리 들소가 있으며 길가에는 Big Horn 큰뿔 산양이 나그네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풍부한 풀을 먹고 있었다.





얘가 큰뿔 산양이다.





좋은 땅 나쁜 땅으로 나뉘어진 경계...





240번 아스팔트길 옆의 전망대...





대략적인 지형의 변화과정은 알겠지만 참으로 특이한 지형이 놀랍다.





저편에 보이는 동쪽은 평야지대이며 이곳 나쁜땅 국립공원은 원래 거대한 봉분형 토지로 사료된다.





초원에서 풀을 먹은 야생 염소가 길을 건너서 흙으로 된 황무지 절벽으로 몰려왔다.





관찰자들...





망원경으로 먼저 유심히 살폈으며 카메라 렌즈를 길게하여 셔터를 눌렀는데 염소의 목에는 전자발신기가 달려있어서 이동경로의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등산화의 거친 바닥으로도 미끌어지는 토질인데 희한하게 염소와 산양은 거침없이 오르내리는 것이 신기했으며 언젠가 기회가 오면 발굽을 자세히 살펴봐야겠다.





망원경으로 아래를 살피던 중에 약 칠팔백미터 거리에서 풀을 먹는 염소를 발견하고 셔터를 눌렀다.





이곳은 특별히 하이킹 코스가 없었는데 다음에 오면 비상식량과 충분한 물을 지참하고 계곡을 내려가서 하이킹을 해봐야겠다.




삭막한 아름다움이 넘치는 좋은 땅 국립공원.





사우스 다코타주 특성처럼 큰 파도와 같은 구릉지대에 풀이 자라는 초원이 펼쳐져만 있다면 이곳의 아름다움이 없었을 것이지만 초원지대에 반대되는 삭막함이 오히려 자연속의 걸작을 만들었으므로 이곳은 나쁜 땅 국립공원이 아닌 좋은 땅 국립공원으로 불리워야 한다.  





브라이스 캐년의 오묘한 붉은 사암이 아닌 평범한 흙으로 형성된 곳이지만 이곳만이 간직한 하나님의 비밀이 숨겨진 곳이다.  





보이는 계곡마다 말라있지만 이곳도 비가 내리면 한시적으로 물이 흐르고 땅은 적시워지는 곳이다.





이곳을 떠나면서 휴계시설이 있는 불모지에 도착하였으며 이곳은 아주 오랜 옛날에 초원과 늪지대였음을 보여주고 있었고 출토되는 유물에 의해 옛날의 기후와 환경이 그려졌다.







어느 곳이든지 한번의 여행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두 세번 더 다니면서 몸소 느껴야 전체적 생성과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천사를 알 수 있으며 올해 아니면 내년에 그리고 후년에 다시 이곳을 찾아서 하이킹도 하고 캠핑도 하면서 신묘막측하신 하나님의 뜻을 살펴볼 생각이다.


이제 동쪽으로 가면서 뉴욕으로 갈 계획인데 이곳에서 신라면을 끓이고 연어 통조림과 어린채소와 홍당무 쥬스를 놓고 황야에서 나홀로 음식을 먹는 시간이 아름답고 즐거웠으며 인적이 전혀 없는 이곳 피크닉 장소에서 호젓한 시간을 보내는 사우스 다코타주의 (나쁜땅 국립공원) 견학의 시간이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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