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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난도아 국립공원 숲 속의 검은 곰 가족...

쉐난도아 국립공원은 버지니아주 애팔라치안 산맥에 있는 국립공원이며 불루릿지 파크웨이가 끝나는 곳에서 스카이라인으로 이어지는 입구가 쉐난도아 국립공원으로 변한다.


전편의 소개처럼 이곳은 불루릿지 마운틴에 소속된 곳이며 서쪽의 애팔라치안 산맥을 다섯 등급으로 나누면 버지니아 서쪽과 웨스트 버지니아가 있는 애팔라치안 중심부 능선을 1부 리그로 본다면 이곳은 2부 리그에 속하지만 이외에도 3부 리그와 4부 리그 그리고 5부 리그가 있기 때문에 중심부 1부 리그 능선에 버금가는 곳이다.




지난날 애팔라치안 산맥을 위 아래와 좌우로 수없이 다녔지만 특정한 곳을 선택하여 완전히 본 적이 없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불루릿지 파크웨이를 종단하기로 결정하고 몇 날을 산 위 정상에 있는 스테이트 캠프그라운드에서 밤을 지새우며 여행을 계속하였다.





일부러 옛날 유적지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이곳 능선으로 이어진 길을 가면 이런 진귀한 보물이 연속적으로 나타난다. 나는 원래 조심성이 많은 성격이어서 무모하게 숲 속을 다니지 않으며 강력한 야생동물을 만나 싸워야 할 상황이 벌어지면 반드시 죽여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단단히 하고 다닌다.


호기로운 사람은 맨손으로 다니기도 하지만 사막이 아닌 깊은 산중에서 쿠거 또는 곰을 만나는 때에는 목숨이 무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죽이든지 아니면 최후의 비기는 수 정도는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해서 왼쪽 허리에는 대검, 오른쪽 허리에는 강력한 곰 스프레이, 배낭의 옆주머니에는 바로 꺼내어 사용할 수 있는 굵은소금이 비닐봉지 안에 가득하다.


급히 벗을 수 있는 배낭에는 강력한 폭발음을 내는 요란탄(기관총 발사음처럼 연속으로 터지는 폭음탄)과 한 발씩 터트려서 공포로 몰아넣는 또 다른 폭음탄이 여덟 발 준비되어 있다.


숲으로 들어갈 때는 트레일이 길던 짧던 상관없이 배낭에 말린 소고기 3일분은 필수이며 물과 구급약품 세트와 판초 비옷을 늘 지참하고 다니는데 언젠가 나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을 때 살아나기 위해서는 방어와 공격무기를 필수적으로 지참해야 한다.





며칠 전에 노스캐롤라이나 숲 속에서는 그늘진 숲 속에서 수탉만큼 큰 부엉이를 근처 나무에서 발견하여 급히 카메라를 꺼냈더니 황급히 도망친 일이 있었다. 진귀한 야생동물이 눈에 띄어도 일일이 카메라로 포착할 수 없지만 늘 기회는 많다.






지금은 현대문명의 기계 때문에 역사의 뒤안길에서 유적으로 남아있지만 옛날에는 산중의 물레방앗간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났지만 통나무집을 만들고 드나들던 옛사람 모습은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발동기로 돌리는 톱날처럼 빠르지는 않지만 그 시절에는 천천히 돌면서 나무를 켜도 지금의 현대식 기계 역할을 하였을 제재소 톱날이 그대로 있다.





물레방앗간 모든 동력은 이곳 물레방아에서 발생하는데 방앗간 안의 각종 기계는 필요에 의해 피댓줄을 걸면 즉시 가동되었다.





지금은 할아버지께서 옛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성 정도로 옥수수 낟알을 빻아서 가루를 만들어 팔지만 옛날에는 인근의 각 농가에서 수확한 곡식은 모두 이곳에 옮겨져 방아를 찧었던 것이다.




제재소와 곡식 방아가 함께 있는 방앗간 실내...





목재로 켜서 저렇게 X 자로 기대어 세워서 말린다.





많은 노력을 들인 이층 통나무집.





물레방앗간 옆 작은 계곡에서는 위스키를 만드는 양조장이 있었다.





위스키 원료가 무엇인지 모르지만 곡식을 발효시켜 화덕에 불 피우고 증류시키고 내려오는 차가운 물줄기로 위스키를 식혀서 술통에 담아 판매하는 장소였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농장들...






머나먼 대서양의 버지니아 비치를 지나 대서양으로 들어가는 제임스 강 다리가 이곳에 있었다.


제임스 강은 1607년 대륙 최초의 이민자들이 제임스 타운에 도착하였으며 그들이 바다에서 강을 따라 올라와서 정착한 곳이 제임스강 하류였고 그곳에 대륙의 신성한 역사 유적지 제임스 타운이 있다.





애팔라치안 산맥을 흐르는 제임스 강...





숨은 그림 찾기.

사슴은 모두 몇 마리일까?





불루릿지 마운틴 파크웨이는 4박 5일에 통과하였으며 지금까지는 이곳에 오기까지 주립 캠핑장에서 지냈지만 간밤에는 주립 캠프장이 근처에 없어서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로 이어지는 길목의 64번 고속도로 인근 넓은 빈터에 차를 세우고 잠이 들었다.


아침이 되어 쉐난도아 국립공원에 들어섰는데 이곳은 세 번째 찾아온 곳이며 남북으로는 세 번째지만 동서로 이어지는 길은 무수히 많이 다녀서 모든 곳이 낯익은 곳이다.  





애팔라치안 산맥의 특징은 중서부의 록키산맥에 있는 기암괴석이 이곳에는 거의 없으며 웅장하지는 않지만 밀림이 끝없이 이어진 야생 동, 식물의 보물창고다. 전체적으로서  2'000 미터급 산봉우리가 있지만 북으로 갈수록 높이가 낮아져서 평균 약 1'000 미터급 정상의 산맥에 건설된 도로를 따라서 북으로 간다.




곳곳에는 차를 세울 수 있는 Overlook 이 수없이 많아서 아무 때나 차를 멈추고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애팔라치안 산맥 하이커 그룹이 도로에서 피곤한 몸을 쉬고 있는데 보급품을 전해주는 이가 별도로 있었다.






빅 매도우 캠프장에서 닭다리 4개를 장작불에 구웠는데 부지깽이가 없어서 자전거를 내려서 타고 구하러 다니던 시간...




사슴은 사람의 옆에서 풀을 뜯어먹지만 누구 하나 간섭하는 이 없었다.








오늘이 곰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천천히 운전하며 사방을 살피는데 숲 속의 주차장에서 어두운 곳을 유심히 살피는 연로한 아주머니가 있어서 급정거를 하고 위험한 운전으로 주차장에 들어갔다.


부인의 자세로 보아 뭔가 큼직한 것을 발견한 것으로 판단하고 그녀에게 조심스레 갔더니 숲 속을 가리키며 검은 곰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어두워서 금세 적응이 안되었으나 차츰 시력을 찾았으며 아무리 살펴도 보이지 않기에 언덕을 내려가 풀밭에 앉아서 살피니 큰 나무 아래서 엄마곰이 뒹굴고 있었고 새끼곰 두 마리는 나무 위로 쏜살같이 오르고 내려오기를 반복하였다.





올해 태어난 새끼곰은 체중이 10 kg 정도였으며 대단히 민첩하고 아래로 내려올 때는 뒷걸음으로 미끄럼 타듯이 내려왔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곰의 천적은 아메리카 라이언으로 불리는 쿠거와 늑대 무리이며 어미곰은 새끼곰이 나무에 급히 오르는 훈련을 시켜서 유사시에 도피시켜 생존하게 하고 어미곰은 적과 목숨을 건 싸움을 하는 것이다.





나무의 높이는 약 15 미터이며 쏜살처럼 올라가서  앉았으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관찰하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경계하였다.





어미곰은 새끼가 오른 나무 아래서 뒹굴거리며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며 올해 태어난 두 마리 새끼곰과 작년에 태어난 새끼곰 한 마리를 포함해서 모두 네 마리 곰 가족을 천운으로 만나게 되었다.





렌즈를 조절하는데 거리가 멀고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여 조절이 쉽지 않았지만 녀석의 모습은 너무도 태연하고 넉살스러워 웃음이 멈추지 않았으며...







언덕 아래에서 열심히 숲 속을 관찰하는 나를 본 사람들이 모여들기에 나무 아래와 위에 곰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들은 즉시 비상이 걸리고 숲 속의 곰을 찾으며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내 곁으로 조용히 내려오게 하고 숲 속을 가리키는데 아이들과 부모가 무서워하기에 검은 곰은 대체로 순하고 내게 무기가 있으니 유사시 언덕을 올라 차 안으로 들어가면 이후 내가 마지막에 알아서 해결한다며 안심시켰다.


아이들이 조심스레 내 곁으로 내려왔으며 나무 위를 가리키니 곧 새끼곰을 찾았고 신기해하며 어쩔 줄 몰라하였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야생곰은 처음 본다며 땡큐를 연발하였는데 나와 세명의 어른이 더 있어서 염려할 것은 없었고 어미곰은 이곳의 인기척에 무관심하고 사람처럼 누워서 작년에 태어난 큰 새끼곰과 장난을 치고 있었다.  





궁금했으나 거리가 가까워서 어른들도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내려와 모여 앉아 희귀한 야생곰 가족을 살펴보고 있었으며 만약에 곰이 우리를 향해서 달려오면 아이들은 즉시 차 안으로 피하고 어른은 놀란 모습을 보이지 말고 태연한 모습으로 내 뒤에 서있으라고 일러두었다.





근처에 하이킹 루트가 있었는데 숲 속을 관찰하는 우리 일행을 본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곰을 찾느라 분주하였다. 위험하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십여 명 숫자라서 괜찮을 것으로 보였고 곰 가족은 사람들 웅성거림에 일어나 새끼곰을 데리고 반대편 산기슭으로 떠나버렸다.


검은 곰은 성격이 순한 편이어서 사람이 공격하지 않으면 먼저 덤비는 사례가 적지만 사람이 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숫자가 적으면 공격하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하는데 싸움이 시작되면 곰이 오는 앞에 굵은소금을 던져서 뿌리면 염분에 굷주린 야생곰의 일차 공격을 피할 가능성이 크므로 산행에는 필수적으로 갖고 다녀야 한다.





곰이 떠났으므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차장으로 올라왔는데 아리따운 중년 부인들이 있어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모자의 뱃지를 보더니 각지의 국립공원의 질문을 하기에 가장 장엄하고 아름다운 곳은 몬타나주 북부의 글래시어 국립공원을 능가할 곳이 없다고 말해주니 가족들과 함께 있던 그들은 매우 반가워하며 그곳에 한번 갔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며 너무도 아름다운 곳이라며 다시 가고 싶다고 하였다.


이미 여러 번 다녀온 곳이고 다음 달에 다시 갈까 생각 중인데 글래시어 국립공원은 언제나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들과 헤어져 길을 떠났으며 쉐난도아를 벗어나기 전에 말을 타고 숲 속을 가기로 했다.

세 시간 후로 예약을 해놓고 다시 찾아갔더니 어린 꼬마가 자신의 말을 보여준다며 나를 한편으로 데려갔고 말에게 다가가더니 갈기 털을 잡고 끌고 왔는데 무척 명랑한 아이였다.





카우보이가 앞장을 서고 일행은 그의 뒤를 따랐다.





내가 탄 말의 이름은 "카우보이" 였으며 녀석은 좀 거칠어서 숲으로 가는 도중에 틈틈이 녀석을 목덜미를 긁어주며 친근감을 보여주었다.






앞뒤에 선 십여 명 일행과 호젓이 숲 속을 거닐던 아름다운 쉐난도아 국립공원의 하루는 이렇게 지나가고 있었으며 남부 노스 캐롤라이나주 체로키 마을에서 버지니아주 Front Royal  마을까지 5박 6일의 애팔라치안 산맥을 종단하는 여행을 마치게 되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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