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영자의 전성시대

소피아와 이사벨이 포함된 뉴욕에서 도착하는 free soul 원정 등반대와 함께 해야 할 중요한 시간에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

 



캠프에서 일어나 여우에게 줄 음식을 사러 Browning 마을로 가는데 전날에도 문제가 없던 차가 갑자기 엔진 소리만 요란하고 속도가 나지 않았다. 황야에서 차를 멈추고 트랜스미션 오일을 점검하였더니 전부 새 버려서 찍히지 않았고 차 안에 있는 것을 임시방편으로 넣고 가던 길로 계속 갔다.




브라우닝 마을에서 정비소를 찾아갔더니 엔진에 이상이 생겼다며 작은 인디언 부족 마을인 이곳에서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으니 인근의 칼리스펠 마을로 가야 한다고 해서 보험회사에 전화하여 견인차를 불러 101 마일 거리에 있는 칼리스펠로 갔으나 정비소는 금요일까지 근무하는 곳이라서 월마트 주차장으로 가서 밤을 새웠다.


대도시 정비소는 주 6일 문을 열고 24시간 정비하는 업소도 있으나 지방은 칼출근에 칼퇴근이 지켜지는 곳이라서 금요일 5시면 모든 정비소가 문을 닫는다.


원래는 소피아 일행과 이곳에서 130 마일 거리에 있는 St. Mary 안내센터에서 만나기로 한 것인데 차를 견인해서 전날 이곳에 도착하였기 때문에 이곳으로 오기로 했으며 소피아와 이사벨이 반가워하며 차에서 내렸고 일행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다.


여성 대원들이 먹을 음식을 장만하러 코스코에서 장을 보는 중에 등반대 일행이 따라오고 정비업소로 천천히 운전하여 떠나서 차를 맡기고 다음날 진찰 결과와 수리비용 견적을 이메일로 알려달라고 부탁하고 이들의 숙소로 함께 갔다.


이곳 글래시어 국립공원 주변은 아예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이라고는 나의 캠프 정도이고 웨스트 게이트의 마을이 그나마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고 모두가 속세를 떠나서 사는 고즈넉한 곳으로 미국은 아직도 전화와 인터넷 연결이 안 되는 곳이 너무 많아서 불편하다. 




서쪽의 입구는 계속되는 산불로 인해서 출입이 불가능하여 130 마일 먼 거리의 동쪽 입구로 떠났다.


영자 산악회 "free soul" 등반대가 이곳에 도착하였으며 앞줄 왼쪽부터 제이슨, 미영(애플), 지니, 해나, 킴벌리, 등반대장 YK, 이사벨, 그리고 뒷줄 왼쪽부터 오솔길, 사라 (등반대장 부인), 소피아, 오솔길 부군 토마스 리. 이렇게 11명이 이곳 글래시어 국립공원을 처음 방문하였다.  



도착 전에 렌트한 두 대의 서버밴으로 고잉 투 더 선 로드를 따라서 로간 패스로 떠나면서 표토 포인트에 잠시 멈추어 기념사진을 찍는데 잇따라 도착한 서양인들이 마구 밀리기에 그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배후를 깨끗이 정리한 후 포즈를 취하였다.


기다리는 20여 명의 체격이 우람한 서양인 방문자들에게 이들이 히말라야와 잉카 트레일을 다니는 뉴욕시 한인 등반대로 소개하였더니 전원 소스라치게 놀라워하였고 이곳에 처음 방문한 등반대에게 친절을 베풀었다.




체격으로 봐서야 믿기지 않겠지만 앞에 선 해나는 풀코스 마라톤 선수이며 도착 하루 전에 대회에 출전하고 즉시 이곳에 온 철의 여인이고 가운데 소피아는 뉴욕시 비지니스 우먼이며 새로 인수한 큰 사업체 때문에 곧 돌아가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뒤편은 소피아의 친동생 이사벨이며 소피아와 이사벨은 작년 11월 나와 함께 유타 주와 아리조나 주를 여행하였고 유타 주 다섯 개 국립공원과 그랜드 캐년, 모하브 사막을 포함한 트레일 명소를 모조리 마스터하였기 때문에 원정대의 리더로 충분한 지식과 실력을 갖추었다.


유타 주 국립공원 등지를 가본 사람은 많지만 정곡을 찌르는 명소 전체를 아는 이는 현지에서 직업적으로 사는 가이드라고 해도 흔치 않으며 인터넷을 뒤져 아무리 연구해도 알 수 없고 직접 걸어 다니며 경험해야 비로소 알 수 있는 다이아몬드 급 명소를 소피아와 이사벨에게 전수하였다.


(현지의 가이드는 걸어서 다니지 않고 자동차로 다니며 본인은 가보지도 않은 곳을 책을 보고 외워서 얼렁뚱땅 설명하기 때문에 찻길에서 벗어난 깊숙한 곳에 있는 트레일을 알 수 없다.

훗날 그들이 물에 빠져 죽으면 주둥이만 모터보트처럼 물에 동동 떠서 다닐 사람이지만 소피아와 이사벨은 직접 발로 뛰어 터득하였기 때문에 최상의 리더 자격을 갖추었다.)


 


곳곳에 아무 곳이나 멈추어 선 차를 지나쳐 미리 점지해 놓은 표토존으로 이동하면서 이곳 국립공원의 특징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소피아가 렌트한 Tahoe 두 대에 6명씩 타고 도착하였고 이런 유형의 차량은 SUV 가운데도 서버밴으로 부른다. (서버밴은 차의 이름이지만 대형 SUV를 통칭하는 명사가 되었다.)




연기가 걷힌 선명한 풍경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이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장난기 많은 킴벌리의 모습에 모두가 즐거워하였다.





안내센터에 들린 후 뒤편의 히든 레이크 트레일을 넘었는데 아직도 대형산불이 저편 곳곳에 진행 중이고 계곡에 연기가 자욱하였는데 일곱 곳의 대형 화재로 인해 글래시어 전체가 연기에 묻혔으나 지난번 내린 폭우로 일부는 꺼졌고 아직도 진화되지 않은 곳이 많아서 언제 국립공원 전체가 셧다운 될지 알 수 없다.




오늘은 첫날이라서 가벼운 몸풀기와 놀라운 풍경을 조금씩 살피고 짧은 트레일로 하이킹하면서 이곳 환경에 적응하는 날이다.





이스라엘에서 이곳을 방문한 가족과 함께 앉아서 준비한 도시락을 먹으며 환담을 나누던 시간이다.




장황스런 설명이 필요 없는 곳으로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압도된 대원들 입에서는 감탄사가 멈추지 않았다.




트레일에 욕심을 내는 대원도 있지만 첫날은 그리 멀리 가지 않도록 당부하고 이곳 절벽길에 들어섰으며 오늘은 맛보기 정도로 걷고 내일부터는 중거리 트레일로 가야 한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다닌 절벽길이라서 입구에 멈추어 이들의 행렬을 바라보던 시간...





한참 후 돌아오는 대원과 서양인 등반 그룹...




앞줄은 언제나 간판스타 이사벨 자리이며 이어서 해나, 제이슨, 소피아, 킴벌리, 지니가 뒤에 섰다.




첫날이라서 5 마일 (8 km) 하이킹으로 적응훈련을 마치고 이번에는 모처에 있는 곰 서식지로 떠났다.




첫날부터 운이 좋아서 가까운 곳에서 회색곰을 만났으며 야생 회색곰을 처음 본 일행의 즐거운 환성 속에서 셔터음이 끊이지 않았다.




무스를 살피러 가는 길에 있는 묘하게 생긴 나무에 목을 거는 장난끼 많은 소피아...




검은 곰을 향해 셔터를 누르는 등반대장...




뉴욕 주와 뉴저지 주에는 검은 곰이 많지만 체격이 크고 무서운 회색곰이 없는데 이곳에는 검은 곰과 회색곰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다. 뉴욕시에서는 주로 캣스킬 마운틴과 애디론댁 마운틴 그리고 뉴 햄프셔 주  white mountain 산행을 주로 하는데 이곳 몬타나처럼 다양한 야생동물을 볼 수 있는 곳이 대륙에는 없다.




오늘은 첫날이라서 일찍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으며 내일은 아침 일찍 출발해서 145 마일을 돌아 험준한 트레일을 오르기로 했다.


숙소로 되돌아 가는 길 국립공원에서 한참 벗어난 곳 풀밭에 수컷 무스가 있다고 소피아가 알려주어 급히 차를 멈추었다. 크기로 보아 재작년 봄에 태어난 녀석이고 성숙하지 않은 뿔이지만 꽤 늠름한 모습이었는데 일행이 차에서 내리는 때에 숲 속으로 황급히 사라져 버렸다.


오늘 쓰는 글의 타이틀 (영자의 전성시대)는 옛 시절 영화 제목이 아니라 뉴욕시에서 온 한인 등반대 이름이 free soul "자유로운 영혼"을 뜻하는 "영자 산악회"라서 이들의 전성시대를 기념하려고 타이틀 삼은 것이며 

옛날 영화 제목을 도용한 것이 아니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하이킹이 시작되기 때문에 지금은 간단하게 인사치레 정도로 글을 마쳐야 한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작가의 이전글 정든 록키산맥 야생 여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