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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무서워 싸우지마. 우는 아기곰.

몸에 무리가 느껴지면 가까운 숲속에서 동물을 관찰하며 지냈는데 이제는 신묘막측한 글래시어를 떠날 때 되어서 여우를 주려고 아이스박스에 넣어두었던 무척 큰 이탈리안 소시지를 반으로 잘라서 보이지 않게 나뭇가지 아래에 바짝 붙여놓고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길을 떠났다.


여우는 저녁시간에 오기 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떠났고 다음달 또는 내년에 다시 오면 그때는 여우가 좋아하는 치즈와 콩팥과 간 구이와 돼지갈비찜도 만들어 줄 생각이다. 




지난 번 곰이 출몰하여 폐쇄했던 트레일에 당도하니 조심하라는 경고문만 있고 출입이 가능하였는데 인적이 거의 없는 곳이니 스스로 조심하라는 글귀가 있었다. 




초입부터 내릭막길인데 한달 전 들어갔다가 허가된 곳까지 들어가서 되돌아 나온 곳이며 이번에는 왕복 약 14마일을 끝까지 가기로 하고 떠났다. 숲을 다니면 새들이 같이 놀자고 주변을 날아다니며 숨박꼭질을 하느라 정신없이 날아다닌다. 





가지에 앉았다가 옆으로 날아가고 녀석들이 번갈아 가며 장난하자고 짹짹거리는 모습을 보면 얘들도 사람과 같은 감수성과 지성을 같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 꿩이 지천에 널린 사우스 다코타 주 초원을 가는데 그곳은 나무가 없는 풀밭이어서 꿩사냥을 그레이 하운드 개를 풀어 하는 곳이고 꿩이 오래 날지 못하고 높은 나무가 없어서 잘 달리는 개에게 사냥을 당하는 곳인데 어쩌다 몇그루 나무가 있는 초원을 지나면 비둘기 크기의 새가 달리는 차앞으로 쏜살처럼 내리 꽂혀서 아슬아슬하게 건너가는 장난을 한다. 


원체 들판에 아무 것도 없는 곳이라서 차를 보면 같이 놀려고 장난을 하다가 부딧쳐 목숨을 잃기도 하는데 내 앞유리에 그동안 두 마리가 희생되었다. 요녀석들은 손이 닿을 거리에서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나잡아봐라" 하는 놀이를 하자고 하는데 무척 귀엽게 생긴 새다. 




1'3 마일을 가면 나오는 작은 폭포와 넓은 바위가 있는 곳이어서 이곳서 쉬는데 유럽에서 온 커플을 만났으며 그들은 장비가 없이 최류탄 한개와 물 한병만 들고 있기에 위험을 알려주니 여기서 되돌아 가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틀을 이곳에서 머무는데 어디를 가야할지 몰라서 무작정 들어온 사람이어서 지도를 꺼내어 힘들이지 않고 다니는 장소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염소, 산양, 곰을 언제나 볼 수 있는 곳을 알려주었더니 즉시 밖으로 떠났다. 





폭포에서 흐르는 시내를 건너는 출렁다리에서 널뛰듯 하다가 목적지를 향해서 떠났다. 




빙하에서 오는 시내가 있고 저지대라서 초원지대가 형성된 곳인데 무척 아름답고 안정감이 드는 곳이다. 




초원지대를 지나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니 곰이 먹고 토해버린 열매가 그대로 있었는데 지난 번 뉴욕 등반대원 이야기를 들으니 이것은 곰이 먹지 못하는 열매라고 하였다. 무스와 곰의 배설물은 확연히 다르고 사슴 종류는 풀이 잘게 분해되어 보이지만 곰의 배설물은 소화되지 않은 열매가 항상 보이고 배설물 모습도 전혀 다르다. 




저편 파인 곳 계곡 아래에 가는 길인데 그곳에 Gunsight lake 가 있고 옆으로는 엄청난 규모의 잭슨 빙하가 있는 곳이다. 




떠날 때는 화창하고 따듯했는데 날이 추워져 자켓을 꺼내어 입었다.




이런 풀숲이 계속 이어진 곳으로 보통은 허리에 이르고 무성한 곳은 어깨에 닿으며 트레일 양 옆이 온통 풀밭이어서 매우 조심스레 귀를 기울이며 걸었다.  




도중에 호숫가 캠프에서 지새고 나오는 사람을 만났으며 자신들이 온 곳에는 인적이 전혀 없다며 조심을 당부하고 떠났다. 








이렇게 너른 곳이 나오면 안심하고 쉬면서 놀다가 길을 가는데 되돌아 갈까 생각을 하다가 지난번과 이번 벌써 두번 째 시도가 아까워 그대로 전진하기로 했다. 





여름에도 녹지 않는 만년설 잭슨 빙하이며 엄청난 눈이 켜켜로 쌓인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지난번 이틀째 산행에서 눈폭풍과 곰을 만나고 빙하를 지나서 내려온 산봉오리는 저편 멀리 보이는데 목적지에 도달하고 저곳까지 되돌아 나가야 한다.  





여느 빙하와는 비교조차 안되는 엄청난 빙하 전체가 보이는 곳에 이르렀다. 





이곳 언덕 아래 풀숲에서는 새끼곰이 끼륵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어미곰이 있음을 감지하고 숲속을 살피는데 풀이 우거져 전혀 보이지 않기에 빠른 걸음으로 호수로 떠났다. 





빙하 아래에 먼곳에는 폭포가 있지만 저곳은 다음 기회에 가려는 곳이다. 





잭슨 빙하는 태양으로 가는 길에서 산맥의 틈새로 보이기 때문에 먼곳을 주의해서 살펴야 보인다.




이곳도 만져보고...




요것도 만져보고 갖가지 다양한 식물을 살피며 걸었다. 




풀숲이 지나치게 우거진 곳에서는 가슴에 매단 최류탄에 둘째 손가락을 걸고 즉시 뽑아서 쏠수 있도록 하였고 단도는 왼쪽 허리에 있어서 오른손으로 뽑아 사용하면 되는데 숲속이 보이지 않으므로 귀로 물체의 움직임을 살피며 걸었다. 




나무 다리가 여러곳 있어 이런 곳에서는 편한 마음으로 쉬어 간다. 




비가 흩날리기 시작하여 배낭에서 일회용 판쵸를 꺼내어 입었고 산 위에는 눈이 내리고 호숫가에는 비를 뿌리는데 모자가 날아갈 지경이었다. 







지난번 삼각대가 넘어지며 카메라가 처박혀 고장이 났기에 강제로 렌즈를 뽑아서 흙을 털고 작동시켰는데 왼편에 문제가 생겨서 사진 품질에 문제가 있다. 




매우 큰 출렁다리가 있어 품속에서 카메라를 꺼내어 얼른 자동셔터를 눌렀다. 




이곳에서 훈제 소고기를 먹으며 천천히 시간을 보내려 했는데 폭풍우와 눈폭풍이 동시에 불어 대충 살펴보고 떠나기로 했다. 




다리를 건너서 호숫가도 걸어보던 시간이며...




변덕이 심한 팥쥐 엄마처럼 일기가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정도가 아니라 고개를 한번 돌릴 때마다 변하는 정도다. 호수 빙하까지 편도 7 마일이 조금 넘는데 그곳까지 갈 형편이 아니었고 너무 추워서 덜덜 떨면서 온몸이 젖은채로 되돌아 섰는데 늦으면 얼어서 죽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거 무척 긴 다리라서 정말 재밋었는데 아쉽지만 다음에 와서 출렁거리고 놀아야겠다. 




이곳은 소나무 숲이고 지대가 높아서 풀이 길게 자라지 않아서 안전한 곳이었는데 곳곳에 천막을 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곳이고 화장실도 한 곳 있고 곰이 꺼내먹지 못하게 음식을 높이 매다는 것도 설치된 곳이다. 






잠깐 사이에 비가 그치고 다시 쏟아지기를 반복하는 음산한 날씨였는데 들어가서 쉴 곳만 있었으며 이곳을 떠나기 싫었고 이유는 옷이 모두 젖어 너무 추워서다. 




저곳 능선을 넘으면 웨스트 게이트 맥도날드 호수로 갈 수 있는데 이곳서도 14 마일을 더 가야 하는 곳으로 하루에 갈 수 없고 비박을 해야 하는데 권총과 캠핑장비만 갖추면 혼자서도 전혀 문제가 없고 경치는 보증되는 곳이라서 내년에 결정할 것이다. 





멀리 보이는 절벽길을 연속 지나고 또 지나는 매우 위험한 곳이지만 이런 곳은 산세가 험해서 더욱 아름다운 곳이다. 





폭풍이 다시 몰려오기에 서둘러 길을 떠났고 비닐 판쵸는 부시럭 소리가 심하여 주변을 살피는데 방해가 되어 벗었고 비를 통째로 맞으며 하산 하였다.





남녀를 만났는데 이들은 건사이트 호숫가 캠핑장에서 4일동안 천막을 치고 있을 것이라고 하였는데 남자는 무척 유순하고 여인은 미인이고 상냥하였다. 그들은 각각 최류탄 한개씩 지참했는데 캠프를 살펴보니 상당히 위험한 곳이라고 말해주는데도 전혀 염려없다는 것으로 보아 권총을 휴대한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4일간 인적도 없고 숲이 우거진 곳에서 머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도착해야 할 저곳까지 비가 쏟아지고 있어서 걸음을 재촉하였다. 




환히 보이던 잭슨 빙하도 그새 눈비가 덮었으며 두꺼운 자켓은 이미 비 맞아 무거워졌으나 그래도 입는 것이 따듯하고 바지와 신발과 양말은 불쌍해서 못볼 지경이 되었고 지체하면 이곳에서 얼어죽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곳을 지나는 풀숲에서 곰으로 보이는 것이 가까이 왔다가 멀리 가고 오기를 계속 반복하였고 풀숲이 험해 흔들리기만 하고 전혀 확인이 안되어 위험한 순간으로 판단하고 추위에 떨리는 손으로 폭음탄을 꺼내어 라이터 불을 붙여 던졌다.


굉음과 함께 짙은 연기가 날리고 우당탕 하더니 즉시 잠잠해진 때에 뛰면서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였고 소나무가 무성한 숲이 시야가 넓어서 안전하여 비를 피하며 한참을 쉬었는데 맹수가 나타나도 시야만 확보되면 문제가 없지만 보이지 않으면 그게 큰 문제다.




그곳을 빠져나와 3 마일 정도 걸었고 주차장이 불과 1 마일 남은 지점 꺾어지는 고갯길 풀숲의 트레일을 걷는데 눈앞이 아니라 정확히 발끝에 이 녀석이 있어 서로 놀랐고 왼손가락을 걸고 있던 가슴에 건 최류탄을 무법자 선덴스 키드가 권총을 뽑는 속도로 빠르게 뽑는 것과 동시에 안전핀을 분리했고 즉시 쏘려는데 검은곰이 놀라서 숲속으로 뛰어들어 풀숲을 헤치고 15 미터 거리의 저곳으로 도망쳤다.


원래 걸음을 조용히 걷기 때문에 발자욱 소리가 잘 들리지 않지만 풀잎을 스치는 소리가 심했는데도 비가 쏟아지는 소리에 내가 오는 것을 모른 듯했다. 풀숲으로 튀기에 오른손으로 칼을 뽑으려는데 손이 얼어서 손잡이를 잡지 못했고 녀석이 저곳에서 눈치를 보고 있어서 칼 대신에 왼쪽 가슴에 매단 케이스에서 아이폰을 겨우 꺼내어 비디오를 작동했다. 


애프리 대원이 유용하게 쓰라며 주고 간 것이라서 배낭 어깨끈에 달았더니 편리하였고 아이폰 비디오를 틀어 저녀석에게 말하면서 움직이면 기합소리를 질러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는데 저녀석 덕분에 카메라는 떨어져 렌즈가 깨지고 무릎은 제이슨 만큼 다쳤지만 이정도로 그친 게 다행이었다. 




곰에게 말을 하고 있는데 어디서 새끼곰이 우는 소리가 나기에 얘를 위협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나무 꼭대기에서 엄마를 부르며 울고 있기에 달래며 이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짐승은 어린애기와 같아서 보채거나 울때 속삭이며 얼러주면 곧 잠잠해지는 특성이 있어서 비디오를 틀고서도 계속 애기곰을 달랬다. 


개, 곰, 여우, 소, 말 등 각종 동물은 사람이 하는 말을 feel 로 알아 듣고 확실하게 이해한다.





아이폰 비디오에서 스크린샷으로 캡쳐를 한 것이라 화질이 떨어지지만 이정도면 제대로 보인다. 




엄마곰은 울고있는 새끼가 걱정되어 그곳으로 가려는 것이었는데 내가 떠날 때까지 움직이지 못하도록 연속 기합소리로 위협하면서 잠시 머물렀다. 어미곰은 이미 나보다 더 놀래서 도망쳤기 때문에 공격해올 상황은 아니고 천천히 달래는 소리에 안심이 되었는지 얘는 별다른 액션이 없었다. 




무게는 약 120 kg 정도였고 서너살 된 곰인데 몇분이 지나니 얘도 상대가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는지 긴장을 늦추고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꺾어지는 길에서 갑자기 마주쳤을 때 서로 놀라긴 했으나 비중을 보면 내가 30 % 놀랐고 얘가 70 % 정도 놀라서 도망쳤는데 달려들었으며 뽑은 최류탄을 이미 코앞을 겨누었기에 직사로 얼굴에 쏘고 목덜미를 안고 뒹굴며 칼을 빼서 옆구리 심장을 찔렀을 동작이 나가려는 찰나에 얘가 먼저 도망쳐 서로 무사하여 다행이었다. 


평소 다투거나 싸우는 것을 아예 싫어하지만 정당한데 상황이 더러워지면 아예 끝을 내는 성격이라서 누구든 걸리면 초상을 치러야 하는데 도망은 자존심이 상해서 하지도 못하고 정당한 상황에서 죽든지 살든지 둘 중에 하나로 결판이 나는 것이면 내가 살고 상대를 죽인다는 소신은 늘 갖고 산다.  




요녀석이 나무위 십미터 지점에서 엄마를 찾으며 마구 울기에 어린애에게 하듯이 한참을 달래었더니 조금 잠잠해졌고 엄마에게 싸우지 말라고 보채는 소리를 "끼룩" 거리고 있었다. 

어린애가 (엄마 무서워 싸우지 마) 하는 것과 같은 소리다. 




그 와중에도 아이폰을 꺼내어 비디오를 틀 생각을 한 것도 황당하지만 어차피 벌어진 일이라서 다시 덤벼들어 싸움이 벌어져 운이 없어 장렬하게 전사를 해도 물증은 남기려고 한 것이다.

무슨 사유로 죽었는지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우거진 숲속이라 인적이 없지만 나중에라도 아이폰은 남아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 요녀석은 점점 울음을 그치더니 제 엄마와 나를 번갈아 살펴보고 안심이 되었는지 끼룩거리는 소리가 거의 없어졌다. 




울지마라 아저씨가 갈거니까 염려말라고 달래면서 마지막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러 찍은 것이 이 사진이고 엄마곰이 새끼에게로 가는 것을 보면서 길을 떠났다. 


당황하지 않고 대처를 잘하게 된 것은 평소에 조심하는 성격과 악한 상황이 닥치면 이렇게 하겠다는 매뉴얼이 뇌에 저장되어 있어서 위기를 넘겼고 시야가 보이지 않는 숲길에서는 최류탄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다녀서 순간적으로 뽑으며 안전핀을 분리해 코앞에 겨눈 것이 곰을 당황하게 한 원인이다.




곰과 다투는 때에 얘가 하필이며 전사해서 새로 지출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것이 조작도 익숙하고 성능이 탁월해서 같은 것으로 구입하였다.


옷은 비에 젖고 기온이 낮아 덜덜 떨면서 걷다가 이렇게 되어 넘어져 다치고 카메라는 부서져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이 정도로 끝났으니 감사한 날이었고 온몸이 얼어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처음에는 혀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을 정도였다. 나중에 비디오를 보니 영어를 개떡같이 해서 웃음이 났는데 당시 당황스러워 생각도 안나고 입이 얼어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틀 후 당시 곰을 녹화한 비디오를 올릴 것인데 분량은 5분 29 초이며 더불어 로간패스에서 하얀 염소를 불러서 오게 한 비디오도 함께 올려야겠다. 동물을 불러서 오게하려면 목소리에 사랑한다는 진실의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야생성이 강한 여우도 다가 온다.  


유투브에서 Crying baby glacier national park 을 찾으면 나무 위에서 우는 아기곰을 볼 수 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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