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너무 심해서 두달 가량 웨스트 게이트가 열리지 않았고 그로 인해서 하루에 장장 왕복 천리가 넘는 길을 우회해서 동쪽 게이트로 진입한 놀라운 여행이었다.
새벽에 떠나야 해서 미리 샌드위치를 만드는 대원들...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서 새벽부터 대기하는 대원들이며 전날 레인저에게 문의하니 150 명 선착순으로 표를 나눠준다고 해서 새벽에 가서 기다리는 것이다.
전날밤에는 여행의 마지막 날 행선지 문제로 제각각 다른 의견이 나왔기에 자세히 장점을 말해주었고 그 이상은 간섭하지 않았다.
누구의 편을 들지도 않고 그들의 대화를 듣기만 했는데 글래시어 국립공원을 자세히 알기 때문에 어디가 좋고 나쁘고 그런 것이 없었고 웨스트 게이트에서 로간패스까지 며칠 전부터 셔틀버스는 다니기 때문에 그곳을 가는 게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만 했는데 토마스 잭 니콜슨 선생과 등반대장이 심사숙고 하더니 로간패스를 간다고 했다.
마지막 날 일행은 새벽 다섯시 기상하여 웨스트 게이트로 셔틀버스를 타러 떠났고 나는 수십번 다닌 길이기에 숙소에서 짐을 정리하고 여우가 있는 곳으로 떠나기로 했다.
사진은 이사벨과 다른 대원이 보내왔으며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들은 나중에 한번에 정리해서 새로운 글에 올릴 생각이다. 왜냐하면 등반대가 이곳까지 어려운 발걸음을 하였고 나는 그들과 함께 한 시간이 즐거웠고 사진을 추억으로 남겨줘야하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 참으로 수고가 많은 사진 담당 지니 대원...
글래시어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하얀 염소이며 안내센터 앞에 실물크기로 여러 동물의 모형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동물과 친하지 않는 사람은 이렇게 모형에서 기념사진을 찍지만 나는 그 방면에서는 이들과 확실히 다른점이 있다.
땅속에 굴을 파고 사는 녀석인데 언제 잡혀서 박제로 남은 모습이다.
이사벨과 미영 애프리는 어제 Going to the sun road "태양을 향해서 가는 길" 기념 티셔츠를 샀다고 자랑을 했는데 가격은 비싸지만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그들의 기념품이었다. 작년에 왔을 때는 찬양이와 은혜에게 여러개 사서 보냈는데 올해는 생략하기로 했다.
참고.
고잉 투 더 선 로드 (태양을 향해서 가는 길) 은 웨스트 게이트에서 이스트 게이트까지 약 50 마일 길이며 알맞고도 특이하게 지어진 이름이지만 동쪽에서 서쪽으로 오는 것은 석양을 향해서 가는 길인 셈이라서 깊은 뜻을 느껴보려면 서쪽을 출발해서 동쪽으로 넘어가야 한다.
산중의 날씨는 예측할 수없는 것이라서 언제 비가 오고 언제 눈이 내릴지 아무도 모르며 일기예보는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고 금새 폭풍이 불고 금새 맑아지는 매우 특이한 산중의 날씨다.
해나와 킴벌리가 사진과 비디오를 찍어서 보여주었는데 도착했을 때는 맑은 날이었다가 갑자기 눈폭풍이 밀려와 환상이었고 다들 좋아하였다. 사진은 내게 도착하지 않아서 다른 대원에게서 받은 것으로 간략히 소개를 한다.
내가 있었으며 이렇게 눈이 왔을 때는 절벽길을 가지 못하게 했을텐데 다행스럽게도 사고 없이 모두 돌아왔다.
조금만 미끄러져도 바로 아래로 추락하여 저세상으로 가는 길인데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대원들이 모두 돌아와서 마지막 날까지 별의 별 것을 다 보게되었고 너무나 환상적인 길이었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모두 떠나고 공항에서 보내 온 사진...
전날 로렌스 정비업소에서 기다리며 트랜스미션을 교체하는 작업을 지켜보고 차를 갖고 온 것이 다행스러웠으며 돈은 필요한 곳에 지출한 것이라서 후회도 없고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
험지를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새로운 트럭 캠프카를 사려고 했는데 이번에 사천달러가 넘게 들어간 차라서 아까워 교체할 생각이 없어졌고 내년 봄에 내부를 새롭게 꾸며 간략한 주방과 샤워장과 옷장을 만들어 길이 길이 타고 다닐 생각이다.
대원들이 로간패스로 떠난 때에 이불과 옷을 세탁기에 넣어 빨고 짐을 정리해서 모두 차에 실었다.
올해 여행이 시작되기 전에 차를 뜯어서 단열재를 넣고 침대를 만들고 꽃무늬 커튼 등을 설치했는데 내년에는 자전거를 앞 범퍼에 달고 뒤에는 냉장고와 배터리와 연로통을 장착할 생각이며 지붕의 가운데를 뚫어서 선루프를 만들고 계단을 통해서 밖을 볼 수 있도록 꾸밀 것이다. 차 옆을 뚫어서 소형 에어컨디션도 장착하여 확실한 캠핑카로 만들기로 했다. 그래야 쾌적한 실내가 되고 동물이 있어도 차안에서 바로 볼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일행이 돌아왔기에 일일이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길을 떠났는데 이사벨과 토마스 선생을 제외하면 모두 초면이지만 뉴욕에서 먼길을 와서 함께 산길을 다닌 추억은 오래도록 잊을 수 없고 다시 만날 수 없을지라도 늘 아름다운 삶이 끊이지 않기를 바라던 날이다.
떠나기 전부터 여성대원들이 뉴욕서 갖고 온 음식을 낱개로 포장하여 박스에 넣었으며 소피아가 새로 산 이불도 실었으며 이번에 하이킹 지팽이, 배낭, 훈제 소고기, 양말, 아이폰 케이스 등 다양한 물품을 주었는데 앞으로의 여행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게 될 것이다.
남은 음식은 모두 여우에게 주려고 차에 실었고 그동안 차가 없어서 가지 못한 언덕위 캠프에서 기다릴 여우가 가장 궁금하여 서둘러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길을 떠났다.
140 마일을 달려서 언덕위 캠프로 갔으며 언덕에 올라서 큰소리로 여우를 불러도 모습이 보이지 않기에 음식을 만들면서 기다렸더니 삼십분 가량 지나서 여우가 열린 문 앞으로 와서 모습을 보이며 반가워하기에 밖으로 나가서 녀석과 같이 놀았다.
놀랍게도 이번에는 여우 한마리를 데리고 왔는데 지난 2 주가 넘도록 치즈와 소시지와 각종 고기를 풍족하게 주었더니 그새 여우는 살이 많이 불어 체격이 커졌고 털빛깔도 윤이 나서 깨끗한 금색이 되었다.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면 안된다지만 내가 밥을 먹을 때 음식을 그리워하며 지켜보는 녀석에게 어이 주지 않겠으며 귀염을 떠는 녀석과 지낸 시간이 즐거웠다.
며칠 후 내가 떠나더라도 그동안 잘 먹고 체력을 길러 혹독한 추의의 겨울을 이겨나가야 하는데 새로 온 왼쪽의 여우는 낯설어 경계하고 가까이 오지 않았으나 오른편 여우는 발밑까지 와서 귀염을 부리는데 이곳을 어찌 떠나야할지 가슴이 메어지지만 가는날까지 잘 보살피려고 한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