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바닷가에서

물이 웅덩이에 오래 고이면 썩듯이 여행자는 한곳에서 움직이지 않고 머물면 고인물과 다를 것이 없다. 여름에 우박을 맞아 망가진 자동차 보험문제는 여행이 끝나면 그때 해결하겠다며 보험회사에 신고하고 여행지에서 다섯달이 지났으며 며칠전 뒤늦게 해결이 되어 다시 길을 떠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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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그동안 산맥과 사막으로 다녔으니 이번에는 바다를 가기로 하고 남쪽의 시골길을 달려서 휴스톤 인근 바닷가에 가기로 했다. 시골길에 접어들면서 목화밭이 지천에 널렸고 아직 수확을 하지 않은채 목화가 피어 있었다.


이곳은 텍사스 서북부지역보다 물이 흔해서 목화가 꽤 큰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길가의 목화밭 하나는 대체로 수십만평 또는 100 여만 평은 기본적인 규모였는데 인근 마을을 지나며 보니 흑인 인구가 상당수였고 짐작해보니 이들의 조상은 과거 남부의 목화밭을 일구던 흑인노예로 생각이 들었다.


1836년 알라모 수도원의 전투에서 샌 안토니오 시티 인근에 거주하던 백인 정착민들이 막대한 인적 피해를 입었고 이후에 오스틴 과 휴스톤이 이끄는 토착 의용군이 멕시코 군대를 물리치고 멕시코 내륙의 많은 지역도 점령했는데 당시 루이지애나로 진격한 산타 아나 멕시코 대통령은 전투 도중 포로가 되었고 그를 살려주는 조건으로 텍사스 공화국을 양도받는 등 복잡한 우여곡절 끝에 점차 독자적인 공화국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1845년 미국이 멕시코 전쟁에서 승리하여 지금의 캘리포니아 주와 아리조나 주 이북의 전지역을 미국땅으로 편입하였고 같은 시기 텍사스 공화국은 독립국가 형태로 존재하다가 미합중국과 합의하여 미국에 귀속된 역사가 있다.


(미국인은 영악하여 그냥 뺏지 않고 멕시코 정부에 돈을 지불하고 넘겨받아 문서화 했기 때문에 멕시코는 판매한 옛땅을 찾을 수 없다.)


이후 미국 정부는 스티븐 오스틴 과 샘 휴스톤 의 공을 높이 평가하여 텍사스 주 수도를 오스틴 시티로 명명하고 남부 바닷가 도시는 휴스톤의 (텍사스 최초의 주지사) 이름을 붙여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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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산재한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들어갔더니 모든 길을 막아 통행이 불가능하여 차를 되돌려 나왔다. 이곳은 해수면과 같은 높이의 늪지대여서 이런 궤도차량으로 작업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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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이르기 전에 Brazos 강 높은 다리 위에 멈추어 경치를 살피는데 사방은 온통 늪지대였으며 눈길이 닿는 곳마다 정유공장이 가득히 들어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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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연휴로 인적이 많지 않아서 편한대로 주차할 수 있었고 간섭하는 이 없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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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각 지방은 원유를 가공하는 정유공장이 정책적으로 주마다 지역마다 들어서 있는데 이곳 바닷가에 위치한 정유공장은 처음 대하는 놀라운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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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한 시설이라서 카메라에 한번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부분적으로 여러번 나누어 셔터를 눌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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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도 굉음이 끊임없이 들리는 곳이며 내륙으로 이어진 기름 파이프가 엄청난 규모로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틀 전 달라스 시내의 기름가격은 1 갤런 3' 75 L 에 2 달러 30 센트 (약 2500 원) 이었으며 점차 바닷가로 내려올수록 가격이 저렴하였고 이 근처에는 1 갤런에 2 달러 10 센트가 보편적이다.


캘리포니아에 비교하면 절반 가격에 불과하여 대체로 하루에 평균 80 ~ 100 달러를 연료비로 지출하는 대형 차량 여행자의 경비절약에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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늪지대에 거미줄 처럼 있는 운하의 가장자리에서 낚시꾼들이 자리를 잡았으며 이곳은 모두 흑인 낚시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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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시설의 크기는 가능이 안될 정도로 큰 규모였고 어림하여도 수억평은 될 끝없이 큰 규모로 곳곳에 자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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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는 원유를 하역하고 실어가는 유조선이 정박해 있으며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춘 항만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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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이 닿는 곳마다 늪지대이며 자연적으로 형성된 수로에는 다양한 선박이 왕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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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전진하여 또 다른 다리의 가운데 멈추어 사방을 둘러보는데 앞에는 멕시코만 바다가 보이고 주변에는 높게 지어진 주택이 즐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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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대서양과 태평양과 이곳 멕시코만 바다까지 삼면의 바다를 모두 보는 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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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데 시즌이 지났으므로 통행세 징수하는 곳은 닫혀있어 아스팔트 끝에 차를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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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형 방갈로가 높이 세워졌으며 위태롭게만 보이는 저곳에서 휴가를 지내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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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는 풍성하고 성난 파도는 해변으로 마구 밀려왔으며 서핀을 타기에 제격인 곳이지만 추운 날씨라서 바닷가를 거니는 사람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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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밭을 서성이며 셔터를 누르는데 부르는 소리가 들려 눈을 돌리니 여자 경찰이 말을 건네었고 주차선에 차를 세워야 한다며 친절을 베풀었다. 백사장 가까이 가려고 이곳에 멈추었는데 곧 돌아갈 것이라 말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후륜 구동의 여행밴은 위태로워서 모래밭으로 들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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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 방파제가 있어 마을을 가로질러 떠났고 야자나무가 곳곳에 있는 수상가옥을 살피며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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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과 멕시코만 바닷가 주택은 파도가 넘치면 물에 잠기기 때문에 원두막처럼 이렇게 높이 짓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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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경보가 내리면 당국의 지시로 내륙으로 모두 피난을 가야하는데 태풍이 오는 시기에는 불편하고 위험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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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파제 아래에선 낚시하는 인파가 줄을 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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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로 고기를 잡고 다시 놓아주는 강태공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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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거세고 파도는 그리 높지 않았으나 쉼없이 밀려드는 파도가 안개처럼 흩뿌려 옷이 젖기에 방파제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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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옷을 입고 서핀을 타는 사람이 있는데 미끄러질 만큼 큰 파도가 오지 않아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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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 싸나이 기개를 보이려는 듯 끝까지 시도하지만 그를 행복하게 할 큰 파도는 오지 않았고 그는 중도에 포기하고 뭍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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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들이 도열한 방파제는 이편과 저편으로 나뉘어 있고 그 사이는 배가 다니는 안전한 수로가 되었고 연안으로 다니는 작은 유조선 한척이 들어오는데 크기로 보아 인근 해상에서 연료를 필요로 하는 대형 선박에 연료를 공급해주는 주유소 역할의 배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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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의 무모함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고 이 사람은 이곳 저곳을 옮겨다니며 멀리 던지는데 물고기는 바보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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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나라는 부족한 것이 없는 듯 대륙의 곳곳에 필요한 시설이 널렸으며 동서남북으로 수없이 다녀도 매번 더욱 신기한 모습을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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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자리로 밀려나면서도 몇번을 시도하지만 그가 필요로 하는 파도는 오지 않았고 허전한 머리의 사내는 아쉬운 마음에 자꾸 파도를 살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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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 건너편 방파제 끝까지 낚시꾼이 자리를 잡앗는데 그 누구도 구명복을 입은 사람이 없다. 어느 순간에 큰 파도가 밀려오면 목숨을 부지해 줄 것은 구명복 뿐인데 왜 그런 간단한 것을 준비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된다.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를 하면 모두에게 유익할 일인데 기본적인 것에 소홀한 사람이 많아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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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 끝에는 물이 낮지만 자칫 물살에 휩쓸리면 순식간에 바다 깊은 곳으로 끌려들어가 목숨을 잃는 사람이 부지기수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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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칸이 먹이를 찾는 곳에 갈매기가 떼지어 날고 있는데 작은 물고기 떼를 만난 듯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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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물 속은 언제 어디에 상어가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없는데 물고기를 찾는지 아니면 자는지 모를 모습으로 오래도록 앉아있는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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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우리의 진실한 마음이 펼쳐지고 하나님 앞에 하나가 되며 평화의 바다는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며 우리 영혼은 천진스런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변하고 그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연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내용의 기념비가 이곳에 있는데 해석이 제대로 되지 않지만 하여간 비슷한 뉘앙스로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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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심하게 비가 쏟아지더니 날씨가 흐리고 춥고 바람이 세찼는데 이제 해가 저무는 때여서 차 안으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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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한편에 차를 옮기고 먼저 밥을 지었으며 이어서 댈라스에서 잡아온 민어 자반 두 마리를 후라이팬에 구웠으며 창문을 모두 열어도 연기가 심하여 양쪽 문을 열고 연기를 떠나보냈다.


예부터 바닷가 사람은 싱싱한 생선을 먹고 내륙지방 사람은 소금에 절인 자반을 먹는 것인데 보관기간이 길어야 해서 소금을 뿌려 상하지 않게 한 것이고 나는 내륙지방의 입맛이라 싱싱한 생선보다는 소금에 절인 것이 잘 맞는다.


건강을 위해서 싱거운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지만 음식을 늘 짜게 먹는 식성이라서 자반이 제격이고 소금을 더 뿌려서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음식을 먹으며 이것은 어떻고 저것은 어떻고 영양분이 있네 없네 타박이 심하고 몸의 어디에 좋은지 설명하며 먹는 사람이 많지만 술을 제외하면 가리는 것 없이 주는대로 있는대로 잘 먹는 식성이라 쫑알거리며 먹는 깐죽이에 비교할 것 없고 훨씬 건강하다.


소금에 절이고 연기에 그을린 훈제 고기를 자주 먹어도 탈이 없고 소금에 절인 이탈리아 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이 오히려 건강을 지켜주는 것으로 생각이 든다. 하여간 음식은 깐죽거리며 먹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고 먹고 싶은 것은 달고 짜고 쓰고 상관 없이 뭐든지 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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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주차장에서 저녁을 먹고 어스름한 길을 떠나 내륙으로 다시 들어가 밤을 지새면서 내일을 생각하기로 했으며 프로판 개스가 필요해 월마트에 오니 불랙 후라이 데이라서 주차장부터 안에까지 인산 인해를 이루었다. 주차하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고 안에서는 사람에 치어 발걸음 옮기기가 쉽지 않은 날이었다.


내일은 어디로 갈까 잠시 생각은 하는데 어차피 아침에 일어나 가고 싶은 곳으로 가는 것이니 목적지를 정해도 소용이 없어 늘 머리를 비우고 편하게 지내면 된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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