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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평원의 금잔디 농장.

모기떼에게 쫓겨서 큰 바다 풀이 많지 않은 곳으로 왔더니 살만하지만 온몸에 엄지손가락 크기로 부푼 자욱이 가려워서 나그네를 환장하게 하였다. 대책을 세울 틈도 없이 벌떼의 수십 배 되는 모기가 단체로 몰려와서 기습하는 것에 방법이 없었다. 


차 안에는 몸에 뿌리는 모기약이 있지만 괜찮을 것으로 알고 무방비 상태로 나가서 악어를 찾으러 다니다가 생긴 일이니 모기를 원망할 것도 없고 악어는 구경도 못해보고 몸이 고생을 하고 있는 중이다.




배낭에서 가려움증에 바르는 약을 꺼내어 수시로 바르지만 임기응변일 뿐으로 너무 많이 물려서 몸살이 생겼다. Galveston 마을에 도착하여 제방 위를 걸으면서 사람들 노는 모습을 살펴보던 시간...




해무는 점차 짙어지고 찬바람이 몰려와도 개의치 않는 사람들...




곳곳에 카페테리아가 있고 낚시꾼들은 끝에서 고기를 잡기에 여념이 없고 여행자는 바닷가를 거닐며 셔터를 누르기에 바빴다 




밀물이 아니라서 큰 파도는 오지 않았으나 작은 파도에 서핀을 타고 안감힘을 쓰지만 이내 물속에 빠지는 사람들... 




해변을 걸으며 지뢰 탐지기로 모래밭에서 동전을 찾는 남자가 있었다. 




그물망으로 된 삽으로 얕게 파헤쳐 살피고 동전이면 허리춤에 넣는 일인데 하루의 수입이 얼마나 되려는지...




인도 사람들이 이곳에도 많았고 아시안 가운데 이들은 대체로 자연에 순응하고 꾸밈없이 노는 걸 좋아하는 민족이다. 




전체 인파 가운데 약 삼분의 일 가량이 인도 사람이었고 아이를 꼭 데리고 다니는데 한국인에 비해서 특이하게 다른 점은 술을 마시는 인도 사람을 본 적이 없고 상당수 한국 사람은 이런 해수욕장 또는 산에서 공원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자리를 깔고 앉아 물병에 담아 온 술을 꺼내서 마시는 술에 대한 집념이 매우 강한 민족이고 사회정서는 술에 관대하다. 




갤버스턴은 휴스턴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곳으로 백리 남짓 가까운 거리에 있는 관광지이며 모텔이 바글거리고 인파도 꽤 많았다. 




보트가 옆으로 달리지 못하게 곳곳을 막았고 낚시하기 적합한 장소로 보인다. 




이곳 바닷가에는 요셉과 마리아와 어린 예수를 형상화 한 동상이 있는데 기왕이며 더 잘 만들어 세울 것이지 장소는 아름다운데 비하여 구도가 잘 맞지 않고 작품성이 현저히 미약하였다. 




이런 명당자리에 설치한 것들은 바다와 해수욕장 그리고 타운을 살펴보면 누가 이렇게 설계했는지 한심하기 이를 데 없지만 내가 간섭할 것이 아니라서 길을 떠났다. 




제방을 쌓고 흙을 붓고 콘크리트로 인위적으로 만든 마을인데 길 안쪽은 예전의 저지대 그대로이며 큰 스토어는 모두 들어온 곳이다. 




원래 바닷가는 볼 것이 별로 없지만 큰 도시가 근처에 있으면 인파가 몰려들고 시원한 분위기 때문에 방문객들이 많지만 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서 위락시설을 제외하면 심심한 생각이 든다. 




선착장을 만들어 놀이동산을 만들었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공중에서 돌고 내려오는데 취향은 제각각 골라서 놀면 된다. 




이런 것을 보면 옛날 왜구들이 만들어 놓은 창경원 놀이기구가 생각이 나고 그 시절 호수에서 보트를 타고 회전 그네를 타던 추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넓은 주차장으로 왔더니 바닷물이 밀려와 심하게 고여서 주차장은 폐쇄하였는데 그 안쪽으로 가니 바다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뜨거운 여름날 시즌도 지났지만 비포장 주차장이 이런 형편이니 빠지지 않으면 다행스러웠다. 




관광용 헬기가 이륙할 준비를 하였고 굉음의 엔진 소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하였다. 




이곳에서 루이지애나 주 뉴 올리언스 시티로 가려고 훼리 선착장으로 가는 길에 대기하는데 차량의 길이가 1 마일이 넘는다는 사인이 보이기에 잠시 생각하다가 내륙으로 튀기로 했다. 6번 35번 111번 지방도로를 연타로 바꾸면서 재즈의 도시 루이지애나 반대편 서쪽으로 달렸다. 


뉴올리언스는 이미 두 번 갔었고 루이지애나 주는 헤아릴 수 없이 다녔으니 큰 흥미는 없었고 아예 바다가 아닌 내륙으로 떠나기로 했다. 




시골길을 천천히 달리는데 수십만 평 잔디밭이 두 개 있고 그곳에서 잔디를 떼어 쌓는 작업하는 사람들이 보이기에 잔디 농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 친구가 달려왔는데 잔디 작업하는 모습을 살펴보겠다며 양해를 구하고 차를 안쪽으로 주차하였다. 


작업자는 모두 남미계 사람들이며 영어는 제대로 안 되는 것으로 보아 멕시코 등지에서 농사철에 일하러 오는 단기 비자로 왔을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이고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들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으로 생각이 들었다.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하는 스페인 말과 영어를 섞어가며 이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이런 힘든 일은 이제 백인들이 하지 않고 남미계 젊은 친구들에게 넘어간 지 이미 오래다. 


운전자는 잔디 속으로 칼날을 집어넣고 천천히 달리면 피자를 자르는 칼처럼 생긴 것이 양옆을 자르고 사각형이 되도록 딸깍 소리를 내는 칼이 별도로 움직여 잔디가 네모로 잘려서 콘베어로 위로 올라가면 뒤에 선 두 명의 인부가 나무 받침에 쌓는다.  




잔디밭은 많이 봤으나 작업하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며 작업하는 과정을 보려고 들어온 것이다. 




작업자에게 물으니 이곳은 날이 더워서 일 년에 보편적으로 두 번 수확을 하는데 어떤 때는 한 번으로 끝나는 때도 있다고 한다. 땅은 원체 기름진 곳이라 씨를 뿌리고 물을 주는 정도의 수고를 하고 품질이 좋아지는 때를 기다려 이렇게 잘라서 납품을 한다. 



두 대의 자르는 트랙터가 교차하며 일하고 지게차는 부지런히 옮겨서 트레일러에 올려놓는다. 




옆에 세워둔 트랙터에 올라앉아 장비의 작동 원리를 살펴보는데 투박하지만 실용적으로 만들어진 장비였다. 




양 옆을 피자 칼처럼 생긴 것이 자르면 잔디 아래 흙속에 들어간 칼날이 잔디 바닥을 잘라서 콘베이어에 올려지고 자동으로 뒤편 작업자 앞에 놓이는 구조였다.  





4톤을 적재하는 지게차가 쏜살처럼 오가는 곳에서 한가롭게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글 쓰는 순서를 정리해 놓았다. 





농장 안과 바깥 길가에 트레일러가 대기하였고 이렇게 실어서 필요한 곳에 납품하는 것이고 월마트, 홈디포 그리고 정원관리와 농사 장비를 판매하는 그런 곳으로 옮겨진다. 




잔디는 용도에 따라서 길이를 맞게 자를 수 있고 폭은 18 인치 정도 넓이로 잘라서 쌓아 놓는데 이렇게 납품하면 소비자는 이것을 사다가 흙바닥에 나란히 펼쳐서 잔디밭을 만드는 것이다. 미국은 잔디를 깔 때 씨를 뿌리지 않고 이렇게 완제품 잔디를 깔아서 손쉽게 만든다.


도로 옆 넓은 빈터에는 씨를 뿌리고 보릿짚으로 덮어 놓지만 그런 방식은 일부분이고 거의 이렇게 잔디를 깔아서 만들고 물을 열심히 뿌려주면 뿌리를 내려 잘 자라는 잔디가 된다. 한국에서는 잔디를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지만 옛날에는 (떼)를 캐서 말라버린 뿌리를 여기저기 걸쳐서 심으면 몇 년 후 잔디밭이 되는 것을 보았는데 한국 떼의 장점이 많지만 특작물로 이런 방식의 잔디 농사를 짓는 것도 수익성이 좋을 듯하다. 


이젠 문화가 많이 달라져 서구문화로 바뀌어 가는 추세인데 마당에 이런 잔디 수요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생각이 들고 남아도는 쌀농사에 목을 맬 것이 아니라 이런 특작물로 눈길을 돌려봐야 한다. 땅이 넓고 물이 풍족하면 되는데 잔디에 묻어 떨어진 흙을 보충해주는 정도의 일손이 그리 많이 가지 않을 농사다. 




Texana 호수도 살펴보면서 아무 곳에 차를 세워도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는 한적한 시골길을 천천히 달려서 서쪽으로 진행하였다. 



요아쿰 마을에는 옛날 서부시대 시가지가 보존되어 있는데 이런 곳은 근래에 새로운 길이 인근으로 만들어지고 샤핑몰이 생기면서 퇴락한 곳이지만 이런 구 시가지 특징은 홈메이드 식당이 있어서 찾는 이가 많다. 


근래에 정체불명의 후랜차이스 식당이 곳곳의 길목에 자리하고 있으나 그런 곳에서 제대로 된 음식을 먹어본 기억이 없고 여행 중에는 이런 옛날 거리에서 식당에 가면 그 시절 역사도 볼 수 있고 맛이 보증되는 식사를 할 수 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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