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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브 사막에서 떠올린 "사막의 한"

2016. 6. 24 사막의 이야기



자고나도 사막의 길 꿈속에도 사막의 길, 사막은 영원의 길 고달픈 나그네 길, 낙타 등에 꿈을 싣고 사막을 걸어가면 황혼의 지평선에 석양도 애닮퍼라.  


https://youtu.be/IcfgjO_wLTU <-- 타향살이, 짝사랑 가수 고복수 아저씨가 부르신 (사막의 한)이라는 노래다. 

https://youtu.be/Iy0FgKBjNAE <-- 짝사랑. 


지금은 잊혀진 노래지만 나의 어린 시절 라디오와 유성기에서 흘러나오던 노래였는데 내가 왕십리에 살던 때 황금심 아줌마의 남편 고복수 아저씨가 신흥 가수에 밀려 월부책 외판원을 하며 고생하던 시절도 있었고 지금 세대에 비하면 젊은 연세에 세상을 떠나신 분이다. 


사막을 다니신 적도 없고 잘해야 한강 백사장을 다니셨을 분인데 나지막한 목소리로 부르는 사막의 노래를 들으면서 내게 잘 맞는 목소리여서 제일의 가수로 생각하는 분인데 사막에서 이런저런 생각에 떠올랐다. 65살쯤 되어야 고복수 아저씨를 기억하겠으나 나는 유별난 기억력이어서 남산 야외음악당서 노래하시던 아저씨 기억도 떠오른다.  




이곳은 야영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 곳이나 사막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으면 되었으며 편의시설은 전혀 없는 곳이다.   




장소를 정해서 간 것도 아니고 모래산으로 가려고 살피던 중에 비포장 도로가 있어 들어간 것인데 젊은 남녀가 단체로 이곳에 터를 잡았다.    




묘하게도 이곳에 커다란 나무가 있는데 그늘은 이곳이 유일한 곳이었고 나는 모래에 빠지면서 안으로 한참 들어가 가능한 모래산에 가까운 곳으로 차를 몰았다. 후륜구동이어서 빠질 가능성이 많았지만 얘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고 이불과 음식과 물이 충분히 있었기 때문에 염려는 없었다.    




은혜가 쓰던 작은 배낭을 메고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하고 어깨에 둘러메고 먼 곳에 있는 모래산을 가려고 나섰으나 모래사막 굴곡도 심하여 높은 곳을 찾아 올라 꼼꼼하게 따져보니 이상태로 가면 도중에 물이 떨어지고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이 되어서 차가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다니며 도마뱀과 토끼굴을 살피며 다녔다.    




토끼의 천국이어서 이곳에서 마음만 먹으면 굴 입구에 올가미를 놓아 토끼를 잡아 식량으로 삼아도 전혀 문제가 없을 곳이다. 올가미를 만들어 토끼굴 앞에 나뭇가지를 꽂아놓고 살며시 걸어두면 녀석의 목이 걸리지만 내가 아들을 낳은 그때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해를 입히는 파리 모기 외에는 죽이지 않고 살았다. 

농어 게 조개 등 해산물을 좀 잡아서 먹은 것이 있기는 하지만.....    




도마뱀은 사방팔방에 돌아다니는데 인적이 나타나자 모두 굴속으로 달음질쳐 숨어버렸다. 녀석들이 긴장할까 염려되어 굴속을 들쑤시지는 않고 살펴보면서 차가 시야에 들어오는 곳으로만 다니던 시간이다.    




토끼는 가만히 있으면 모를 텐데 긴장한 나머지 촐랑대며 튀는 때문에 모습이 드러난다.    




녀석은 참으로 묘한 것이 후다닥 튀어서 도망치다가 뭐가 그리도 궁금한지 곁눈질로 상황을 살피는데 그래도 녀석은 지혜가 있어 잡풀이 있는 곳으로 피신하는 영리함이 있었다. 달릴 때도 천적을 따돌리기 위함인지 곧장 달리지 않고 럭비공처럼 사방팔방 정신없이 뛰면서 풀숲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 웃지 않을 수 없다.   




눈앞에 가까이 보이지만 거리는 약 1 km 되며 구릉이 끊이지 않아서 오르내리막의 연속인 곳으로 판단에 신중해야 할 곳이다. 백사장에서 걷는 것은 신작로보다 열 배도 더 힘들고 모래사장에서 100 m 보다 신작로 1 km 가 더 쉽게 걸을 수 있다.  


처음에는 산 위까지 다녀올 생각이었는데 물 10 리터, 이불을 지참하고 왕복 이틀이 꼬박 걸릴 계산이 나오고 상황이 악해지면 돌아온다는 보장이 안되기에 무리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곳은 해수욕장 모래와 달리 발이 푹푹 빠지는 곳이어서 절대 호기를 부릴 곳이 아니다.    




바람에 날려온 모래여서 발이 저렇게 빠지는데 바닷물에 젖어 단단한 해수욕장과 어이 비교될 수 있으리....    




나의 발자욱........   




삼사백 미터 떨어진 곳에 젊은 커플들이 토끼굴을 파헤치는 것 같았다. 그러나 토끼는 나무뿌리 풀뿌리 아래에 드나드는 입구를 여러 곳 만들어 놓기 때문에 쉽게 잡히지 않는다.    




이 친구들은 평지의 바로 위에서 노는 것이라 위험하지도 않고 단체로 다니기 때문에 염려할 것도 없지만 혼자 다니는 사람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곳곳을 다녀보니 여우굴이 있는데 조금 멀리서 바라보며 다가가지 않았다. 잠자는데 누가 방해하면 좋을 것이 없을 것이고 안에 있다면 긴장해서 경계하느라 신경이 곤두섰을 것인데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 서로 피곤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백인은 인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아프리카를 출발하여 대서양을 따라 북유럽의 춥고 햇볕이 귀한 곳에서 살았기 때문에 피부와 머릿결이 탈색되었으며 유전적으로 자연적 피부착색이 이뤄지지 않고 비타민 D가 절대로 필요해서 일광욕을 하지 않으면 각종 질병에 걸리는 종족이다.  


그래서 이들은 맨하탄 센추럴팍과 해수욕장 등 가리지 않고 옷을 벗고 햇볕을 쪼이는 것이지 멋으로 일광욕을 하는 것이 아니며 겨울에도 나이 포근하면 맨하탄 도서관 계단에 앉아서 일광욕하는 사람이 많다. 아무리 햇볕에 노출되어도 피부착색이 아니라 피부가 벌게지는 정도이며 자외선 투과로 인해 피부질환이 많고 흑인과 황인종에 비해 열등한 피부 신체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유색인종인 것에 열등감 가질 필요가 없는데 한국사람들은 왜 그렇게도 하얀 피부를 갖으려고 팔에 끼는 소매를 입고 얼굴을 가리는 모자챙 같은 검은 것을 복면하듯 쓰고 다니는 해괴한 짓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뉴욕에서 공원에 가면 그런 한인 아줌마들이 있는데 참으로 보기 좋지 않은 풍경이다.   




평생 처음으로 온 모하브 사막인데 저 모래산을 갈 수 없다는 것이 슬프지만 기회를 만들어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니 아쉬울 것도 없다. 가능하면 겨울에 기회를 만드는 것이 오르기 좋겠다는 생각이다.  


 


돈이 된다 싶으면 한강 백사장이고 뭐고 파버리고 밀어버려서 없애는 재주를 갖고 있는 나라에서 자라서 그런지 이런 곳을 보면 부러움이 앞선다. 흙모래 자갈이 대한민국 영토의 삼십 배쯤 되는 광범위한 지역에 널렸으니 훼손하지도 못하지만 미국인은 필요한 만큼 개발하고 뭐든지 보호하는 좋은 습성이 있다.  


인구는 남한의 여섯 배에 불과한데 영토는 오십 배가 넘고 자원이 넘치며 산림도 사막도 뭐든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장점이 많은 나라이고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막혀있어 외적의 침입이 불가하고 북으로는 캐나다 그 위로는 알래스카가 본토를 보호하고 남미는 경제 군사력이 미미해서 미국을 건드릴 나라가 없다. 

 

다니면 다닐수록 신비로운 땅이며 옛날부터 미국이 축복받은 땅이라고 말하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 내 주변에 널린 사람들은 대륙을 다녀보지도 않고 주워들은 것을 읊조리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귀는 있어서 그 정도라도 듣고 사는 것이니 그것도 행운이라 하겠다.  


바글바글 모여서 도끼와 칼을 들고 살육질로 살던 유럽인이 신대륙 발견 소문이 퍼지자 이곳에 오려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짐작도 해보지만 돛단배를 타고 망망대해를 건너온 사람도 대단하고 신대륙에 도달하기 전에 대서양에서 풍랑으로 가라앉은 돛단배와 인원이 수만 혹은 수십만 일 텐데 그런 악조건에서 살아서 도착한 사람들이 개척하며 오늘에 이르게 된 나라이니 더욱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나는 여행을 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면 사색에 잠긴다. 술이란 입에도 대지 않고 춥거나 덥거나 배고파도 걸음걸이 흐트러지지 않는 성격인데 부친께서 늘 하시던 말씀이 넌 산 중턱에 앉고 개천가에 앉아 무슨 생각이 그리도 많은지 물으시면 부전자전이지 다른 이유가 뭐 있나요. 그렇게 밤새워 이야기 나누던 부친은 세상을 떠나신 지 이미 오래지만 그 피가 어디로 가는 것 아니다. 


양복에 흰 구두에 중절모를 평생 쓰고 다니신 아버지의 유전인자로 자식들 중에 유일하게 흰 구두에 중절모를 좋아하고 차림새도 깔끔하고 허튼 모습은 보인 때가 없다. 형제들은 술을 마셔도 아버지와 난 술이 입에 닿은 기억이 없고 남들이 술 취한 시간에 열심히 노력하고 사색하며 살아온 습관이 지금도 멈추지 않는다.    




머나먼 대륙 여행에 동반할 사람도 없지만 어쩌다 실없이 동행을 묻는 사람에게 손사래를 친다. 데려가지 않을 것을 알면서 그럴수록 괜스레 호기를 부리는 잡것이 훌러싱에 여럿이었다. 길 떠난 지 사흘이면 울며불며 집에 데려다 달라고 괴롭힐 그런 피곤한 잡것들........ 


길을 떠나 한참 가는 중에 벽보가 있는 주차장에는 차가 있고 나그네는 산책을 떠난 듯하였다. 

이런 호젓한 곳에도 찾아오는 사람이 있는 것도 신기했으나 여행길에 모하브사막을 찾아든 것이다.    




아름다운 사막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많겠으나 기회를 만들어 떠나면 그곳에서 아름다운 풍경도 보고 마음먹기 따라서 신묘막측한 세상을 만드신 조물주 하나님도 만나게 된다.   




하나님은 생물을 위하여 세상을 지으시면서 곳곳에 특징이 있는 아름다운 보물을 숨겨두었으며 모험을 좋아하고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그것을 볼 수 있는 복을 주셨다.    




지나온 저곳을 보고 또 보며 다시 이곳에 오는 복을 내려주십사 기도하던 시간이었다.   




작게 보이는 저곳도 큰 산이며 지척인 듯해도 섣불리 다가갈 수 없는 먼 곳이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기이한 모습이고 막돼먹은 듯 하지만 억만년 세월이 흐르면서 다듬어진 아름다운 모습이다.   




분명히 어딘가에 산양이 살 것이고 여우와 이리가 살 텐데 렌즈를 당겨 아무리 살펴도 보이지 않는다.   


 


환상적으로 굴곡진 포장도로에 당도해 세월아 네월아 가지를 말아라 흥얼거리며 세상 풍경에 온갖 간섭을 하며 아리조나로 달렸다.  


아리조나 남부 Phoenix 에 가면 카우보이 영화에 등장하는 Saguaro Cactus "쓰구아로 선인장" 집단서식지가 있어서 그곳에 가기로 했다. 2009 년 2 월에 멕시코 사막에서 아리조나주 휘닉스 시티로 와서 북쪽으로 가다 만난 곳인데 그 아름다운 풍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것은 2009 년 1월 뉴욕을 출발하여 25'000 km 장거리 자동차 탐사여행 때 멕시코 Nueva Guimas 해변 인근에 야생의 쓰구아로 선인장 집단지가 있어 갔던 사진이다. 태평양 연안의 멕시코 해안과 산에는 쓰구아로 선인장이 한국 야산의 소나무처럼 많았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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