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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팔라치안 산맥을 건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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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이를 만나 금강산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앞일을 물으니 내년에 폴리스 아카데미를 가겠다고 한다. 경찰학교를 졸업하면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겠어서 잘한 결정이라고 격려하고 용돈을 건네주니 사양하며 받지 않기에 아빠가 주는 것이니 받으라고 했다. 찬양이 사촌형제는 버팔로 유니버시티를 졸업하고 경찰이 된지 2 년이 되었고 동생의 처남은 맨하탄 다운타운 경찰 모병소 소장이 된지 20 년은 된 듯하다.

창의적이지 않고 단순하고 고정된 삶을 살아야 하는 직업이라서 반가운 것은 아니지만 제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 살아야 하는 것이니 아빠도 간섭할 필요가 없다. 생각이 깊고 탐구적 성격인 아들이 세속적 삶에 속박이 되어야 하는 것에 마음이 걸리지만 훗날에 자신의 노선을 헤쳐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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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헤어져 7월 중순에 은혜와 셋이 다시 만나기로 하고 남쪽의 애팔라치안 산맥으로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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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하고 거칠게 보이는 산골마을의 생활을 두루두루 살펴보면서 시골길을 그렇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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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커브 모퉁이를 도는데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어린 꽃사슴이 비틀거리며 길 가운데로 왔기에 차를 멈추고 카메라를 잡아들었는데 하필이면 이때에 포커스 조절이 잘 안되고 애기사슴은 비틀거리며 언덕으로 올라가버렸다. 걷는 상태로 보아 태어난지 불과 한 두시간 된 거 같은데 어미는 어디로 가고 걸음을 제대로 떼지 못하는 어린것 홀로 길가로 나왔는지 위험하기 이를데 없었다.

옛날에 염소가 새끼를 낳는 것을 보니 새끼를 낳고 어미는 태를 모두 먹어서 애기염소가 활동할 수 있게 하였는데 한 두시간 비틀거리더니 이내 걸음을 걸었으며 그로 미루어보면 꽃사슴이 태어난 것도 불과 조금 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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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비가 쏟아지고 산천의 운치는 점점 더 깊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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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개울이 있어 안으로 들어가 차를 세웠는데 콘크리트로 낮게 만든 다리가 있고 비 와서 개울이 불어나면 사람이 건너는 출렁다리가 그 옆에 있어서 걸어보았다. 심하게 흔들리지만 무척 재밋고 놀이터의 정글다리와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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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운데 사슴이 튀어 나왔다가 차를 급히 세우니 언덕으로 뛰어 오르고 가만히 상황을 살피고 있기에 손을 흔들며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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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번 도로 남쪽으로 가다가 캠프가 보이기에 들어갔더니 험지용 차에 타고 있는 틴에이저 아이가 인사를 하였고 캠프장 주인의 손자였다. 그 아이의 안내로 가게로 가서 주인을 만나 11 달러를 주고 야영을 하기로 했으며 천막을 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 공간이 넓은 차안에서 자기로 했으며 신라면 두 개를 끓여서 고추장을 반찬 삼아 먹었다.

뒤편의 개울에서 머리를 감고 양치질을 하고 날이 저물기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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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캠프용 추레일러를 세우고 숙박시설을 제공하는 야영장인데 캠프장을 만든 비용이 무척 많이 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낚시하는 사람은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면 뮤료로 출입할 수 있고 고기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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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영장 할머니 가게에서 연료를 채우는데 사오십년 된 연료펌프를 지금도 사용하고 있었으며 기계작동을 못하니까 곁에 있던 아저씨가 펌프를 빼고 복잡한 핸들을 돌려서 작동이 되었다. 이것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훨씬 오래된 연료기계를 지금도 사용하는 시골의 주유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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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비가 내리더니 개울이 그새 흙탕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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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로가 보이면 일단 들어가서 다른 곳으로 나오는데 애팔라치안 산맥에는 추억의 신작로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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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널린 이런 모습에 매료되어 하나씩 세세히 살피면서 남쪽으로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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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농가를 보면 땅속에 반쯕 묻힌 창고가 있는데 흙속에 묻힌 저곳 아래층은 감자 저장고이며 아래층 벽을 두껍게 덮은 흙으로 인해 (한국의 시골에서 김장독을 땅에 묻는 것과 같은 이치이며 무, 고구마, 배추, 감자 등을 저장하기 위해 한국에서는 땅을 파고 나무를 엮어서 그 위에 흙을 덮어 한겨울 저장고로 사용했다.) 온도가 크게 변하지 않고 다음해까지 감자씨를 저장해 놓는 곳이다.

윗층은 창고로 쓰지만 예전에는 돼지 넙적다리를 소금에 절여서 연기로 그을려 훈제 햄을 만들고 천장에 매달아 놓는 스모크 하우스로 보면 맞는다. 지금은 햄을 사다가 먹지만 예전엔 햄을 만들어서 겨울철 단백질 보충으로 사용하였다. 한국에서는 콩을 삶아 다지고 메주를 만들어 독에 넣어 소금을 뿌려서 된장을 만들어 단백질 보충을 하였는데 미국의 햄은 한국의 된장과 같은 원리로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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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통이 가지런히 놓여있는 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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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드 여왕 때인 1607년 최초의 이민자가 버지니아에 왔으며 (제임스 타운이 유럽이민자 도착지) 13명의 오리지널 개척농민 중 하나가 살았고 버지니아주는 미국의 대통령 여덟명이 태어난 곳이라는 팻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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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버지니아에서 버지니아를 넘나들며 남으로 내려갔다.

버지니아 주에 속했던 웨스트 버지니아는 남북전쟁 기간 중에 남부군 편을 든 버지니아와 의견이 달라서 주민투표로 지금의 웨스트 버지니아주로 독립하여 북부군에 가담한 것이니 같은 주로 생각하면 되고 주변 환경도 다르지 않다.

웨스트 버지니아가 유명하게 된 이유는 존덴버가 부른 칸추리송 (take me home country road) 이 결정적이었을 것이고 어떻게 그 짧은 노랫말에 웨스트 버지니아의 특성을 모두 집어 넣었는지 감탄이 우러나는 노래다. 웨스트 버지니아 산골에서 만난 마운틴 마마와 웃고 떠들던 추억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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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베어 쌓아두는 곳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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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의 개량된 주택 옆에는 조상님이 사시던 통나무 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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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잔디를 깍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도 앞뒤로 이삼천평 잔디를 심어서 깨끗이 정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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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된 식당에서 식사를 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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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건너 호텔의 연수를 물으니 백년 조금 더 된 곳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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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거리며 평야를 흐르는 개울은 철조망이 쳐있고 사유지 안에 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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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건너에 석유를 수송하는 파이프 라인이 건설되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대 모습이 보여 차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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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나오고 주민들은 사랑하는 산천에 파이프 라인 건설을 중지하라는 표어를 들고 시위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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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농장과 우리의 수풀과 우리의 강과 개울에 파이프 라인을 건설하는 것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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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가 모여드는 농장에 들어가 차를 세웠는데 이들은 승용차에도 파이프 라인 건설 반대의 스티커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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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차와 나란히 한편에 차를 세우고 모인 사람들과 이야기가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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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는 도회지로 나갔는지 보이지 않고 자신들의 터전을 보호하려는 대체로 나이가 많은 주민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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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속에 구불구불 줄을 그린 것은 애팔라치안 산맥을 통과할 파이프 라인을 상징한 것으로 각 곳으로 원유를 쉽게 수송하여 휘발유와 경유로 만들어 쉽게 판매하여 원가를 절감하고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취지의 건설이지만 정말이지 애팔라치안 산맥을 더 이상 파괴해서는 안된다.

록펠러 가문이 장악하고 있는 정유회사 재벌들은 끝없이 이윤을 추구하면서 생태계를 외면하지만 굵은 파이프를 땅속에 묻는 파이프 라인 작업은 전봇대 세우는 일과 비교할 수 없이 자연을 송두리째 망가트린다. 그것도 지름길을 택하기 때문에 산과 들판과 강과 개울을 모조리 깊게 파헤치는 작업으로 이것은 사생결단으로 막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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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방송과 인터뷰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파이프 라인 공사를 백지화 했는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파이프 라인 공사에 서명하여 노스 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웨스트 버지니아로 이어지는 3개주의 자연을 파괴하고 부자들의 배를 채우기 위해 산과 들판을 망친다는 의견이었다.

전체적 개요를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1. 노스 캐롤라이나 윌밍톤 항구.

2, 버지니아 통과.

3. 웨스트 버지니아.

이렇게 3개주를 거쳐 파이프 라인으로 원유를 보내어 곳곳에 정유공장을 세우고 정제된 연료를 쉽게 가까운 지역 주유소에 공급하여 이익을 추구하려는 재벌의 농간이다.

U 집단은 금전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짓도 서슴치 않는 특성이 있어 인류의 큰 해악이 되기도 하고 유익한 점도 많다.

이들과 대화 중에 뉴멕시코와 택사스는 황야 사막이니까 파이프라인 공사도 간편하고 괜찮지만 이곳 애팔라치안 샌맥의 3개주는 푸른 숲과 강이 둘러선 곳이라 파이프 라인이 들어오면 절대 안되면 총을 들고서라도 막아야한다는 의견을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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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다 보면 뭔가 새로운 일을 만나게 되고 그런 상황을 피할 것이 아니라 참여하여 그들과 대화 하면서 의견도 나누고 편이 되주는 그런 시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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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인적이 전혀 없으며 산속으로 하이킹을 하는 코스가 있고 표지판이 있는데 차도에서 3마일 가량 들어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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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곳에나 차를 세우고 잠들어도 될 곳이었고 남을 간섭할 사람도 없으니 더욱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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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을 할 수 있도록 들판에 마련한 테이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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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흐르는 강을 파내어 석유 운반 파이프를 묻는다는데 화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웨스트 버지니아가 속해있는 애팔라치안 산맥에 더 이상의 인위적 흉터를 만들지 말아야 하며 그곳은 이들만의 낙원이 아니라 나의 낙원이고 산짐승들의 낙원이기 때문이다.

존댄버 아저씨가 부른 천국과 같은 웨스트 버지니아가 시공을 초월한 추억속의 노래가 되기를 빌면서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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