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한 큰 바람보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
마냥 허허 실실 웃는 하루.
오늘 우리는 그렇게 보냈습니다.
동네 세탁소에 가는 길,
손을 잡고 허허 실실.
커피숍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또 손을 잡고 허허 실실.
숙소에 들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또 허허 실실.
동네에 있는 숙소니까요?
맞습니다. 우리 집입니다.
점심은 건너뛰고
이른 저녁 찬거리를 사러 마트에 가는 길에도
손을 잡고 허허 실실.
둘이 함께 저녁을 만들고
마주 앉아 먹으며
또 허허 실실.
특별한 계획도,
대단한 이벤트도 없었습니다.
그저
같이 걷고,
같이 만들고,
같이 웃은 하루.
우리는 자꾸
더 큰 무언가를 바라보지만,
어쩌면 잘 산다는 건
이런 하루를
당연하게 흘려보내지 않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괜한 큰 바람보다
지금 옆에 있어
마냥 허허 실실 웃을 수 있다면.
이만하면
잘 사는 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