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력 부족과 사회 통합의 갈등
19화. 외국인은 필요한데 받아들이기 싫은 일본
― 노동력 부족과 사회 통합의 갈등
문을 열어야 하는 나라, 닫고 싶은 마음
"일본은 단일민족국가"라는 말이
정치인들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외국인은 '손님'이거나 '일시적 체류자'일 뿐,
'주민'이나 '이웃'은 아니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33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2.7%에 달하는 수치다.
이들 없이는 일본 사회가 돌아가지 않는 현실이 되었다.
그런데 외국인이 늘어날수록
사회적 갈등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필요하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
이것이 일본 이민 정책의 딜레마다.
불가피한 선택: 문호 개방
일본이 이민 정책을 바꾼 이유는 단순했다.
일할 사람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인구 감소로
생산가능인구가 매년 60만 명씩 줄어들고 있다.
특히 3D 업종(더럽고, 위험하고, 힘든 일)에서는
일본인 구직자를 찾기 어려워졌다.
산업별 인력 부족 현황 (2025년):
- 건설업: 130만 명 부족
- 농업: 68만 명 부족
- 간병·개호: 243만 명 부족
- 외식업: 89만 명 부족
- 제조업: 156만 명 부족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필수가 되었다.
이민 정책의 단계적 확대
일본의 이민 정책은 조금씩, 조심스럽게 확대되었다.
1단계 (1990년대): 일계 외국인 우대
- 브라질, 페루 등 남미 일계인 단순노동 허용
- '혈통주의' 바탕의 제한적 개방
2단계 (2000년대): 연수생 제도 확대
- 외국인 기능실습생 제도 도입
- 명목상 '기술 전수', 실제로는 값싼 노동력 활용
3단계 (2010년대): 전문인력 유치
- 고도인재 포인트제 도입
- IT, 의료 등 전문 분야 외국인 유치
4단계 (2019년~): 특정기능 자격 신설
- 단순노동 분야에도 외국인 취업 허용
- 14개 분야에서 34만 5천 명 수용 계획
5단계 (2023년~): 기능실습제도 개편
- 인권 침해 논란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
- 전환 가능한 새로운 재류자격 검토
외국인 현황과 변화
2025년 현재 일본의 외국인 구성은 크게 변했다.
국적별 외국인 등록자 (2025년):
- 중국: 82.1만 명 (24.9%)
- 베트남: 51.8만 명 (15.7%) ↑
- 한국: 40.7만 명 (12.3%)
- 필리핀: 31.2만 명 (9.5%)
- 브라질: 22.4만 명 (6.8%)
- 기타: 101.8만 명 (30.8%)
특히 베트남, 네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출신이 급증한 것이 특징이다.
재류자격별 현황:
- 영주자: 87.2만 명 (26.4%)
- 기능실습: 41.8만 명 (12.7%)
- 특정기능: 20.3만 명 (6.2%) ↑
- 기술·인문지식: 35.6만 명 (10.8%)
- 가족 체류: 61.5만 명 (18.7%)
- 유학: 31.4만 명 (9.5%)
현장의 현실: 필수불가결한 존재
일부 지역과 산업에서 외국인은 이미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되었다.
지역별 외국인 비율 (2025년):
- 군마현 오이즈카초: 18.7% (전국 최고)
- 아이치현 니시오시: 8.9%
-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시: 7.8%
- 도쿄도 신주쿠구: 13.2%
특히 제조업 집적지역에서는
외국인 없이는 공장 가동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산업별 외국인 노동자 비율:
- 농업: 23.4%
- 건설업: 15.7%
- 제조업: 12.8%
- 간병·개호: 8.9%
- 외식업: 11.2%
사회 통합의 과제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사회적 갈등도 나타났다.
언어 장벽 - 일본어 능력 부족 문제:
- 일상 회화 가능: 68.2%
- 업무상 의사소통 가능: 45.7%
- 행정 서비스 이용 시 어려움: 72.1%
특히 의료, 교육, 행정 서비스 이용에서
언어 장벽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자녀 교육 문제
외국인 가정 자녀들의 교육 접근성이 낮다.
외국인 자녀 교육 현황 (2025년):
- 의무교육 연령 외국인 자녀: 14.7만 명
- 일본 학교 재학: 8.9만 명 (60.5%)
- 미취학·불취학: 2.1만 명 (14.3%)
- 모국 학교·국제학교: 3.7만 명 (25.2%)
언어 문제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고,
진학률도 일본인에 비해 현저히 낮다.
주거 차별
외국인에 대한 주거 차별은 여전히 심각하다.
주거 차별 실태 (2025년 조사):
- 외국인 임대 거부 경험: 41.2%
- 보증인 요구로 계약 불발: 28.7%
- 임대료 차별 경험: 15.9%
- 생활 소음 관련 갈등: 22.4%
특히 가족 단위 거주자들은
아이들 소음 문제로 이웃과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지역사회의 대응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적극적으로
다문화 공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선진 사례들:
하마마츠시: 다문화공생도시 비전
- 13개국 언어 행정 서비스
- 외국인 아동 교육 지원 센터 운영
- 통역·번역 자원봉사 네트워크
구마모토시: 외국인 지원 원스톱 센터
- 생활 상담부터 직업 소개까지 통합 지원
- 일본어 교실 운영
교토시: 유학생 정착 지원
- 주거 지원, 아르바이트 소개
- 지역 주민과의 교류 프로그램
하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는
소극적 대응에 그치고 있다.
기업의 고민
외국인을 고용하는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이 겪는 어려움:
- 의사소통 문제: 67.8%
- 문화·관습 차이: 52.4%
- 법적 절차 복잡성: 45.3%
- 주거 지원 부담: 38.9%
- 조기 이직: 34.6%
특히 중소기업은 외국인 고용을 위한
지원 시스템이 부족해 어려움을 호소한다.
기능실습제도의 문제점
일본 이민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기능실습제도의 구조적 모순이다.
제도의 모순:
- 명목: 개발도상국에 기술 전수
- 실제: 값싼 노동력 확보 수단
인권 침해 실태 (2025년 조사):
- 최저임금 미달 급여: 18.7%
- 과도한 장시간 노동: 24.1%
- 실습 중 사고·부상: 연간 2,847건
- 실습생 실종(도주): 연간 8,924명
국제사회에서도 '현대판 노예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정책 전환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정책 방향 (2025년):
- 기능실습제도 단계적 폐지
- 새로운 '육성취업' 제도 검토
- 외국인 인권 보호 강화
- 사회 통합 프로그램 확대
통합 정책 강화:
- 일본어 교육 의무화
- 생활 지원 센터 확대
- 다문화 공생 추진 자금 지원
- 차별 금지법 제정 검토
사회적 갈등과 대립
외국인 증가에 따른 사회적 갈등도 커지고 있다.
갈등 양상:
- 범죄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
- 문화·종교적 차이로 인한 마찰
- 복지 혜택을 둘러싼 갈등
- 일자리 경쟁에 대한 우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배척 감정이
강하게 나타난다.
여론 조사 결과 (2025년):
- 외국인 증가 찬성: 34.7%
- 외국인 증가 반대: 28.9%
- 조건부 찬성: 36.4%
사회 전체적으로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불안감을 갖는 양면적 태도를 보인다.
한국과의 비교
한국도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일본과 유사한 과제를 안고 있다.
한일 비교 (2025년):
- 외국인 비율: 일본 2.7% vs 한국 4.9%
- 단순기능직 비율: 일본 45.2% vs 한국 38.7%
- 영주권자 비율: 일본 26.4% vs 한국 31.8%
- 다문화 지원 예산: 일본이 상대적으로 미흡
한국이 외국인 비율이 높지만
일본은 노동력 부족으로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미래 전망과 과제
2030년까지 일본의 외국인은 4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이민 국가'로의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향후 과제:
1. 제도적 기반 정비
- 포괄적 이민법 제정
-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2. 사회 통합 정책
- 언어 교육 의무화
- 다문화 교육 확산
- 차별 금지법 제정
3. 지역사회 지원
- 지방자치단체 역량 강화
- 시민사회 참여 확대
4. 인식 개선
- 다양성 존중 교육
- 미디어 역할 개선
오늘의 교훈
일본의 이민 정책은 필요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사회 통합에 대한 준비는 부족했다.
외국인을 단순히 '노동력'으로만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양성을 사회의 활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도 이미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
일본의 시행착오에서 배워
더 포용적이고 통합적인 정책을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배제와 차별이 아닌
포용과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이 지속가능한 사회의 조건이다.
다음 화 예고
20화에서는 로봇 사회의 실험 – 기술로 해결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다룹니다.
인력 부족 해결책으로 주목받는 로봇과 AI 기술의 현실과 한계,
그리고 기술이 바꿔놓은 일본 사회의 모습을 살펴봅니다.
[일본 : 잃어버린 미래가 남긴 구조적 경고]
3부 19화. 외국인은 필요한데 받아들이기 싫은 일본 – 노동력 부족과 사회 통합의 갈등
(이 글은 일본 내각부 2024년 정책 백서, 경제산업성 2025년 개혁 보고서, 기획재정부 2024년 정책 분석,
OECD 2024년 구조개혁 권고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