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는 않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20년 차 개발자이자 10년의 직장 생활 후 창업해서 인썸니아라는 개발사와 핑거라는 Saa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유튜브에 올린 프리랜서 팁 관련 영상에 어떤 분이 댓글을 통해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해주셨어요. 혼자 공부해서 외주 개발자로 돈을 벌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이었어요. 이에 대해서 글로 정리하고 영상으로도 만들어보려고 해요.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QSUgrF_g4kk
저는 연세대 공과대학에 입학해서 2학년 때 컴퓨터과학을 전공으로 선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전공에 맞게 개발자라는 진로를 선택한 게 되었죠. 하지만 당시에는 전공 수업을 따라가기 너무 힘들었고 경영학을 복수 전공하거나 산업공학으로 과를 옮길까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컴퓨터를 좋아하긴 했지만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알았던 건 아니었고, 교수님들의 설명은 불친절했고 혼자 해결하기 어려웠던 과제 폭탄은 각자도생 하라는 것으로 느껴졌어요. 그런데 잘하는 친구들은 또 잘하더라고요. 실기 시험 때 저는 컴퓨터 앞에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데, 몇몇 친구들은 쉴 새 없는 타이핑 소리와 함께 문제를 풀어가 나는 것을 보고 자괴감까지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컴퓨터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마케팅이나 브랜딩 공모전에 참가하면서 경제, 경영, 자기 계발 서적을 100권 이상 읽었어요. 성공한 경영자들과 멘토링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참가해서 이런저런 멘토링도 받았고요. 다른 학교 중국 마케팅 수업을 청강하면서 직접 발표도 해서 A+로 받았습니다. 제 학점에는 반영되지 못했지만요. 또 다른 학교의 통계학 수업도 청강했고 주말마다 코엑스 창업 박람회를 가는 등 2학년 때는 거의 경영학도 같은 생활을 했습니다.
2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하고 고 10개월 정도를 휴대폰 대리점에서 일했어요. 대리점에서도 손님이 없을 때 또 경영/자기 계발 책을 100권을 더 읽었어요. 그리고는 복학하지 않고 IT 회사에서 개발자로 병역특례를 시작했습니다. 겨울 계절학기로 스노보드를 타다가 어깨가 탈구되었는데 수술을 받고 나니 병역 신체검사 4등급이 나와서 보충역으로 병역특례 개발자가 될 수 있었어요.
개발은 할 줄 몰랐지만 이력서와 면접에 독서와 멘토링 경험으로 어필을 해서 이를 좋게 보신 스타트업(당시엔 벤처기업) 대표님이 저를 채용해 주신 거였어요. 학교 전공수업은 재미없었지만 실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재밌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전공 때 배운 알고리즘이나 어셈블리, 이산수학 같은 지식은 거의 필요가 없었고 내가 만드는 사이트가 사용자에게 매력이 있는지, 사용하기 편한지, 빠진 흐름은 없는지,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소통 등에 대한 고민과 경험이 더 중요했거든요. 당장 필요한 기술 지식은 HTML, 데이터베이스, CRUD였고 그 외의 실무 지식은 서비스를 만들면서 익혀가면 되었어요.
이후로는 병특이 끝난 후 한 동안 개발을 좀 더 독학하기도 했고 소규모의 비영리 기업의 파트타임 개발자가 되었다가 이후에는 10~30명 규모의 스타트업들에서 개발자 생활을 했어요. 다룬 언어와 기술도 다양하고 웹 풀스택 개발, 아이폰/안드로이드 네이티브로 서비스도 출시했고 Unity로 게임도 만드는 등 여러 가지를 경험이 쌓였어요.
마지막 회사에서 CTO를 하면서 복학을 해서 남은 3, 4학년을 마치고 졸업했고, 투자를 받고 규모가 커져 50명 정도 되었을 때 퇴사를 하고 창업을 한 거예요. 스타트업을 하다가 망해서 프리랜서를 시작했고, 개발사로 커져서 어느 정도 안정된 다음에서 다시 핑거와 같은 자체 플랫폼을 시도해보고 있고요.
저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기술적인 조언을 해주는 사수가 없었어요. 혼자 구현해야 하는 상황이 대부분이었고 필요한 기술은 직접 학습하고 트렌드를 꾸준히 익히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익숙해졌고요. 당시에는 개발 강의가 많지 않아 거의 개발 서적도 100권 이상 구매해 읽었어요. 열심히 오타를 신고해서 개발서적 출판사에서 새로 출간된 책들을 보내주기도 했었고요.
썰을 풀다 보니 길어졌네요.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거예요. 제가 개발자가 되어 지금까지의 지식과 경험을 쌓는 데에는 학교 전공이나 사수의 여부가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어요. 물론 전공을 컴퓨터로 선택했다는 사실은 컴퓨터에 대한 관심을 확정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주변에 컴퓨터를 전공한 친구들이 많으면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겠도. 그런데 프로그래밍에 관심은 성인이 된 후에도, 이미 직장 생활을 한 뒤에도 생길 수 있잖아요?
지금처럼 인터넷에 자료가 많은 시대에는 전공생이라는 점 보다도 한 가지 주제에 대한 높은 관심과 몰입, 근기가 훨씬 더 큰 장점이에요. 전공생이라도 전공 수업만 듣고 따로 학습하지 않은 사람은 제품을 만들 수 없을 것이고요. 비전공생이라도,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유튜브나 인프런, 유데미에서 개발 강의를 보고 개발 책을 보고 해도 전공생보다 개발을 잘할 수 있고요.
사수가 있으면 물론 문제 해결이 조금 빨라질 수 있을 텐데 이제는 사수보다도 GPT가 더 친절하고 상세하게 답해주기 때문에 사수를 찾을 필요도 없어요. 회사에서 사수 역할을 하는 시니어들은 바빠서 나를 못 챙겨주고요. GPT가 없던 시절에도 구글링 만으로 대부분의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어요. 문제를 해결하려는 습관과 끈기, 꼼꼼함이 있으면 되었고요.
일단 한 명의 개발자로서의 능력을 갖게 되었다면, 취업을 할지 프리랜서로 생활할지 선택을 할 수 있겠죠. 프리랜서가 되기 위해 꼭 직장생활을 할 필요는 없어요. 만약 내가 언젠가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것이 목표라면 한 번쯤은 회사 생활을 할 필요가 있지만요. 취업을 하게 되면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지 않는 한, 또는 내가 저성과자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해 줄 거예요.
프리랜서는 내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얼마나 프로젝트를 잘 수주하느냐에 따라 직장인보다 몇 배를 벌 수도 있지만 내가 비효율적으로 일하거나 프로젝트를 잘 수주하지 못하면 오히려 손가락만 빨게 될 수도 있어요. 이건 기술 지식과 같은 하드 스킬보다는 소통과 견적 산출, 고객사 영업과 프로젝트 선택과 같은 소프트 스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효율적인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같은 기능을 더 빨리 만들 수 있는 기술 스택의 선택과 도구의 활용도 매우 중요하고요. 회사에서는 주어진 기술 스택과 이미 쓰고 있는 도구를 사용하면 되고 내가 크게 효율적으로 일하지 않아도 월급은 똑같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프리랜서라면 내가 두 배 빨리 일할 수 있는 기술과 도구를 선택하면 돈을 두 배 벌 수 있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더 많이 공부하고 적극적으로 트렌드를 따라갔을 때 성공하기 쉬워진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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