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불완전

사물의 관계-스마트폰

by 윤담


스마트폰은 늘 내 손안에 있다.
손끝에서 작은 빛이 켜지고,
그 빛 속에서 세상이 움직인다.
누군가의 웃음, 누군가의 슬픔,
그리고 나의 하루가 동시에 존재한다.

가끔은 이 기계가 너무 가깝게 느껴진다.
몸보다 마음에 더 닿아 있는 감각.
잠들기 전 무심코 화면을 켠다.
세상이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나를 안심시키면서도 더 외롭게 만든다.

스마트폰은 사람을 연결시켜 주지만,
그만큼 고립시키기도 한다.
‘읽음’ 표시 하나가 대답이 되지 못하고,
짧은 답장이 마음의 온도를 뒤흔든다.
이 작은 화면 속에서
인간은 너무 쉽게 행복해지고,
또 너무 쉽게 불행해진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우리가 사람으로 산다는 증거다.
불행이 스쳐 갈 때
행복이 얼마나 가까운지 깨닫게 되니까.
누군가에게서 온 단 한 줄의 문자,
“잘 지내?”
그 문장이 내 하루를 버티게 한다.
그리고 그 하루가 쌓여
다시 살아볼 용기가 된다.

며칠 전, 오래된 사진 하나를 보았다.
가족이 모두 함께 있던 여름날이었다.
손에는 스마트폰 대신 서로의 손이 있었다.
그 사진을 오래 바라보다가
가슴이 천천히 따뜻해졌다.
그건 추억의 온도이자,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있다는 감각이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아마도 이런 온도로,
이런 사소한 연결들로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불행이 잠시 찾아와도,
그 불행이 행복의 모양을 그려준다.
빛과 어둠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세상이 입체가 된다.

나는 오늘도 스마트폰을 켠다.
그 안에서 누군가의 웃음을 보고,
다른 누군가의 슬픔을 본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지나며,
내 안에 여전히 살아 있는 이름 하나를 떠올린다.

사람은 아마,
빛으로 사는 게 아닐 것이다.
빛이 꺼진 뒤에도
남아 있는 어둠의 온도,
그곳에서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찾는다.
그 이름이 남아 있는 한,
삶은 아직 끝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