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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기철 James Ohn Apr 19. 2023

병의 원인과 치료

원인을 모르는 병이 더 많다.


중앙일보; 한의사 진맥 진딘

몸에 이상이 생기면 환자는 의사를 찾아간다. 의사는 환자가 자신을 찾아온 연유를 들어 보고 몇가지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들은 다음 진찰을 한다. 이렇게 환자의 병력을 파악하고 진찰 소견을 종합해 보고 몇가지 가능성이 있는 병을 열거 한 다음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검사를 한다. 검사 결과가 나오면 비로소 환자의 병명이 밝혀 진다. 이것을 진단이라고 한다. 


병명이 밝혀 지면 치료 계획이 세워지고 이에 따라서 치료가 진행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완치가 가능한 병은 생각보다 그리 흔하지 않다. 대개의 만성질환은 환자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환자의 몸에서  떠나지 않는 다. 이런 병들은 의사가 병을 관리하여 환자를 좀더 편하게 오래 살도록 한다. 

의사가 환자의 병을 대하는 방법은 군대가 적을 상대하는 것과 흡사하다. 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적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다음 작전 계획을 세워 전투 에 임한다. 적에 대해서 많이 알면 알 수록 적을 물리칠 확률이 높아 진다. 


병을 완치 시킬 수 있느 냐 없느냐 는 병의 원인을 아느 냐 모르 느냐에 달려 있다. 원인 이 확실한 병은 대부분 완치가 가능 하다. 가장 좋은 예가 박테리아의 감염에 의해서 생기는 병들이다. 병의 원인은 박테리아이고 세균을 죽이는 약은 항생제이다.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인 병들은 예방주사를 맞아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으나 요지음에는 항 바이러스 약이 나와서 점점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다. 


그러나 암, 관절염,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치매 등등 만성질환은 그 원인을 모른다. 병이 어떻게 생기는 지에 대한 이해는 날이 갈 수 록 더 명확해지고 있지만 박테리아와 감염증 같은 원인과 효과(Cause-Effect) 관계가 성립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환자에게서 이병을 퇴치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병을 잘 관리하면 환자는 대개 편하게 오래 살 수 있다. 물론 이중에 예외는 있다. 


우리몸에서 일어나는 증세는 꼭 의학 서적에 기재되어 있거나 의사가 알고 있는 병에 부합되는 것은 아니다.   환자가 의사를 찾아와서 이런 호소를 하면 의사는 곧잘 “쓸데 없는 호소(non-specific complaint)”라고 그냥 넘어 간다. 


1980년 대 전에는 통증과가 없었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 대 초에 통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 했다. 이전에는 몸 어느 부분에 통증이 있으면 분명히 그 원인이 되는 환부가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예를 들면 왼쪽 가슴이 아프면 심장이 오른쪽 윗배가 아프면 담낭이나 간이 고장 나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 한다. 그러나 이렇게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중에는 아무리 검사를 해 보아도 해당 기관에 전혀 이상이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이런 환자가 통증을 호소 하는지 그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통증 자체를 관리하여 환자가 가능한 한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해주어야 한다. 물론 통증의 기전에 관한 여러 가지 이론이 있다. 


통증외에도 의사가 “쓸데 없는 호소”라고 하지만 환자에게는 많이 불편한 증세가 한둘이 아니다. 과학은 원인-효과 관계가 성립되지 않으면 진실이 아닌 것으로 취급한다. 과학적인 교육을 받은 의사들은 이런 환자들을 어떻게 관리 할지 잘 모른다. 따라서 환자들은 다른 방법을 찾아 간다. 구태여 원인을 찾으려 하지도 않고 환자들이 알아듣기 쉬운 말로 증세를 설명해 주고 친숙한 방법으로 치료해주는 의료인들을 찾아 간다. 한의사가 좋은 예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의료를 Alternative Medicine 이라고 한다. 


하지만 의학은 정말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면역학과 유전학의 발전은 지금 까지 오리무중이었던 병의 기전을 설명해주고 있고 병의 관리와 치료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며칠 전에 악성 피부암인 멜라노마를 엠알엔에이 박신으로 치료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비드19 박신도 엠알엔에이 박신이다. 


과학의 발달은 얼터너티브 메디신의 베일을 벗겨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몸의 신비는 과학이 어쩔 수 없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우리몸을 “소우주” 라고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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