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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기철 James Ohn Aug 01. 2021

백인(White)과 황인(Yellow)

Occidantal and Oriental


(그림 2 외젠 들라크루아, '이탈리아와 예술품들을 유린하는 아틸라 부대', 부분, 1838-47년.


그림 2는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가 그린 아틸라의 모습이다. 늑대 가죽을 뒤집어쓰고 말 위에서 철퇴를 휘두르는 거친 전사의 모습이 강렬한 색깔로 묘사되어 있다. 이 그림에서 야만성은 경멸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매력을 내뿜는 요소로 다가온다. 자세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역사적 인물을 뛰어난 상상력과 표현력으로 부활시킨 화가의 재주가 참으로 놀랍다.

https://news.joins.com/article/19111607)


40년전 4년동안 수련을 마치고 로드 아릴런드 프로비던스의 한 종합병원에서 마취의사로 일을 시작 했다. 나보다 서너 살 많은 백인 외과의사와 코드가 맞아서 서로 농담도하며 지낼정도로 친해 졌다.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말이 나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느날 그는 나에게 "오리엔탈"은 아시아 사람들을 비하하는 말이라고 귀띰 해 주었다. 그 이후로 오리엔탈이라는 단어가 눈에 띠면 마음이 석연치 않았다. 그러나 이 단어는 여기저기서 흔하게 쓰이고 있었다. 오리엔탈 호텔, 오리엔탈 레스토랑, 오리엔탈 살라드, 오리엔탈 익스프레스 등등 별로 나쁜 것 갖지가 않았다. 오히려 한국과 일본에 가면  더 흔하게 오리엔탈이 들어간 간판을 볼 수 있었다.


웨브스터 영어 사전에서 Oriental을 찾아 보면  "오리엔탈은 오랬동안 식민지주의, 그리고 다른종류의 사람들이라는 배타적 그리고 신비스러운 이국적인 의미와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단어로서 이말이 아시아외의 다른 나라 사람들이 아시아 사람들을 지칭하는 데 사용될 때는 보통 불쾌감을 준다"라고 정의 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이외의 것들에게 사용될 때는 보통 불쾌감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통용 된다. 예를 들면 "Oriental", "Oriental people"은 아시아 사람을 비하하는 뜻이 전달 될 수 있으나 "Oriental Express"는 

단순이 동쪽 나라로 가는 기차라는 뜻으로 불쾌 감을 전달 하려는 목적이 없다. 


오리엔탈에 반대 되는 말은 옥시덴탈(Occidental)이다. 오리엔트는 해가 뜨는 동쪽, 옥시덴트는 해가 지는 서쪽을 의미 한다. 동양과 서양이다. 오리엔탈은 동양사람이고 옥시덴탈은 서양 사람이다. 그러나 오리엔탈 이라는 말은 흔히 써도 옥시덴탈은 거의 쓰지 않는 다. 우리가 서양문명이 지배하는 세상에 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세상은 기준이 서양과 동양의 중간에 있지 않고 서양에 있다. 


그렇지만 그 옛날에는 동양이 서양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훈족과 흉노족이 같은 민족이었는 가는 논난이 많지만 우선 그렇다고 가정 하자. 로마와 한나라는 서양과 동양에서 거의 같은 시대에 성했던 제국이었다. 흉노(훈)족은 한나라를 위협했다. 그들은 말을 잘 탓기 때문에 뛰어난 전투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한나라에게 밀린 그들은 동 유롭으로 진출 했다. 원래 동유롭에 살고 있던 게르만족은 훈족에게 밀려 남 쪽과 서쪽으로 이동 하게 되었다. 이를 게르만족의 대이동이라고 한다. 476년에 서로마는 게르만족 용병대장 오도아케르에 의해서 멸망 했다. 


5세기 전반 아틸라가  지도자였을 때 훈족은 전성기를 이루었다. 지금의 루마니아에서 동쪽으로 카스피해,

서쪽으로 라인강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을 지배 했다. 아틸라가 갑자기 사망하여 훈족의 활동은 끝을 맺었다. 그러나 이들의 흉악한 모습과 잔인 한 전투 태도는 유롭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 넣었다. 작은 키, 큰 얼굴, 떡 벌어진 가슴, 검게 탄 피부, 납작한 코, 작은 눈 등으로 묘사 되는 훈족의 모습은 유롭 사람들에게 무서운 괴물이라는 인상을 깊게 심어 주었다.  13세기 몽고 사람들의 유롭 정복(징기스칸)은 이러한 생각을 더욱 진하게 만들었다. 


1900년, 중국에서 난리가 났다. 망해가는 청나라를 구해 보겠다고 중국 청년들이 맨주먹으로 반란을 일으 켰다. 의화단 사건이었다. 서양사람들은 이를 Boxer Rebellion 이라고 했다. 백인들은 예수교를 앞세워 청나라 영토와 이권을 야금야금 빼앗아 가고 있었다. 청년들은 유교와 청나라의 전통을 되살려서 그리스도교와 외세를 몰아내어 망해가는 나라를 구하려고 했다.  그들은 백인은 물론 중국인 예수교 신자도 잔인하게 죽였다. 교회는 보이는 대로 파괴 했다. 겉으로 반란군을 평정하는 척 했던 서태후는 서양세력을 몰아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반란군을 슬쩍 도왔다. 일본을 포함한 8개국은 군대를 파견하여 반군 진압에 나섰다. 이전쟁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사람은 독일의 카이저 윌헤름 2세였다. 


1900년7월27일 카이저는 중국으로 파견되는 군대 앞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적을 만나면 반드시 죽여야 한다. 용서해서도 안되고 포로로 잡아도 안된다. 네손에 들어온자들은 네 칼에 쓸어저야 한다. 천년전에 아틸라 왕이 지배했던 훈족이 우리들에게 잔인의 상징 처럼 알려저 있는 것과 같이 중국에서도 독일 사람들을 눈을 똑바로 뜨고, 아니 반쯤 감은 눈으로도, 처다 볼수 없을 정도로 독일사람들이 그렇게(무섭게) 알려지게 하라."


카이저는 소위 황화(Yellow Peril)을 이용하여 독일군의 사기를 돋구려고 했다. 황화는 귀물같은 황인종이 백인을 몰살시킬 수가 있느니 황인종을 그냥 두면 안된다는 이론이었다. 카이저는 이 이론을 이용하여 유롭국가들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국가들을 식민지화 하는 것을 독려 했다. 그는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이기자 백인 서양국가들이 황인 아시아인 국가들에게 크게 위협을 받게 되었으며, 만약 일본이 중국과 힘을 합친다면 이들이 전 서양을 지배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 했다. 사실 러일전쟁은 황인과 백인이 싸워서 황인이 이긴 최초의 전쟁이었다. 


이토 히로부미와 안중근은 둘 다 동양평화를 외쳤다. 이토는 선진국 일본이 중국과 한국을 지배하여 백인 서양세력에 대처해야 삼국이 평화를 유지 할 수 있다고 주장 했고 안중근은 독립된 삼국이 서로 협력 해야 백인 서양세력의 침략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 했다. 20세기 초의 백인 우월주의는 황인들을 항상 위협하고 있었다. 백인 문명국이 황인 비문명국을 다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2016년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연방 정부 서류에 오리엔탈이라는 말 사용을 금지하게 했다. 대신 아시안(Asian)이라고 기제 하라고 했다. 니그로라는 말을 쓰지 않고 아프리칸을 쓰는 것과 마찬 가지이다. 명사건 형용사건 "오리엔탈은 무엇인가 신비롭고 다른, 백인 서양 것이 아닌" 이라는 뉴앙스를 깊게 풍긴다. 더구나 이말이 아시아인을 지칭할 때는 백인보다 못한 비문화인임을 뜻 한다. 아시아에 살고 있는 아시아 사람들도 이제 이말은 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 한다. 세상사람들이 옥시덴탈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몇년전에 우리 칸트리 클럽 메뉴에 "Oriental Salad"가 있었다. 나는 레스토랑 매네저에게 "아시안 살라드"로 바꾸어 달라고 요청 했다. 그 이후로는 오리엔탈 살라드는 매뉴에서 사라졌다. 옛날에는 다른 음식점 매뉴 에서도 심심치 않게 오리엔탈 살라드를 볼수 있었으나 요지음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마 오바바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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