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아픈 까망이...
올 겨울은 유독 춥고 길게 느껴지는 게 나만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길에서 사는 동물들에겐 이 길고 추운 날들이 언제 끝날까... 저 보다 더 하겠지요. 그 조차 하늘의 뜻이고 섭리라면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이 추운데 추위를 잘 타는 동물인 고양이들은 어떡해 겨울을 나며 대체 어디서 밤추위를 피할까 궁금합니다.
추운 날 까망이는 현관 안까지 들어와 냐옹거리고 그래서 추운 날 오면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도 그 앤 중문 앞 발매트까지만 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까망이는 밥을 먹으러 와서는 평소엔 자두에게 얼굴을 비비며 아는 체를 하는데 그날은 오자마자 재채기를 심하게 여러 번 하는 겁니다. 아... 저 애가 감기에 걸렸나 보다... 해도... 뭐 어쩔 수가 없었지요. 그리고 며칠이 흐르고 새벽 3시에 현관에서 냐옹 거리길래 중문을 열었더니 까망이가 홀짝 뛰어들어옵니다. 얼마나 추웠으면 이 시간에 여길 왔을까 마는 들아와서는 또 발 매트까지만 와서 앉아 있습니다. 추워서 문을 닫으면 예의 또 가장 슬픈 목소리로 울어 댈 테고요. 들어와서 간식을 주니 먹습니다만... 자세히 보니 재채기를 연신하느라 잘 먹지도 못하는데 재채기할 때마다 콧물인지 침인지 사방으로 튑니다. 게다가 눈을 보니 한쪽 눈을 뜨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눈물을 연신 흘리고... 어쨌든 많이 아프구나, 그러니 문을 닫고 넌 오늘 그냥 여기 실내에 있어라 하는데 너무나 울어 대는 겁니다. 그렇게 새벽 4시가 되었는데 문을 열어 달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문을 열면 나가지도 않고요... 문을 여니 이번엔 자두가 들어왔습니다. 자두에게도 간식을 주고 ChatGPT에게 고양이 증세를 물어보니 고양이 헤르페스 같다고 합니다. 심한 재채기와 콧물과 눈물을 흘리거나 눈을 잘 못 뜨는 증세를 보고 말입니다. 다행히도 인수공통 전염병은 아니니 사람과는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약을 먹이고 따뜻하게 해 주라 하는데 이 애를 어째야 할까... 새벽에 고민에 빠졌습니다. 개에게 전염이 되냐 했더니 이 또한 다행히도 고양이에게만 걸리는 병이라 개에게도 전염이 되지 않는다 합니다. 어쨌든 약을 먹이고 눈에 안약을 넣어 주어야 하는데 어떤 방법으로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할지...
그렇게 4시 넘었고 자두는 내보내 달라고 낑낑거려 문을 여니 나가고 조금 있으니 까망이도 밖으로 나갔습니다. 밖에 까망이용으로 만든 집에 들어가는 건지... 어쨌든 잠이 다 달아났고 까망이 걱정이 몰려왔습니다.
어째야 할까... 다시 ChatGPT에 물어보니 그대로 두면 건강한 아이고 초기라면 2~3주쯤 후에 회복... 그러나 이미 눈을 잘 못 뜨는 경우에 건강상태가 안 좋으면 실명되고 코와 입까지 내려오면 밥도 못 먹고... 결국 추운 겨울엔 죽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큰 일입니다. 이 애를 당장 오늘 저녁이라도 병원에 데리고 가서 치료를 해야 합니다. 항생제 주사를 맞히고 눈에 안약을 넣어주고 따뜻한 곳에 하루정도라도 있게 해서 방사를 하라고 합니다. 오늘 저녁에 이 애가 와야 하는데, 그래야 데리고 병원엘 가는데, 오지 않고 또 어디로 가서 며칠 떠도는 건 아닌지... 그러다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이 밀려옵니다. 어쩐지 이 애가 요즘 자꾸만 현관에 들어와 냐옹대며 들어오려고 하는데... 그래서 그랬나 봅니다. 자기 아픈걸 내게 알리려고... 그런데 며칠을 그냥 그렇게 두고만 봤고 어제야 아픈 걸 알아챘으니 말입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또 후회가 밀려옵니다. 진즉에 알아채고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아니 아예 정을 주지 말았어야 하는데... 이렇게 된 이상 모른 체할 수도 없습니다.
다시 강추위가 와 주말까지 영하 10도 내외에 체감온도는 영하 16~18도쯤 될 거라 하는데...
이 추위에 저 애를 어째야 할까요...
그렇게 며칠이 또 지나고 까망이가 왔길래 잽싸게 안아 운동가방에 넣었더니 약간의 저항은 하지만 하악질 하고 할퀴고 하는 격렬한 저항 없이 그냥 가방에 담아 병원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병원에 도착하고 진찰을 하려고 보니 증세가 많이 나아진 건지 병원이란 걸 알아서 그런지 재채기도 안 하고 눈물도 그리 흘리지 않고 콧물도 안 흘립니다. 이상합니다. 아마도 건강하니 자연회복으로 나아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의사는 항생제 주사는 안 맞아도 될 거 같고 안연고를 넣어주라 하여 약만 받아 왔습니다. 갈 때는 그렇게 가방에서 냐옹거리며 슬피 울더니 올 땐 쥐 죽은 듯 가방에 있어서 집에 와 거실에서 꺼내주자 사방을 둘러보다 그나마
익숙한 공간이니 이제 경계를 푸는 것 같습니다. 놀라고 고생했으니 좋아하는 닭가슴살을 주자 마침 들어온 자두와 나눠먹고 잠시 머물다 열린 문으로 슬그머니 나가버립니다. 그런데 문젠 그 병은 완전 치료는 안되고 사람처럼 헤르페스균이 몸속에 있다가 고양이가 컨디션이 떨어지거나 상태가 나빠지면 또 발생하고... 그런답니다. 그런데 병원에 다녀오니 주말에 다시 기온이 뚝 떨어져 체감온도는 거의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즈음, 까망이는 다시 안 좋아졌습니다. 계속 재채기와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리며 훌쩍거리고 있습니다. 안약을 넣어주어선지 눈물을 흘리거나 눈을 뜨지 못하는 상태는 아닌데... 콧물과 기침, 재채기가 계속됩니다. 다시 병원엘 데려가야 하나... 일단은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녀석을 잘 먹여 이 겨울을 잘 나게 하는 것이 중요할 거
같습니다. 따뜻한 실내에 머물면 좋으련만 왜 실내에 들여놓으면 그렇게 울어대며 불안해하는지... 어쨌든,
다시 몰려온 추위는 또 언제 풀릴지 모르지만 빨리... 겨울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2월 8일에 쓴 글입니다.
요즘의 까망이는 여전히 재채기를 합니다만 다행히 눈은 뜨고 있습니다. 하지만 콧물 때문에 연신 훌쩍거리고 있고요... 게다가 요즘은 매일 오지 않아 걱정인데 그래도 이틀에 한 번씩은 와서 안부 확인해 주듯 모습을 보이고 돌아갑니다.
자두, 살구, 고양이에 대한 지난 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