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까망이 그리고 나

8. 모두의 겨울나기...

by James 아저씨

날이 풀렸다... 잠시 찬바람이 불다... 변덕을 부리면서도 어김없이 그래도 봄은 조금씩 오고 있나 봅니다.

그런데 지난 2월 초 한창 추웠을 때 마당의 CCTV화면을 보니 자두는 여전히 추워도 밖에서 저러고 자더군요. 누가 보면 집이 없어서 저런 줄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게... 눈밭에 찍힌 자두 발자국입니다. 반원형으로만 저렇게 발자국이 찍힌 건 자두가 저기로만 저렇게 다녔다는 것일 텐데 자두는 왜 저렇게 발자국을 남겼을까요. 하루가 지나니 눈이 녹아서 저렇게 된 것인데 처음엔 눈에 발자국이 원형으로 찍혔고 그게 하루지나 녹으면서 자두 발자국까지 함께 녹으며 마치 사람이 길게 발자국을 낸 것처럼 보입니다. 저는 눈 밭의 마당엘 나가지 않거든요. 그런데 저렇게 눈밭에 발자국이 생긴 걸 보니 자두의 이상한 취향을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걸어 다니는 곳으로만 다닌다는 걸... 다른 곳엔 자두 발자국이 전혀 없습니다. 옆 마당에도 자두 발자국은 자기가 다니는 곳만 발자국이 나 있습니다. 자두는 자기가 다니는 곳으로만 다니나 봅니다. 요즘 자두는 옷을 벗었습니다. 우측 사진 하단에 해가 비치는 곳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자두는 여전히 산책은 안 나가고 절친이던 고양이가 와서 아는 체를 해도 보는 둥 마는 둥 시큰둥합니다. 오히려 고양이가 자꾸 와서 얼굴을 부딪고 몸에 가까이 오면 우왕~ 하며 쫓아 버립니다. 애정이 식었나 봅니다. 순진한 총각을 꼬셔 놓고 이제와서 모른체 하는 늙은 자두의 심뽀는 놀부의 변덕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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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2월 2일 오후/ 우) 2월25일 오후

그리고 다른 고양이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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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처음 우리 집에 오던 삼순이와 까망이/ 우) 요즘 동네에서 보이는 까망이들

거의 2주일 만에 자두가 산책을 나갔고 까망이도 따라 나왔는데 멀리 다른 고양이들이 보이자 까망이는 길옆으로 들어가 숨었습니다. 내가 '까망아~'불러도 까망이는 나무뒤로 숨더군요. 마침 저 맞은편에서 동네 어떤 분들이 오시다 까망이를 보더니 뭐라고 이름을 부르는데 신기해서 말을 붙여봤죠. '저 고양이가 선생님댁에서도 밥을 먹나 봅니다...'라고요. 그랬더니 '네 우리 집에서 밥을 먹어요' 그럽니다. 어라 저 녀석이 우리 집만 가는 게 아니라 다른 데서도 밥을 먹네... 하는데 가까이 가서 뭐라 이름을 막 부릅니다.

아마도 그 댁에서 붙여준 이름이 따로 있었나 봅니다. 우리 집에선 '까망이'이라고 불렀는데...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본 그분들은 '어~ 콩이가 아니네...'라고 하십니다. 그러더니 '우리 집에 오는 애가 아니에요...' 합니다.

그 댁에서 밥을 주는 고양이도 아마 까망이와 비슷한 애였나 봅니다. 그래서 그랬죠. 이 애와 똑같이 생긴 형제가 있었는데 여름까지는 같이 다니더니 가을부터 같이 안 다니고 이 애만 우리 집으로 온다... 그 형제는 다른 곳에 터를 잡은 것 같다고... 했더니 그분들은 한술 더 떠... 원래 4형제인데 지금 둘은 안 보인다고 합니다. 삼순이 2마리와 까만 애 두 마리... 그런데 요즘 삼순이들이 안 보인다고요. 생각해 보니 우리 집에 처음에 같이 왔던 삼순이가 요즘 안보입니다. 그분들 말로는 처음에 어린애 4마리가 같이 다녔다고 합니다. 그러더니 요즘 삼순이들 2마리가 안 보이고 까만 애만 보이는데 그 애에게 밥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애 이름이 까만 콩이었나 봅니다. 생긴 걸 보더니 콩이가 아니네.... 하시는 걸 보니 내가 만났던 형제 아이를 그 집에서 밥을 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집 까망이는 그 동네까지는 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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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간식을 차 밑에들어가 먹는 치즈/ 중) 윗 마을에서 내려오는 치즈/ 우) 까망이용으로 만든 두개의 집에 치즈가 들어가 있고

그런데 요즘 흰털이 많은 치즈가 우리 집에 자주 나타납니다. 까망이가 있을 땐 둘이 영역 다툼으로 엄청 요란한 소리로 기선제압을 하는 건지... 둘이 대치를 합니다. 자두는 둘이 그러고 있어도 멀뚱멀뚱 보고만 있다 내가 나가니 그제야 치즈에게 다가갑니다 그런데 치즈는 자두가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하악질을 하며 자두에 덤빌 듯하다 아주 가까이 가자 밖으로 나가 차 밑으로 숨습니다. 옛날의 자두 성격으로는 고양이가 나타나면 득달같이 왕~하고 달려들었을 텐데... 요샌 고양이들을 보면 낑낑거리기만 할 뿐 물려고 하거나 쏜살같이 달려가 공격하지 않습니다. 이걸 아는지... 아주 온 동네 냥이들이 다 자두를 우습게 여기는 것 같아 웃기고도 가슴이 아픕니다. 아무튼 요즘 까망이가 덩치 큰 치즈와 대치를 하곤 합니다. 그 치즈가 그제 저녁 까망이가 없을 때 왔길래 닭가슴살을 주었더니 차 밑에 가지고 들어가 먹습니다. 이 애가 요즘 자주 나타나 까망이에게 만들어준 집에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정작 까망이는 그 집에 안 들어가는데 말입니다. 밤에 나가면 요 치즈가 놀라서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이 집을 접수하고 자기가 살려고 하는지... 까망이는 덩치에 밀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또 발견한 새로운 삼순이...

새로운 삼순이

며칠 전 마당에 나타난 새로운 아이입니다. 이 애는 조심조심 현관 쪽으로 다가가는걸 거실 통창에서 발견했습니다. 이 애는 현관 쪽에 아마도 자두가 있으니 살금살금 다가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애는 우리 집 뒤쪽 숨집에 밥을 놓아두는 곳, 그쪽에서 나와서 거실 앞을 질러 현관 쪽으로 다가가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숨집에 밥이 다 떨어져 자두네 집에 둔 밥이나 마당 테이블 밑에 둔 고양이 밥을 먹으러 오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우리 집에 오는 아이들이 내가 모르게 다른 아이가 또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 아이는 까망이보다는 덩치가 작아 보입니다.


자두, 살구, 고양이에 대한 지난 글들

[브런치북] 자두, 살구 이야기

[브런치북] 어느 날 고양이-1

[연재 브런치북] 어느 날 고양이-2

[브런치북] 시골냥이들과 자두-1

[브런치북] 시골냥이들과 자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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