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까망이 그리고 나

9. 힘겨운 자두의 봄 맞이...

by James 아저씨

자두는...

좌) 발매트에 자리 잡고 누운 냥이를 째려보는 자두/ 중) 누워있는 자두에게 접근하는 까망이/ 우) 혼자 우두커니 마당에서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자두가 좀 아팠습니다. 평소 아침이면 현관에서 자다 6시30분에서 7시 사이면 끙끙대며 나를 깨우더니 며칠새 내가 나갈 때까지 그냥 누워만 있습니다. 누워서 나를 멍하니 바라보는 눈빛... 그래서 며칠을 나는 아침마다 누워서 나를 바라보는 자두의 양볼을 잡아 흔들며 아침인사를 했습니다. 그러면 자두도 다행히 헤헤 거리며 웃는 표정을 짓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렇게 볼을 잡아 흔들 때 '깽"하고 비명을 지르는 겁니다. 깜짝 놀라 손을 놓고 어디가, 왜 아픈지 몰라 살펴보니 볼-정확히는 턱밑-에 약간의 혹 같은 게 만져집니다. 오른쪽 턱 밑으로 뭔가 혹 같은 게 만져 저... 이게 뭐지? 이것 때문에 아픈 건가? 걱정됩니다만 내가 판단할 건 아니어서 일단 병원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했더니 그날 저녁에나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일단 늘 하던 아침 안약을 넣어주고 밥을 주러 나왔는데 다른 날 같으면 따라 나올 애가 그냥 누워만 있습니다. 강제로 일으켜 데려 나와 밥을 주었는데 밥도 보는 둥 마는 둥 하고 짭짭거리며 혀를 몇 번 날름거리다 맙니다. 아직까지는 식욕이 떨어져 본 적이 없는데... 몸이 불편해지니 점점 행동이 느려지고 산책도 안 나가긴 하지만 밥은 잘 먹었었는데... 처음입니다. 밥을 안 먹겠다 하는 건... 어쨌든 예약 시간이 되어 저녁에 병원으로 갔습니다.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검사를 위해 채혈을 하려는데 자두가 몸에 손도 못 대게 난리를 피우는 겁니다. 겁을 잔뜩 먹은 자두는 자기 몸에 손만 대도 악악거리듯 소릴 질러대며 밖에서 듣는 사람은 마치 자두를 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엄살 난리를 피며 못하게 합니다. 결국 수의사 2명에 나까지 셋이 자두를 붙잡고 목에 컬러를 채우고 입마개까지 하고 그 난리 끝에 채혈을 했습니다. 평소엔 이렇게까지 난리를 피지 않았었는데 말이죠... 1시간 정도 후에 결과가 나온답니다. 다시 대기실에 있는 동안 여러 강아지들이 들락거리는데 매너 좋은 자두는 그 아이들이 사납게 악악 대며 자두를 향해 짖어대도 자두는 전혀 반응도 없이 얌전히 그 아이들을 보기만 하니 칭찬이 자자합니다. 너무나 매너 좋고 얌전하다고... 조금 전 진찰실에서 채혈 때 난리를 피던 자두가 맞는지... 하여간 결과가 나왔습니다. 검사결과 염증반응이 있고 간수치가 약간 높은 것 말고는 다 정상이라 합니다. 노령견치고는... 건강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의 턱 밑에 혹처럼 만져지는 건 조직검사를 해봐야 아는데 저 노령견에게 마취를 하고 조직을 떼어 내는 건 위험해서 권하고 싶지 않는데 어찌할까요 하고 내게 묻습니다. 나 또한 못 깨날지 모른다는 말에 겁을 먹고 그럼 그건 하지 말자 하고 결국 소염진통제인 대증적인 약 스테로이드만을 처방받아 왔습니다. 약효과인지 며칠이 지나자 혹이 줄어들어손으로 만져지지 않고 자두는 닭 삶은 물에 건사료를 말아 주고 닭 살을 찢어 넣어 주었더니 그건 다 먹습니다. 물론 양은 예전보다는 적지만요... 어쨌든 이제 밥은 양은 적지만 먹고 있고 턱밑에 혹도 만져지지 않습니다. 스테로이드의 반짝 효과인지 모르겠습니다. 뭐 어쨌든 좋아지는 걸 보면 분명 약효가 있는 거겠지요.

아고... 이렇게 봄이 자두에겐 이렇게 요란하게 오나 봅니다. 순하게 왔으면 좋으련만 말이지요.


까망이는...

좌) 혼자 노는 까망이/ 중) 나가겠다고 보채는 까망이/ 우) 어떡하든 자두 쿠션에 누우려는 까망이

많이 나아져 가끔 콧물을 훌쩍이는 것 말고는 재채기도 안 하고 눈물도 흘리지 않습니다. 다만 요놈은 이제 누가 야행성 동물 아니랄까 봐 초저녁에 와서 자두와 함께 밥을 주면 밥을 먹고 잠시 쉬다, 놀다 슬그머니 없어집니다. 그러다 밤 11시~ 12시쯤이면 현관에 와 냐옹거리며 문을 열어 달라합니다. 중문을 열어주면 홀딱 뛰어들어와 발매트에 앉아 있습니다. 자자고 불을 끄고 문을 닫으면 서럽게 울어대지만 녀석을 그냥 두고 불을 다 끄고 나는 침대에 들어와 누우면 한동안 문 앞에서 울다 조용해집니다. 살짝 나가보면 발매트에서 엎드려 자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두 시간쯤 자다 다시 깨서 냐옹대고 그때 문을 열어주면 또 나갑니다. 자두도 깨 놓고 나도 깨 놓고 말입니다. 그러다 새벽 4~5시쯤이면 또 현관으로 들어와 중문 앞에서 냐옹거리며 문을 열어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웃기는 건 이때 자두의 반응입니다. 새벽에 현관에 와 냐옹거리면 자두는 자기 쿠션에 누워있는 채로 돌아온 까망이를 향해 작은 소리로 "으으으르렁~~' 거리며 까망이를 째려봅니다. 마치 "넌 이 새벽에 어디 갔다가 이제 와서 잠을 깨 놓는 거냐?"라는 듯요... 그러나 공격을 한다거나 문다거나 크게 '으르렁' 거리는 게 아니라 째려보며 작은 소리로 그렇게 '으르렁'댑니다. 뭔가 하여간 자두는 그런 까망이가 맘에 안 드나 봅니다. 어쨌든 돌아온 냥이에 다시 문을 열어주면 그렇게 발매트까지만 들어와 매트에 누워있습니다. 요놈이 이제 여길 제집으로 여기고 들락거리며 밤에 밖에서 무얼 하다 오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왔다 갔다 합니다. 고양이들의 야행성을 정말 실감합니다. 그런데 저 녀석이 새벽에 현관에 들어와 냐옹대면 자두도 깨서 같이 낑낑댑니다. 잘 자고 있는 자두도 깨 놓고 나도 못 자게 합니다. 아무튼 까망이가 좋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고 이렇게 날도 풀리니 정말 다행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새벽엔 춥습니다.


자두, 살구, 고양이에 대한 지난 글들

[브런치북] 자두, 살구 이야기

[브런치북] 어느 날 고양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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