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까망이 그리고 나

10.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고...

by James 아저씨

자두와 까망이의 웃픈 역전

날이 풀리자 까망이가 아주 활발해졌습니다. 이 아이는 내 퇴근 시간을 아는지 퇴근 때면 와서 자두와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통방통 합니다. 저녁을 먹고는 마당에서 자두와 잠시 놀다 집안으로 들어와 예전엔 딱 발매트까지만 들어와 그곳을 웬만해선 벗어나지 않더니 이제는 집안을 여기저기 수색하듯 돌아다닙니다.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말이 생각나게 이젠 싱크대에도 폴짝 가볍게 올라갑니다. 내가 방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면 혼자 2층에도 올라가 돌아다니며 수색을 하고 심지어 침대에 올라가기도 합니다. 이제는 이 집안이 모두 자기의 영역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러다 또 슬그머니 없어집니다. 그리고 자두도 고양이가 가고 나면 혼자 어느정도 있다가 나중엔 낑낑대며 보채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늘 이때만 되면 안타깝고 답답한데... 이게 루틴처럼 되니 그냥 자두가 또 시작되었구나... 하는 정도로 자꾸만 치부하고 넘기게 됩니다. 나가보면 찬 돌바닥에 누워 그러고 있기도 하고 마당에서 그러기도 합니다. 그러다 아주 깜깜해지고 추워지는 밤이 되면 현관에 들어와 자기 자리에 누우려면 더 합니다. 이땐 쿠션을 박박 긁고 뱅뱅 돌고 큰소리로 울고불고합니다. 나가서 몇 번을 만 저주고 달래주고 하기도 하지만 요샌 저러다 그냥 조용해지겠지 하며 무감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마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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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데 누워서 낑끼대고 잠들기전 쿠션에 누워 낑낑대고...

어제저녁에도 그랬습니다. 또 쿠션에서 자릴 잡기 위해 울고불고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내다보지도 않고 그냥 두었더니 한참 후 조용해져 중문을 슬쩍 열어보니... 세상에... 자두는 찬 현관 바닥에 누워있고 자두의 쿠션에 까망이가 떡하니 누워 있는 겁니다. 그게 밤 11시쯤이었습니다. 언제 들어왔는지 까망이가 자리를 뺏었고 그러니 그렇게 애달프게 울고 있었나 봅니다. 웃기는 이 상황을 보니 기가 막히고 자두가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되었는지... 이런 걸 웃프다고 하는 걸까요? 아무튼 자두를 쓰다듬으며 까망이랑 같이 자면 안 되겠니? 추우니 둘이 꼭 껴안고 자면 서로 따뜻하고 좋을 텐데... 하며 자두를 쿠션 쪽으로 밀어 넣으려 했더니 자두가 일어나 밖으로 나가 버립니다. 마치 삐쳐서 "흥! 그렇겐 못해요!" 하듯 말입니다. 해서 밖에 있던 쿠션 하나를 더 들여와 지금의 자두쿠션 옆에 놓아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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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자두 자리를 차지한 까망이

그렇게 다시 들어와 한참 있다 자두가 낑낑거리는 소리가 나서 중문을 열고 현관을 보니 자두가 비어있는 쿠션이 아니라 까망이 누워있는 쿠션에 자기 엉덩이를 밀어 넣고 올라가긴 했는데 불편한지 엎드려서 으르렁 거리고 있는 겁니다. 까망이가 누워 있는 곳에 히프먼저 놓고 일단 밀어낼 것처럼 말이죠. 그럼에도 까망이는 비켜날 생각도 없는 듯 보입니다. 자두는 엉덩이를 까망이 쪽에 대고는 뒤돌아 혼자 씩씩거리듯 으르렁대는데... 저러다 자두가 열받아 왕~하고 까망이를 공격하면 어쩌나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한참을 그러고 으르렁 대도 까망이는 꼼짝도 안 하고 외려 깊이 잠이 든 듯합니다. 결국 자두는 억울하고 분했는지 그냥 일어나 현관 밖으로 나가 찬 돌바닥에 누워 버립니다. 쫓아내지는 못하고 으르렁대며 겁을 주었음에도 꿈쩍도 않는 까망이 때문에 빈정 상했는지 그러고 나가 버리고 맙니다. 그게 새벽 1시쯤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침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자두가 낑낑거려 현관을 보니 까망이는 없고 자두 혼자 있습니다. 까망이는 자두 자리를 뺏고 누워 자다 심야에 야행성답게 어디론가 나가니 그제야 자두가 자기 자릴 돼 찾은 것 같습니다. 자기 자릴 뺏기고도 까망이를 공격하지 않고 혼자 으르렁대며 사람으로 치면 혼자 씩씩거리는 것 같은 모습이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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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의 빈 쿠션에 안들어가고 까망이쪽으로 엉덩이부터 들어간 자두 우) 쫒겨나? 문 밖에서 안을 보고 있고

하여간 자두는 고양이 때문에 울고 웃고 합니다. 그렇게 자기가 좋다고 쫓아다닐 땐 언제고 요즘 까망이가 와서 얼굴을 비비고 추운 날 품 안으로 들어오려면 으르렁 거리고 가까이 오면 '왕'하고 신경질을 부리며 까망이를 못 오게 합니다. 그럼에도 까망이는 아랑곳없이 머리를 디밀고 자두에게 다가갑니다. 그럼 자두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나며 피합니다. 이런 웃기는 역전이란~~ 까망이는 이제 자두가 완전 호구라는 걸 알아차린 것 같습니다. 다만 까망이는 자두 품으로 들어가려는 것은 자두가 완강히 거부하니 자두 품으로는 못 들어가고 자두 주변에서 다리 사이로 들락거리고 자두에게 헤딩하고... 그 정도까지 하더니 이젠 자두 자리까지 뺏어 잠을 잡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건지... 하여간 이런 경우를 굴러들어 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하는 건가 봅니다. 웃기는 일입니다. 자두는 속 터지겠지만요.


image.png 제미나이 그림

저는요~

겨울부터 비염이 심해져 코가 늘 막히고 재채기를 심하게 하는데 그렇게 겨울을 보내고 봄이 오자 더 심해져 결국 병원에서 검사를 하고 약을 먹고 있습니다. 약을 먹으니 재채기도 줄고 콧물도 줄었지만 이 봄을 잘 보내야 할 텐데...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에 부비동염이 있습니다.

게다가 겨울부터 왼쪽 팔이 아픈데도 그저 불편은 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있는 건 아니었고 참을만했는데 왼쪽 무릎까지 아파옵니다. 또 몇 주를 참다가 결국 오늘 왼쪽 무릎과 팔을 진료했습니다. 무릎은 물이 고였고 관절사이 내측 연골이 손상이 되었답니다. 그러니 염증도 생기고요... 해서 물을 빼고는 약처방을 받았고 팔은 건염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제 봄이 오면 러닝을 좀 해볼까 했더니 무릎이 그 모양입니다. 운동도 심하게 안 했는데 이런 게... 왜 생겼냐 했더니 나이 들어 퇴행성이라 하네요. 젠장... 퇴행성이라니... 그간 한 번도 무릎 때문에 고생한 적이 없었는데 이제 무릎이 반기를 들고 나옵니다. 아~~ 세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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