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나의 찬란한 봄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오면, 평생학습센터의 수강 신청 공고는 마치 과거 시험 합격자를 기다리는 방(榜)처럼 저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또 긴장하게 만듭니다. 대개의 인기 강좌들은 주간에 있고,
저녁 강좌는 직장인들을 위한 배려처럼 몇 개 존재할 뿐입니다. 주야간을 불문하고 인기가 높은 강좌들은 신청자가 몰려 선정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정원의 80%는 온라인 선착순으로 접수하고,
거기서 고배를 마신 이들은 현장 접수를 통해 추첨의 기회를 한 번 더 갖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저는 매번 탈락의 쓴잔을 들이켜야 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이번 봄 강좌에는 신청한 두 개 강좌가 모두 선정되는 행운을 안았습니다. 행여 올해 쓸 행운의 총량을 여기에 다 몰아 쓴 것은 아닌지, 새삼 걱정이 앞설 정도입니다. 작년에 신설되어 인기를 끌었던 '생성형 AI 활용', 'Canva 강좌', 'AI 동영상 제작' 등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인기 있는 실용적인 강좌들입니다. 저 역시 작년, 모집 공고가 열리는 날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클릭 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광클릭' 신공을 발휘해야만 하는 고난도의 내공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신청 사이트가 열리는 아침 9시. 저는 이미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운명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초조함 속에 화면을 응시하던 찰나, 누군가 저의 방문을 두드리며 들어오는 게 아니겠습니까. 아뿔싸! 잠시 응대하고 돌아와 보니 9시 2분, 그 짧은 2분 사이에 이미 인기 강좌들은 마감되어 있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며칠 후 현장 접수에서도 추첨의 행운은 저를 비껴갔고, 결국 낙방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올해 봄 강좌에서도 컴퓨터 앞에서의 혈투는 이어졌습니다. 올해는 광클릭에 성공하여 정보를 입력하던 중
몇 번의 오류가 발생했고, 그랬더니 강좌는 이미 마감되어 버렸습니다. 다시 며칠 후 현장 접수를 했고, 추첨의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이번에는 두 개 강좌 모두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이 날아온 겁니다.
사실 이번 강좌신청에는 현장 접수처에서 직원에게 물어가며 마치 대학의 눈치작전처럼 지원을 했습니다. 'Canva' 접수 현황을 물었더니 신청자가 많다고 했고, 'AI'는 더 어마어마하게 많다고 했습니다. '컴퓨터 활용능력 2급 과정'은 다행히 많지 않다는 말에, 저는 'AI 강좌'와 'Canva 강좌'를 듣고 싶었지만 잠시 고민 끝에 선정 확률이 높은 '컴활 2급'과 경쟁률이 높긴 하지만 일단 해보고 싶은 'AI'를 전략적(?)으로 지원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올핸 두 과목이 다 되었으니 등록을 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세상에! 두 개 모두 되다니! 올해 제 운빨이 이렇게도 좋았단 말입니까? 이렇게 저는 이번 봄, 공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여름 현업에서 물러나려는데 이런 과정을 지금 배워서 무얼 하나... 스스로에게 물음도 던져보았습니다. 진작에 배워서 활용하지, 이제 와서 뭘 하겠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였죠. 그간 업무에서 엑셀은 기본적인 작업은 혼자 해결했지만 고급 기능은 늘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PPT도 교육용이나 발표용으로 뚝딱 만들기는 했지만 화려한 기능을 쓰지는 못했습니다. 그럴 필요도 잘 못 느꼈고요.
하지만 AI는 다릅니다. 앞으로도 일상에서 사용할 일이 많을 것 같고, 지금 무료 버전인 'ChatGPT', '제미나이', 'Grok'등을 사용하긴 하지만 아주 낮은 수준의 이용법밖에 몰라 조금 더 나은 활용이 될까 싶어 용기를 냈습니다. 무엇보다 현대 최고의 화두인 AI를 제대로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뒤늦은 공부는 만만치 않았습니다. AI활용 강좌는 아직은 어려운 게 안 나와 진도를 따라가기 괜찮은데 문제는 '컴활 2급'입니다. 이 강좌는 빡빡한 일정으로 하루 진도량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니 매우 빨리 나가고 실기가 엑셀이라 강사의 말을 한마디라도 놓치면 진도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초집중으로 임하지만 매번 손을 들어 다시 질문하기도 그렇고... 창피하지만 그래도 아등바등 따라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 저녁에 그렇게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글을 모르는 사람을 문맹이라 했지만, 요즘은 디지털을 모르면 일상이 얼마나 답답한가요. 가장 피부로 와닿는 변화는 키오스크입니다. 거의 모든 업장에서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는데, 이것도 얼마나 사람을 당혹게 하는지 모릅니다. 뒤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을 땐 왜 그렇게 잘 안 되는지... 그냥 혼자 할 땐 잘 되다가도 뒤에 사람들이 서 있는 걸 느끼는 순간 당황이 되고... 그나마 이젠 당황하지 않고 주문을 합니다만 예전에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안 돼서 두리번거리며 도움을 청하는 제 모습을 돌아보니 참 씁쓸했습니다. 은행 업무도 이제 다 어플에서 해결을 하고 대면 업무는 꼭 필요한 것 이외는 가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지점에서는 고령자들을 위한 창구만 따로 개설하고 웬만한 건 다 스마트 폰 어플로 업무를 처리하게 하여 창구를 대폭 줄였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이제 일상에서도 이런 걸 모르면 답답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가만히 넋 놓고 있다간 그냥 뒷방마님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스러운 퇴장은 어쩔 수 없지만 강제로 밀려나는 건 싫으니까요...
* 이번 글은 처음으로 '제미나이'의 도움으로 완성했습니다
초고를 쓰고 일단 글을 2000자 내외로 줄여 달라 했고 중간중간
수채화풍의 삽화를 넣어 달라고 했습니다
수차례 프롬프터와 씨름을 하고 수정을 하고 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림이 일단 단일화되지 않아서 9번쯤 씨름 끝에 두 가지를 그냥 썼습니다.
일일이 수정을 요구할 때마다 정중한 사과는 하는데
그림을 이상하게 맥락이 끊어지게 다른 사람으로 그리고
글의 길이를 줄여 달라 했더니 맥락이 이상하기도 하고...
그간은 브런치에 넣은 그림들을 제미나이가 그려주어 써왔는데
이번엔 문단과 글자수 그리고 문맥까지 고쳐 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나왔습니다.
제가 더 잘 활용한다면 이젠 명령어만 제대로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아직은 내가 잘 활용도 못하지만 무료버전의 한계도 느끼고
명령어를 얼마나 정확히 주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또
제미나이가 자체 학습을 해서 내가 누군지 브런치 내용까지 다 알고 있어서
브런치에 대한 언급도 하고 그럽니다.
웃기는 고백하나 하자면
저 삽화의 내가 너무 늙은거 같다고 하니
대문 그림을 저렇게 그려주었어요
제미나이 저더러 이정도면 되었냐고 합니다
너무 만족한다고...했죠
대문그림 처럼 young한 초보노인~~이 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