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자두, 병원에 가니...
자두
여전합니다. 알 수 없이 종일 징징거리고 밖에서 그러고 있을 때마다 나가서 쓰다듬고 얼러주고... 들어오라 애걸복걸하면 마치 '그래 들어주마... 옛다~' 하듯 들어와 1~2분 좀 머물다 휙~ 돌아보곤 '됐네...' 하며 나가버리는 자두... 그리고 또 마당에 나가 찬 바닥에 앉아 낑낑거리고 있습니다. 지난번 병원에선 이 애의 행동변화가 있을 땐 다시 와보라고 했습니다. 그땐 밥도 잘 먹고, 산책도 하고... 달라진 게 없이 그저 보채고 그런 거밖에 없었는데 이번엔 산책도 안 나가고 마당에서 똥을 누고 그걸 먹어치우기도 하고... 밤이면 마당에서 홀로 하늘을 보며 짖고... 그 좋아하면서 죽어라 쫓아다니던 고양이가 다가와 엉겨 붙을라치면 요샌 가끔 '으엉~왕' 하고 쫓아 버리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고양이가 올 시간이 되어도 안 오면 불안해하듯 낑낑거리기도 하니 말입니다. 정말 이럴 때 동물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실합니다. 예전 모 TV프로그램에 나왔던 하이디라는 여인은 동물들과의 교감능력으로 문제가 있는 동물들의 마음을 척척 읽어내 해결해 주는 걸 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할 수만 있다면 자두의 속 마음을 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요샌 아주 간절합니다. 어쨌든 다시 병원엘 가봐야겠습니다. 이런 행동변화가 생겼으니 말입니다.
결국 그 병원에 다시 방문을 했습니다. 자두를 검진하는 수의사는 확신하긴 그렇지만 치매일 확률이 높다고 하며 약을 먹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조심스레 말을 하는데 이유는 이게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겁니다. 자두처럼 대형견은(동물의 약값은 몸무게로 계산을 하는데) 대형견 용량으로 이 약을 먹이려면 한 달 비용이 최소 40만 원 정도인데... 이게 한 달만 먹여서 될 일이 아니고 최소 6개월 또는 그 이상을 먹여야 한다고 조심스레 말을 합니다. 그렇게 라도 약을 먹여 자두가 이상행동을 안 한다면 먹여야겠지요... 그런데 수의사는 이게 사실 치료약이 아니라 동물의 뇌신경계에 도움을 주는 신경전달물질 정도라고 합니다. 치료제가 아니고요... 그럼에도 전문의약품이라 인터넷으로 구매는 안되고 수의사의 처방에만 살 수 있는 약이라 합니다. 그런데 문젠 그 비싼 약값에 비해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난감합니다. 치료제라면 그래서 이 약을 먹고 효과가 있다면 어떻든 먹여 보겠는데 비싼 비용이지만 먹여도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니... 어째야 할까... 당혹스럽기도 하고요. 아파서 저런 거라면 하루라도 빨리 안 아프게 해줘야 하는데 아파서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치매처럼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긴 거고 그게 현재로선 딱히 치료제라 할만한 건 없고 그나마 이 약이 뇌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약물이긴 한데 그 효과는 보장할 수 없다는 솔직한 말씀 앞에 고민이 되는 겁니다. 보호자 입장에선 뭐라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선뜻 그러자라고 말을 못 했습니다. 그러니 자두에겐 미안하고... 솔직한 말씀을 해주신 수의사 선생님께는 고맙기도 합니다.
웃기는 건, 아니 신기한 건 밤마다 자두가 짖고 낑낑대면 보호자인 내가 괴로울 테니 일단 수의사께서 자두에게 항불안제를 먹여보자고... (너무 짖어서 스트레스인 개들에게 먹이는 약이라 합니다) 일단 하루치만을 받아 와서 먹였더니 정말 그날 밤은 조용히 아주 잘 잤습니다. 이걸 계속 먹여야 할지... 이것도 고민입니다. 이 항불안제를 지속적으로 먹여도 되는 건지...
고양이들
이곳으로 와서도 다시 고양이와 연결이 되고 자두의 벗이 되니 다행인데... 예전 집과 지금은 좀 다른 양상입니다. 예전 집에선 한 마리(턱시도)가 오고 그 애가 나와 안면을 트고 밥을 먹기 시작하자 하나 둘 오기 시작하여 10여 마리의 애들이 모여들어 밥을 먹고 우리 집을 그 아이들이 스스로 각자의 구역을 잡고 머물며 서로가 공존하고 심지어 어디선가 새끼를 낳아 데리고 와서 육아를 하는 등(심지어 아빠 고양이 노릇을 자처하는 숫 고양이도 있고)... 나름 평화로운 고양이 생츄어리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까망이만 집안으로 들어와 자두와 나와 교류를 합니다. 다른 아이들은 내 눈에 띄게 우리 집에 오는 걸 못 봤고 요즘 간혹 치즈 한 마리가 와서 염탐하듯 머물다 가거나 까망이와 대치를 하며 하악질을 하는 것 말고는 다른 고양이들이 우리 집에 오지 않습니다. 그러다 간혹 눈이 내린 날 고양이 발자국이 찍힌 곳을 보면 어디로 들어와 어디로 다니는지 그 흔적을 보는데 이게 어떤 아이 발자국인지 모르지만 그 루트들이 여러 개가 찍여 있는 걸 보면 주로 오는 까망이만의 발자국이 아닌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내 눈에 띄지 않는 걸 보면 다른 아이들은 주로 한 밤중에 와서 밥을 먹고 가나 봅니다. 아침에 하얀 눈밭에 발자국은 밥그릇 주변, 자두 집 주변에 나 있습니다. 자두는 물론 현관에서 잠을 자니 밖에 있는 자두 집은 늘 비어 있는 집입니다. 어떤 땐 까망이를 위해 만들어 놓은 집에서 저 치즈가 추운 날 들어가 있기도 하는 걸 봤는데... 아무튼 다른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까망이가 주로 다니는 루트에 난 발자국은 까망이 발자국임이 분명한데 전혀 다른 곳으로 들어온 발자국들이 있습니다. 까망이 영역이라 침범을 하지 못하는 건지... 누구든 와서 밥을 먹고 가라고 주변에 고양이 밥을 놓아둡니다만... 평소엔 고양이들이 먹기보단 새떼들이 먹고 가서 안타깝습니다. 어쨌든! 힘겹게 겨울나기를 하는 고양이들이 잘 이겨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두, 살구, 고양이에 대한 지난 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