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개발서가 안 먹히는 심리학적이유(마음은 iOS)

내 마음이 '클릭'될 때, 비로소 꽃이 핀다

by 제이미


오늘로 374일째, 사경(寫經) 수행 중 ‘수희(隨喜)’란 단어를 모르겠어서, 챗GPT에게 물었다.

"수희가 뭐야?" 챗은 수희와 함께 여섯 가지 수행 방법을 줄줄이 읊어주더니, 제안을 건넸다.

"이걸 현대 심리학 개념으로 연결해 드릴까요?"

“오….좋아”

“수희(隨喜)는 함께 할 수, 기쁠 희자로 타인의 행복을 함께 기뻐하는 마음. 심리학으로 치면 긍정적 공감(positive empathy), 또는 *긍정 정서 확장(broaden-and-build)이론이 해당."


순간 머릿속에서 ‘띠링!’ 종이 울렸다.



#진리는 원래 ‘돌려쓰기’다


사실 예전부터 모든 진리는 이미 세상에 나와 있었다.

소크라테스의 ‘네 자신을 알라’부터 ‘원효대사 해골물’까지, 핵심 메시지는 정말이지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시대와 문화, 그리고 사람에 따라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날 뿐이다.

일상의 지혜를 담은 속담으로, 누군가의 명언으로, 종교적인 가르침으로, 학계에서는 이론과 개념으로, 때로는 인터넷 밈(meme)으로 새로운 옷을 입고 재탄생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어차피 다 아는 이야기인데, 왜 우리는(나 포함) 그토록 자기계발서를 쌓아두고, 새로운 구루(Guru)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걸까?



## 내 마음에 와서 ‘클릭’되기까지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정말이지 복잡한 존재라서다. 플러스, 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과 상황도 그 때 그 때 다르다.


같은 문장을 봐도 어제와 오늘의 감상이 다르다.

똑같은 문제에 부딪혀도 그 당시의 나의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해결책을 떠올린다.

같은 말이라도 엄마가 하는가, 내가 존경하는 부장님이 하는 가에 따라 나의 반응이 다르다.

수많은 요인들이 상호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 속에서, 어떤 메시지는 그냥 스쳐 지나가기도하고, 어떤 메시지는 정확히 내가 가진 문제의 잠금 해제 버튼처럼 ‘클릭’되기도 한다.


마치 내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앱을 찾듯, 지금 내 마음에 꽂히는 그 ‘표현’을 만날 때 비로소 아하! 하는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진리는 같지만 “클릭되는’ 양상은 사람마다, 사람 수만큼 다르다.


그래서 같은 진리라도 다양한 모습으로 계속 탄생하며, 우리 또한 색다른 버전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나를 클릭하는 ‘깨달음의 순간’을 위해.



#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여유 공간’


따라서 나에게 꼭 맞는, 나를 클릭하는 모습을 한 진리를 찾아 나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 진리가 ‘클릭’될 수 있도록 내 마음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조직심리학자 애덤 그랜트 Adam Gant 가 말한 ‘리씽크(Rethink)’처럼, 이미 아는 것을 기꺼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Capacity 전문가로 알려진 RaQuel Hopkins 박사는 마음을 ‘시스템’으로 비유했다. 핸드폰의 운영체제(OS)로 비유해볼까? 최신 앱(새로운 지식)을 아무리 많이 설치해도, OS 버전 자체가 구형이면 앱은 버벅대거나 충돌하기 일쑤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시스템 자체를 유연하게 만들고,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일 ‘저장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핸드폰 용량이 꽉 차면 사진 한 장 못 찍는 것처럼, 마음에 여유 공간이 없으면 번뜩이는 깨달음도, 새로운 관점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그러니 오늘 퇴근길에는 잠시 흡수하기를 멈추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

당신의 마음 OS가 업데이트될 시간을 주어보자. 마음의 빈 공간을 넓혀보자.


그 공간속에서, 수없이 스쳐 갔던 어떤 문장이 마침내 당신의 마음에 ‘클릭’될지도 모를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가족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