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크래프팅]Ch.5 잡 크래프팅 프로파일이 변하나?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변화 촉진 요인

by 제이미

01. 일하는 방식은 바뀔 수 있다:

나는 적극적 크래프터이기도 비 크래프터이기도 했다.


내가 일했던 방식에 잡 크래프팅 프로파일을 적용해보니, 나는 적극적, 평균적, 소극적, 그리고 비 크래프터의 네 가지 유형을 모두 경험했다. 10여 개의 직장에서 서로 다른 역할, 팀, 보스, 조직 문화를 겪으면서, 나의 일하는 방식도 그에 따라 변했었고, 한 직장 안에서도 변화는 있었다. 새로운 리더가 오면, 그 리더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따라 나도 모르게 전략의 초점을 바꿔가곤 했다.


대부분의 직장에서 나는 적극적 크래프터였다. 낯선 업무에도 손을 들었고, 관계를 만들어내는 데 에너지를 쏟았다. 하지만 마지막 회사를 다닐 때, 결국 사표를 내겠다고 마음먹었던 마지막 두 달은 달랐다. 그때 나는 명백히 비 크래프터(Non-crafter)였다. 성장에 대한 기대도, 시도할 에너지도 없었다. 당연히 어떤 일을 시도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상사의 비판을 피하면서 일을 마칠 수 있을까”에만 집중했다.덕분에 홀로서기를 결심했지만, 돌아보면 지금도 마음이 움찔한다.


핵심은,

우리 대부분은 비교적 안정적인 업무 습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상황과 맥락에 따라 일하는 방식은 어느 정도는 변화한다.



02. 심리학 노트 — ‘프로파일 전이’는 방식의 변화를 의미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프로파일이 변화하는 현상을 프로파일 전이(Profile Transition)라고 부른다.
즉, 어떤 유형으로 분류된 개인이 시간이 지나거나 환경이 바뀌었을 때, 다른 유형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개념은 원래 아동 발달 연구에서 자주 쓰인다. 개인이 성장함에 따라 유형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잡 크래프팅은 일회성 행동이 아니라 지속적인 적응 과정(adaptive process)이다(Berg et al., 2010). 즉 하루 동안에도 여러 번 잡 크래프팅 전략 사용에, 즉 일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기 마련이다(Demerouti et al., 2015). 하지만 하나의 전략에 대한 변화가 아니고 ‘여러 전략을 조합하여 사용’하는 프로파일 변화를 본 연구는 아직 많지 않다. 유럽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편의 연구가 있는데, 한편은 일주일 간격으로 전이를 측정한 결과 프로파일 전이가 거의 없었고(Mäkikangas, 2018), 다른 한편의 연구는 4주 후 전이를 측정했는데 약 29.9%만이 다른 프로파일로 이동했다.


이 결과는 첫 번째, 잡 크래프팅 프로파일이 상당히 안정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근속기간이 길고 업무 맥락이 고정된 경우, 자신에게 최적화된 업무 전략이 ‘습관화된 패턴’, 일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일종의 업무 습관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첫 직장에서 배운 업무 방식이 오래도록 습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두 번째 흥미로운 사실은 다른 프로파일로 전이하는 그룹이 30%나 된다는 점이다. 현재 근무하는 직원의 30%가 업무방식을 바꾼다면 어떨까? 30%의 변화, 변화가능성도 조직에는 상당히 의미있는 숫자이다.

이러한 프로파일 전이에 대해서는 “언제, 어떤 조건에서 다른 프로파일로 전이하는가?”라는 질문이 꼬리를 물지만, 충분한 연구 결과가 없다.



한국 직장인의 “잡 크래프팅 프로파일(이하 일하는 방식)은 변하는가?”


03. 한국 직장인의 일하는 방식은 꽤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일부는 변화한다.


직장인 900여 명을 대상으로 4주 간격으로 잡 크래프팅 프로파일을 측정한 결과, 각 프로파일의 62%~87%가 4주 전의 프로파일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터 별 전이양상>
1. 적극적 크래프터 중 87.3%는 그대로 유지, 12.6%는 평균적 크래프터로 전이.
2. 평균적 크래프터 중 77.6%는 유지, 나머지는 일부 회피 중심형이나 적극형으로 이동.
3. 소극적 크래프터의 66.3%는 유지, 나머지는 평균적 크래프터로 전이.
4. 비 크래프터의 62.6%는 그대로 유지, 37.4%는 소극적 크래프터로 이동.


적극적 크래프터의 87%는 자신의 스타일을 계속 유지했다.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적극적 크래프터가 업무몰입이 높고 직무적합성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 결과로 에너지와 자원을 획득하고 이것이 다시 주도적인 행동을 촉진하는 선순환 관계를 예상할 수 있다.


반면 잡 크래프팅 수준이 낮은 그룹인 소극적 크래프터와 비 크래프터가 적극적 크래프터와 평균적 크래프터에 비해 다른 프로파일로 이동하는 비율이 높았다. 약 33~36%가 다른 프로파일로 이동했는데 업무몰입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그룹이라 변화의 여지가 크다는 점이 희망적인 신호다.


마지막으로 프로파일 이동은 비슷한 전략을 사용하는 프로파일로 좀더 이동했고, 극단적인 이동(예: 비크래프터 → 적극형)은 거의 없었다는 점이 관찰되었다. 이해가 가는 결과이다. 같은 직장/같은 업무를 하는 경우라면, 비 크래프터에서 갑자기 적극적 크래프터로 업무 방식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비슷한 전략을 쓰는 인접한 프로파일로는 이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한 단계씩, 점진적인 변화는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변하는가?”


04. 긍정적 변화로 이끌기: 향상초점, 피드백, 변화인식이 적극성을 점화한다.


잡 크래프팅 프로파일의 변화에는 세 가지 요인 - 향상초점, 피드백, 변화에 대한 인식이 유의하게 작용했다. 이 세가지 요인이 높을 수록 더욱 적극적인 크래프터로 전이하는 양상을 보였다.

향상 초점과 피드백은 한 시점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직원의 주도성을 점화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특히, 변화에 대한 개인의 인식이 높을 수록 잡 크래프팅을 더 많이 하는 프로파일로 이동할 가능성이 증가했다. 이는 직무에 변화가 많다고 받아들이는 것이, 객관적인 변화보다 행동 변화에 크게 영향을 미침을 의미한다.


05. 실무적 제안 - 일하는 습관, '초기 설정'이 중요하다.


잡 크래프팅 프로파일은 비교적 안정적이므로, 입사 초기나 첫 직장에서 형성된 업무 습관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조직은 초기에 직원들이 ‘평균적 혹은 적극적 크래프터’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을 제공하고, 피드백 중심의 코칭과 개입(intervention)을 설계를 고려해보자.

온보딩(입사 초기) 단계에서 ‘우리 조직에 맞는 잡 크래프팅 훈련’을 도입한다면, 업무를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기술을 배우고 습관화 할 수 있다. 또한 “성장하고 싶다, 변화하고 싶다”는 마음이 점화되는 문화, 즉 향상초점과 실험정신이 존중받는 환경을 조직 차원에서 조성할 필요가 있다.


[조직이 잡 크래프터를 양성할 수 있는 아이디어]

1> 입사 초기 - 온보딩에 잡 크래프팅 교육

잡 크래프팅 프로파일은 비교적 안정적이며 업무습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경력의 초기부터 긍정적인 업무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즉 ‘평균적 또는 적극적 크래프터’의 업무 습관을 익힐 수 있는 기회(프로그램)를 제공할 수 있다.

신입 직원 뿐 아니라 우리 조직이 처음인 경력 신규 직원에게 온보딩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다.


2> 피드백, 피드백, 피드백 - 관리자의 피드백 역량

'알아서 잘해'는 생각만큼 효과적이지 않다. 뿐만 아니라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다.

건설적인 방식으로 도움이 되도록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리더에게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피드백 역량 교육과 이를 촉진하고 장려할 수 있는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해보자


3> 성장을 추구하며 지원하는 하는 조직: 성장 초점, 변화를 인식하도록 돕기


시도와 성장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조직 문화를 누구나 바랄 것이다.

기업의 가치와 비전 등 말로 표현된 문화가 아닌, 살아있는 문화는 무엇을 강조하는지 살펴보자.

우리 회사의 인센티브나 보상 시스템은 새로운 시도를 격려하고 환영하는가? 아니면 실패를 책임지는가?

또한 직원이 실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자주 구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보자.


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은 과한 것이 부족한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

커뮤니케이션을 조심한다는 분위기는 어쩌면 실패를 두려워하는 조직 문화임을 암시할 수도 있다.



06. 결론 — 직원과 조직이 함께 번영할 수 있는 실용적 기술, 잡 크래프팅


직원이 경험하는 일이나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매우 다양한 방법들이 여러 분야에서 제시되고 있지만, 직원의 자율성 관점에서 잡 크래프팅은 분명히 효과적인 전략이다.


직원이 주도하는 Job Crafting(직무 설계)는 일터에서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조직의 목표 달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으로 더 나은 일과 일터를 만드는 것은 개인이나 조직 단독으로는 어렵다는 점을 기억하자.


나무와 비옥한 토양의 관계가 그렇듯, 보다 나은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직원과 조직이 협업해야 한다.


- 직장인은 스스로 일을 디자인하는 적극적 잡 크래프터가 되고자 하는 노력을,

- 조직은 직원에게 성장 의지를 점화시키고, 피드백을 지원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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