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기
돌아가신 부장님이 꿈에 나왔다. 돌아가시고 나서 꿈에 나와준 건 처음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다 한 번씩 나와주었다는데 그간 내 꿈엔 한 번도 나오지 않아 괜스레 서운했었다.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츤데레’스러운 투덜이 말투로 말을 걸고, 우리는 한참이나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를 나눴던 것 같다.
나는 그간 많이 담담해진 것 같다. 종종 그녀의 말실수를 떠올리며 웃기도 하고, 부러 그녀의 뾰족한 표현들에 상처받고 미웠던 순간들을 말하며 삐죽 대기도 했다.
어느새 4년이 흘렀고 나는 점점 그녀의 나이에 가까워진다. 언젠가는 같은 나이가, 더 많은 나이가 될 테지. 이렇게 분주하게 살아가다 보면 내 삶에서 그녀와 무려 10년이나 함께 했다는 감각 또한 흐릿해질 테고, 그 후로 꽤 오래 툭 치면 눈물부터 났던 마음도 나중에는 아무렇지 않아 질지도, 정말로 무뎌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이 보고 싶다. 이번 기일에는 그녀를 찾아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