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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ie May 09. 2022

비건 마클루바 (Maqluba)

채식 지향인의 점심 식사



음식에 대한 새로운 시도. 평생 한 번도 안 먹어 본 새로운 음식 먹어보기 — 마클루바 (Maqluba)


마클루바라는 음식을 처음으로 먹어보았다. 나는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무모하리만치 용감하기도 하고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고 선택하는 편인데, 유일하게 쿨(?)하지 못한 부분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음식이다. 그만큼 먹는 것에 진심이라서일까? 특히 바깥에서 돈을 주고 사 먹는 음식만큼은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아서 주로 잘 아는 맛, 맛있는 맛만 골라서 먹는 사람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음식으로 실패하고 싶지는 않달까.


요새 듣고 있는 수업에서 <일주일 동안 한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그에 대한 소감 써보기> 미션이 주어졌다. 어떤 게 좋을까 고민하다 이제까지의 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시도와 선택을 해보기로 했다.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이 있듯, 음식 선택조차 당연하게, "아 왠지 너 그거 먹을 것 같았어," 같은 뻔한 메뉴만 먹는 사람이었지만, 자동으로 물음표 여러 개가 떠오를 법한 메뉴를 골라보았다. 종종 배달시켜먹곤 하는 샐러드 집에 ‘마클루바’라는 이름마저 무척 생소한 레바논 가정식 메뉴가 있길래 궁금함과 용감함으로 도전!


마클루바는 (아랍어: مَقْلُوبَة‎)는 레반트 (팔레스타인,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등의 지역)를 비롯한 중동 지역의 쌀밥 요리. 쌀과 고기, 채소를 넣어 만든 요리로, 접시 위에서 냄비를 뒤집어서 거꾸로 엎어진 모양 그대로 낸다. 팔레스타인의 국민 음식 가운데 하나로 여겨. 향신료로 양념한 닭고기나 양고기 등을 굽다가, 그대로 물을 부어 끓인 뒤, 고기를 건져 내고 그 육수에 밥을 짓는다. 토마토, 감자, 콜리플라워, 가지 등 채소는 기름에 튀기거나 지져 둔다. 냄비에 익힌 채소, 고기, 밥을 켜켜이 쌓아 마저 익힌 뒤, 다 익으면 접시 위에 냄비를 뒤집어서 거꾸로 엎어진 모양 그대로 낸다. 잣이나 파슬리 등을 고명으로 올리기도 하며, 샐러드나 요거트를 곁들여 내기도 다. 출처: 위키백과 | 마클루바


팔레스타인 국민 음식, 고기와 채소를 넣어 볶은 뒤 '마끌루바(مقلوبة)' 아랍어 말 그대로 뒤집어서 낸다고 하니 우리나라로 치면 김치볶음밥을 국그릇에 꼭꼭 퍼담아 모양을 잡고 다른 그릇에 예쁘게 담은 뒤 위에 계란후라이 하나 얹어서 나가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내가 시킨 마클루바는 닭고기나 양고기가 들어간 전형적인 마클루바가 아닌, 비건 버전으로 변형한 메뉴. 시금치 버섯 렌틸콩 밥, 바질 두부 튀김, 매쉬드 포테이토, 구운 야채 모둠 (버섯+양파+콜리플라워+브로콜리), 병아리콩 구이, 풋콩, 블랙 올리브가 들어갔다.


시금치 버섯 렌틸콩 밥은 볶음밥과 리조또의 중간 정도 되는 식감이었고, 매쉬드 포테이토나 다양한 구운 채소들 덕분에 식감이 다채롭게 느껴졌다. 향신료도 과하지 않게 조화로웠으며 알러지가 있어 잘 먹지 못하는 양파만 골라내기도 쉬웠다. 특히 바질 두부 튀김이 아주 새롭고 맛있었다. 동물성 단백질이 아닌 다양한 식물성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 더 담백하고 착하게 느껴지는 맛이었다.


음식 하나 새로운 것, 안 먹어봤던 것, 처음 보는 것으로 먹어봤을 뿐인데 왠지 나의 세계가 좀 더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다소 비약적일까. 매주 금요일마다 'Fresh Friday' 라고, (가급적이면) 올데이 채식을 실천하고 있는데, 집에 있는 채소들로 비슷하게나마 응용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더 재미있고 새로운 시도, 일상에서의 소소한 재미를 쌓아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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