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적인 그녀!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전 진정!!! 바쁘게..생각많이하는 주말이었답니다.
결혼식에 돌잔치에..나이를 느끼게하는 쏟아지는 경사 초대에 기쁜마음으로 참석하고
예수님 다시 살아나신 부활절이라 교회도 잔치를 치르느라..
어제는 저녁 7시에 슬쩍 누워있는다는게 아침에 겨우 눈을 뜨고말았네여.
그 덕분에 또 한주의 시간이 살짝 부담되는~~ 그래도 뭐..부딪히면 어떻게든 해결되는걸 경험으로 알고있으니 일단 한주!! 시작해보는거죠. ㅋㅋ
지난주 금요일.. 광화문에 다녀올 일이 있어서 차를 두고 지하철을 탔답니다.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더니..
조금 길어진 햇살이 아직 남아있는 한강 고수 부지에..노랗게..피어있는 개나리와
막 솟아 나온 벚꽃들을 보며 참 기분좋다..상쾌하다!!
마음껏 자주 챙기지 못하는 그 시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지하로 다시 들어가 창밖 경치가 없어지니 이내 심심해져서 가방에 찔러두고 다니는 책을 끄집어내서 책장을 넘기려는 순간... 약간 허스키하지만 이상하게 매력적인 애교가 담긴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 뽀샵처리해주면 안될까?? 그래서 씨디로 구워죠..응?"
눈을 돌려보았습니다.
건너편에 검은색 타이트한 정장을 입은..생머리가 허리까지오는 날씬한 언니가 마주하고있는 남자에게 떼를 쓰고있더군요.
사람 탐색하는거 또 취미입니다.
왠지 관심이 가서..귀를 그곳에 맡겨두고..관찰해보기로 했습니다.
고개를 살짝돌린 언니는(과연 언니일지 아닐진 알 수 없지만)...
늘씬한 실루엣에 비해 조금 나이가 있어보였습니다.
짙은 화장에.. 어딘지 알 수 없는 자신만만한 모션...
삐딱하게 짝다리하고 서있는 자태..
거침없이 내뱉는 주저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말투.
아....과거에 다리 좀 떨었던 언니가 아닐까???
그와 반대로 마주하고 있는 남자..
요즘 꽃미남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살짝 긴 노랗게 물들인 머리를 하고
청바지에 하얀 쟈켓을 너무나 정돈되게 입고 있습니다.
두손도 앞으로 다소곳이 모으고..종이가방은 이쁘게 들고있네여.
그 목소리도 어찌나 조곤조곤한지
한걸음 물러서있는 나에게 한글자 빠짐없이 들리는 언니의 목소리와는 달리
뭐라고 하는지 신경을 곧두세우지 않고는 도무지 들리지가 않습니다.
"그래그래!! 이쁘지~~~ 꼭..다 뽀샵처리해줘~~"
아마 그 마주선 남자가.."알았어요!"라고 대답했나봅니다.
무슨 관계일가? 좀 더 관찰해보기로 했습니다.
"너..아까 나 물건값깍는거 봤지?"
"네...정말 잘 깍던데..사실 조금 무서웠어요."
"야...그 사람들 다 불려서 파는거야....아까 50%로 내릴 수 있었는데 좀 아쉽다."
"우리 엄마보다 더 잘 깍는거 같아요~~"
"그래서 내가 너 혼자 어디 못보내겠어요. 순진하게 달라는대로 다 주고 사면 안되는거 알지? 앞으론 꼭 나랑 가야해~~"
조금 싸게 물건 하나 샀나봅니다.
저 남자가 소중하게 들고있는 저 종이가방안의 무엇이겠죠.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챈건..세번째 대화였습니다.
"그니깐..너 나한테 잘해!!!"
"알았어요..앞으로 더..잘할께요."
"나이든 여자...민감한거 알지?"
"무슨 그런말을 해요~~ 정말 더 많이 잘할께요."
"나이든 여자...사회에 버림받았다는 피해의식있어!! 무슨말인지 알지?"
아~~~~~~~~~~~~~~~~ 요즘 뜨고 있다는 연상연하커플.!.!.!
그런데..연상누님이 어찌나 거센지..
마지막 한마디에서는 저 누님 버렸다간 순진한 연하남 단명할지도 모른다는 살벌함이 느껴지더군요.
하암. 어떻게 연상연하 풍조에 한번 끼어보려고했는데
나도 저 연상누님처럼 거센 카리스마로 연하남 기죽이는 사람이 되면 어쩌나 도무지 불안해서......하지 말아야겠습니다.
피해의식있는 나이든 여자!!가 되버릴것같아서 말이죠.
한주도.. 재미나고 신나게 시작합시당. 화이3333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