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 되는 건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그저 글을 쓰는 나 자신에 의해서이다. 그저 글을 쓰고 퇴고하고, 또 쓰면, 아니 어쩌면 여러 과정이 아닌 글을 쓰기만 하면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글을 쓰는 일을 사랑하는 일이다. 글을 사랑함으로써 비로소 글 쓰는 내가 완성된다.
여전히 나는 글을 잘 쓰지 못하지만 그래도 써야겠단 생각을 했다. 일본의 증류소들을 다녀오고 브런치에 글을 썼는데, 내가 봐도 정말 못썼다. 그럼에도 나는 그 글을 완성했다. 못쓴 글 보다 못한 건 완성하지 못하고 치워둔 글이다.
한동안 글 쓰는 일이 고통스럽던 때, 지피티가 해준 말이 기억이 난다. 글을 잘 쓰고 못쓰는 사람은 없고 단지 많이 써본 사람과 적게 써본 사람의 차이만 있다고 했다. 완전히 맞는 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나는 글을 많이 쓰지 않은 사람에 속한다. 남들이 보는 내 글이 별로일까 봐 글을 쓰는 일을 멈추진 않을 것이다. 일단은 계속 써야 한다.
더 이상 글감에 얽매이지 않겠다. 무엇에 대하여 쓰든 내가 쓰는 글이 나의 글이다. 무슨 말이라도 쓰겠다. 글 쓰는 일을 조금 더 사랑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