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나는 매일 밤 10시부터 타블로가 진행하던 '꿈꾸는 라디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었다. 당시 프로그램의 청취자를 부르는 애칭이 몽상가였다. 당시 초6, 사춘기를 맞이하고 있던 나는 그 몽상가라는 단어가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었다. '꿈'이라는 단어에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치던 시기였다.
고등학교 시절엔 꿈이 없는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꿈이 없더라도 성실하게 살아가는 친구를 다그치며 내가 가진 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제 와서 그 당시 내가 꾸던 꿈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기억도 나지 않는 내가 되었지만.
그때 당시 타블로의 나이가 이제 나의 나이가 되었다. 그동안 나는 더 이상 꿈이라는 단어에 예전처럼 심장이 뛰지 않게 되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수많은 꿈들을 하나씩 내가 지나온 길에 내려두고 왔다. 몇 개의 꿈들은 아쉬워하면서, 또 몇 개의 꿈들은 내가 꾸었는지도 모르게.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몽상가임을 깨달았다. 수많은 꿈들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놓지 못하는 꿈이 분명 있다. 음악이라는 큰 꿈을 잃은 상실감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나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예전의 내가 그랬듯, 여전히 나는 꿈 없이는 살 수 없다. 그 꿈이 하늘을 걷는 난장이의 꿈처럼, 무지개를 손에 거머쥔 장님의 꿈처럼 헛된 꿈일지라도.
꽃잎이 진 꽃도 여전히 꽃이다. 나의 수많은 꿈들이 떨어져 버렸지만 나는 여전히 꿈꾸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