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이기주의자, 아니 외로운 사람

혼자를 선택하고 외로움에 호소하는 현세대에 관하여.

by 잠실섹시


개인의 가치가 여느때보다 중요한 요즘. 혼자 사는 것이 가능하다고 큰소리를 뻥뻥치는 세대. 누군가를 알아가는 것이 피곤하다는 사람들. 바야흐로 개인주의가 만연하는 세대. 각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개인이 가진 자유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사회. 얼핏 보면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 각자의 자유와 권리를 포용하고 협력하여 선을 이룰 수 있는 이상적인 구조이다. 그래서 더욱 힘을 얻어가는 이 사회적 기조로 인해 개인 ,즉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자발적 싱글 라이프'를 선택하는 젊은이들.


과연 괜찮은 것일까?


개인주의의 쟁점은 '피해를 주는지' 여부로 볼 수 있다. 즉, 질문은 '내 자유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가?' 로 정리된다. 피해의 기준은 개인의 주관 혹은 내 자유가 절대 다수에게 피해를 양산하는지로 판가름 난다. 개인이 주장하는 피해는 집단이 호소하는 피해와 다른 규모로 인식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 권리와 피해에 대한 타당성을 부여받기 위해 지극히 주관적인 각자가 겪는 '개인의 불편함'을 공공의 피해로 범주화시키기 바쁘다. 각종 커뮤니티와 뉴스 댓글, 그리고 SNS을 살펴보면 그 양상을 더욱 잘 살펴볼 수 있다.


각종 커뮤니티 속 즐비한 '의견'을 묻는 개인의 해프닝들. 글의 내용은 사실보단 타인을 이상하게 만드는게 목적인 토해내듯 쏟아낸 격앙된 텍스트트 뿐이다. 댓글엔 문맥을 파악 못하고 애꿎은 것을 탓하는 사람, 비아냥 대는 사람, 지극히 1인칭 관점인 글임에도 불구하고 맹목적인 응원과 공감을 보내는 사람.



개인주의는 말 그대로 개인이 바로 서는 것을 의미하는데, 왜 사람들은 혼자가 좋다는 태도 이면에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 되었을까? 타인의 다름을 수용하기를 극도로 피로해하면서, 내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 관계에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


혼자가 편하지만 혼자는 싫은 사람들.


그래서 사람들이 사람 대신 동물을 선택하나?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매일 뉴스에는 반려견 관련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생명체를 부양할때 발생하는 책임의식을 동반하지 않은 입양으로 무수히 버려지거나 학대당하는 애꿎은 생명체들. 견주의 그릇된 사회성으로 잘못 교육된 동물들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 사고들. 책임은 싫고 귀여운건 좋으니 길고양이 유기견 등 선택적으료 양육하는 사람들. 그로인해 피해받는 사람들에게 도덕성의 결여된 인간으로 치부하는 사람들. 각자의 자유와 권리로 싸움 양산하는 이상한 사회.


'사회하는 동물' 이라는 명칭이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 세대. 좋은 것만 취하고 싶고, 반작용보단 작용에만 과몰입하는 세대. 모두가 똑똑하다고 스스로를 지성인 취급하는 세대. 그 속에서 얼마만큼 본인의 지식을 익히기 위해 뜸들였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세대. 5초면 세상 모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요즘 시대. 겉핥기 식으로 훑어낸 지식이 그것의 총 파이에 얼마만큼인지는 모르고 '아무튼 그렇다' 는 말에 웃고 넘기는 이상한 세대.


MBTI에 과몰입 하는 사회.


각자의 다름을 수용하기 위한 도구로 포장하지만 결국 타인을 내 경험의 범주 내에서 파악하고 싶은 도구. 혹은 내가 가진 비사회적인 성향을 사회에게 맞추라고 요구하기 위한 도구. 자문자답에 앞서 나 스스로에게, 혹은 이것을 드러낼 타인들에게 얼마나 철저하게 진솔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묻기는 했는지.



옆사람이 말 시키면 이상한 취급을 받는 세상.

혐오 범죄가 만연하는 세상. 그런데 길가며 스치는 누구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세상. 손바닥만한 기계에 압도되어 세상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세상. 알고리즘이라는 편의성의 이면에 점점 좁아지는 나의 사회적 인지 능력을 의심하지 못하는 세상.


헌데 생전 본적도 없는 사람과 이웃을 맺고, 절친처럼 행세하는 세상. 각자가 서로를 칭찬하기 바쁘고 이면과 내면은 관심도 없는 세상. 건강한 토론은 존재하지 않고 개인의 옳음을 강요만 하는 세상.


인스타 디엠으로 말거는건 이상하지 않은 세상.

길가다 번호 물어보면 변태 취급 받는 이상한 세상.


아니 혼자가 편하다며.


중매업체들의 주가가 미친듯이 솟구치고 있다고 한다.

혼자서 사는 것을 선택했다는 그들은 사실 사회의 기조 때문에 등떠밀려 '혼자'라는 선택을 강요당한 것은 아닐까? 개인주의, 혼자가 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지성인들이 어째서 더 없이 외로운 현 세대를 맞이하였을까.


더 없이 사람 만나기 좋은 세상에서 어찌 이리 서로를 경계하게 되었으며 어찌 이리 서로 좁디 좁은 범주화로 사람을 기피할까. 어째서 인스타엔 곳곳마다 손절칠 사람 유형, 기피할 유형만 떠다니는 것일까. 아니, 우리는 왜 그것들만 소비할까.


지나친 통제욕은 타인을 본인의 자아로 투영해서 그러한 것이라고 한다. 타인을 내 통제 범주내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만함. 어쩌면 요즘 사람들은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 현생을 '살아내는 것'에만 집중한 탓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살아가느라 타인의 자유와 권리가 본인에게 피해라며 읍소하기 바쁜 사람들.



우리는 어쩌면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리는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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