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 '연애' 그리고 사랑에 대하여

연애는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거라 표현하는 이들에게

by 잠실섹시

나는 기본적으로 '썸'이라는 표현에 대해 반감이 있다.

꼰대스럽다고 느껴지겠지만 나는 그 표현의 내면에 일종의 비겁함이 서려있는듯 해서 썩 좋은 관계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물론 그런 관계가 주는 특유의 가슴 떨림, 긴장감 넘치는 밀고 당기기, 그리고 앞으로 본인이 애인 삼을 상대가 어떠한 사람인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탐색하는 과정은 분명 사랑의 감정을 살 찌우기 위해, 또 불필요한 감정 소비를 막기 위해 중요한 과정임을 부정 할수는 없다.


나도 그런 애매한 관계를 여러번 경험했으며 그 과정에서 가슴 떨림과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했으며 나와 맞지 않을 대상과 감정을 소비할 시간을 줄이기도 했으니까.


헌데 이렇게 스쳐간 숱한 인연들과 주변에서 보고 듣는 '썸'이라는 모호한 관계의 영역에서 발생한 이야기들 가운데에 비겁함이 없다고 한다면 그것도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모호하게 서로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며 서로의 감정을 좀 먹다가 다시 채워주기를 반복하는 변태적인 관계,

'썸'이라는 표현이 통용되기 시작한 이래로 상대를 책임지고 싶지는 않지만 애매한 관계 유지하고는 싶은 요상한 심보가 정당화 되는듯 하다.


사랑과 연애를 떼어 놓을 수 없지만 연애 이전에 썸을 떼어 놓기도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숱하게 많은 이들과 만남 그리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이 과정이 아무렇지 않은 것으로 통용된 이래로 애인이 없는 이들은 늘 서로 '찔러보고' '아님 말고'의 태도로 인스턴트한 관계를 반복한다.


나는 이 과정이 인간을 더 외롭게, 더 병들게 만드는 것만 같다.


사랑으로 가기까지의 일종의 과정이 '썸'의 원형이었다면 요즘의 그것은 대체로 책임을 피하며 자극적인 요소만 빼먹는게 정당화 된 Guilty Pleasure 같다.


사람들은 결국 사랑을 원한다.


우리가 숱하게 소비하며 열광하는 문화 매체에서 묘사되는 지고지순하고 애틋한 사랑에 열광을 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썸'이라는 표현으로 비겁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것에 중독된 우리, 아니 나는 연애를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게 된데에는 '썸'이라는 문화가 한 몫한것 같다고 장황한 이글을 여자친구 없는 31살 찔러보기 환영하는 남자가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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