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의 라떼는 안 그랬는데
우리 부모님은 70이 넘으셨다.
그래서 부모님의 옛날이야기를 들으면 상당히 아득하고 사실 믿기질 않는다.
부모님은 하루 학교 통학시간에만 왕복 4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그 와중 단 한 번도 지각과 결석을 한 적이 없으셨다고 한다. 개근을 놓치신 적이 없다고 한다. 그 끔찍한 학교 생활 이후에도 학업을 등한시하지 않으셨고 (이건 검증이 안됨ㅎ), 학교 일과 이후에는 늘 농사와 집안일을 도우셨다고 한다.
나는 이 말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제는 많이 노쇠하셨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모님의 체력과 정신력에 혀를 내둘렀었다. 부모님께서는 몇 년 전 귀농을 하셨다. 젊어서 못 이루셨던 부농의 꿈을 이루시려는지 몇천 평의 땅에서 농작물을 관리하시는데 한번씩 도와 드릴 때마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나는 단발성에 고작 몇시간을 도와드리고 나가 떨어지지만, 부모님께서는 매일같이 몇 시간씩 그 고된 노동을 주말없이 밤낮없이 하셨다.
해뜨기 전 새벽 4시에 일을 시작해 해가 질때까지 흙밭에서 씨름하고 들어오시면 방전되실 법도 한데 늘 밥을 직접 해 드시고, 마룻바닥에 흙한톨 떨어진 꼴을 본적 없이 늘 깨끗한 마룻바닥을 유지하신다. 보일러도 아궁이에 불을 떼야 데워져서 씻기 귀찮으실 법도 한데 늘 불을 직접떼서 깨끗이 씻고 주무신다. 늘 깨끗이 빨래된 옷을 입으시고 (솔직히 이거는 엄마가 다함 왜냐면 옷 드러운 거 입고 다니면 엄마가 아빠 등짝 때림), 설거지 통에 설거지거리가 쌓여있질 않는다. 70이 넘은 노인들이 이렇게 고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데, 4~50년 전의 체력이 지금보다 못했으리라는 의심이 들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기 때문이다.
나도 일평균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16시간 가까이 일을 한다.
그러나 나는 늘 체력 방전에 시달린다. 평상시에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며, 카페인과 니코틴의 "각성효과" (나쁘게 말하면 '마비효과') 없이 하루는커녕 세 시간도 버텨내지 못할 것 같다. 매일 ‘견딘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낸다’는 일념하에 모든 일과를 마치고 집에 오면 거진 쓰러지다시피 하며, 일주일의 시작인 월요일에서 고작 이틀이 지난 수요일쯤 되면 주말의 쉼을 향해 빨리 좀 와달라고 울부짖다시피 한다.
내가 좀 유별나게 일을 많이 하긴 하지만 일반적인 직장인들도 특수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거나 시기상 맞닥뜨리는 과업 overload 시기가 발생하면 다들 비슷하게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날이 갈수록 피곤한 탓에 지인들과의 만남에서 이러한 고충을 토로하면 너, 나 할 것 없이 노화를 이유로 꼽는다. 이제 30대니까 관리를 해야 된다, 너도 이제 꺾이는 거라는 둥, 어쩌고 저쩌고
내 나이 서른셋. 끽해야 이제 서른 초중반이다.
100세 시대라는데 30대면 이제 인생의 1/3을 살아냈을 뿐인데 노화라고? 그렇다면 내 40대의 체력은 도대체 얼마나 엉망진창이란 말인가? 그보다 내가 목격한 우리 부모님의 몇 년 전 체력은? 그들은 60대 후반이었는데? 내가 감히 우리 부모님 앞에서 내 체력 저하의 원인을 ‘노화’라고 한탄한다고? (아마 등짝을 세게 맞을 테다)
그래서 고민하고 탐색하기 시작했다. 내 체력 저하의 원인에 대해서.
뭘까? 도대체 나는 왜 피곤함이 해소되지 않을까?
몇 달간의 고민 끝에 세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다음에 계속
다음화:
'쉼's 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