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맨날 피곤할까 - 4

시애틀 아니 서울의 잠못 이루는 밤

by 잠실섹시

현대인들의 피로를 뜯어보는 마지막 시간이다.

첫번째 원인으로 '올바른 쉼의 부재', 두번째 원인으로 '책임감의 무게를 인지하지 못한 청춘 타령에서 빚어진 체력저하', 그리고 마지막 원인은 바로 '잠'이다.


당신에게 루틴이란?


현대인들에게 '루틴'이라는 단어는 상당히 친숙한 단어이다. 요즘은 특히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루틴은 거진 집착이다. 뿐만 아니라 특정 생활 양식을 추구하지 않는 지극히 일반적인 각자의 생활속에도 루틴의 존재는 뿌리깊게 자리 잡혀있다. 루틴의 가장 일반적이고 친숙한 형태를 꼽아보자면 직장 생활이 있다. 출근과 퇴근, (아 퇴근은 빼야하나) 점심시간, 주간 보고, 팀 미팅, 그 외 기타 등등. 그것 말고는 없는 것 같지만 루틴을 일종의 순서 차원로 살펴보면 소소하게 삶속에 자리 잡은 여러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씻는 순서, 출근해서 취하는 액션의 순서, (컴퓨터를 켜놓고 커피를 사서 담배를 하나 피우고 와서 책상 정리를 한다던지 뭐 이런 것들), 옷을 입거나 벗는 순서 같은 것들.


혼돈으로 가득 찬 삶 속에서 특정 루틴을 영위하는 것은 불안을 통제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인간은 자유의 가치를 무엇보다 높게 사지만 그렇다고 무질서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안정적인 삶의 체계를 위해서 우리는 질서와 통제를 선호한다. 자유로운 삶을 살길 원하는 누구도 법의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고, 직장생활이 답답하여 견디지 못하는 자영업자 마저도 특정 패턴, 순서에 의거하여 업무를 전개한다.


그렇다면 본론을 위한 질문을 해볼 수 있다.

내가 소속된 집단 속의 퍼포먼스를 위해서 혹은 사회에서 뒤떨어지지 않기위함이 아닌 '쉼'을 위한 루틴이 있는가?


하루에 몇시간 주무세요? 가 아니라 몇시에 자고 일어나세요?


쉼에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갈망하는 휴식의 형태는 아마도 '잠'일 것이다.

요즘 '갓생살기' '열정의 기름붓기' 같은 키워드가 성행하는 가운데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표제는 '잠은 죽어서 잔다.' 이다. 나 또한 이 말에 동기부여를 얻어서 지난 5년간 평일기준 하루 수면 시간을 짧게는 4시간에서 길게는 최대 6시간까지 통제했다. 자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다 하면서 내가 원하는 형태의 삶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약 5년째 평일에는 늘 5시에 일어나고 12시에 잔다. 일이 많으면 1시에 자기도 한다. 잠에 드는 시간을 미루기는 하지만 기상 시간은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다. 나의 기상시간은 늘 5시이다. 하루 평균 짧게는 4시간, 길게는 5시간을 잔다. 그래서 늘 피로와 수면부족에 시달려 어떻게든 짬이 나면 낮잠을 잔다. 아니 짧게는 10분 길게는 30분이라도 낮잠을 위한 짬을 내려고 부단히도 애를 쓴다.


많은 주변 지인들이 '그렇게 짧게 자고 어떻게 생활을 하냐'고 질문을 한다. 피곤해서 어떻게 사냐는 둥, 나는 그렇게 짧게 자고는 못산다는 둥, 그렇게 몇년을 살았으니 이제 적응이 되었냐는 둥. 대단하다는 칭찬의 말과 동반되는 질문들에 멋적게 웃으면서 나는 반문을 한다. '보통 몇시에 자고 일어나세요?'


질문을 하면 다들 두루뭉술한 대답을 한다. 보통 다들 기상 시간은 정해져있으나 잠에 드는 시간이 정해져있지는 않다. 그냥 10시나 11시쯤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하다가 잔다고 한다. 정해진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들도 전날의 이야기를 들으면 주로 자려고 누워서 딴짓을 하다가 늦게 잤다며 긁적대고는 한다.


현대인들의 피로에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잠자는 하늘 님이여, 조율 한번 해주세요


내가 영위하는 5시간의 수면시간은 짧긴하다. 게다가 깨어있는 시간에 촘촘하게 박혀있는 일정들은 가히 수명을 좀먹는 행위에 가깝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요즘 몸에 이상증후가 잦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어떻게든 수면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있다. 그렇다고 현대인들이 영위하는 수면시간이 내 수면시간에 비해 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자려고 누워서 몇시간을 웹서핑하는 사람들. 그들의 실제 수면 시간을 따져보면 5시간에 한참 못미치는 사람들이 다수일 것. 다음날 칼퇴하고 일찍 잔다고 침대에 누워 잠에 들었다가 새벽에 눈이 떠져 뜬 눈으로 시간을 탕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애매한 시간에 다시 잠에 들었다가 출근 알람 소리에 눈을 떴을 때 마주하는 끔찍한 피로감이란. 질서를 선호하는 현대인들. 헌데 생명에 가장 밀접한 부분을 차지하는 수면을 이렇게 무질서하게 다루다니. 피로의 원인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하루의 루틴 중 가장 중요한게 수면 루틴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바이오리듬에 크리티컬한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호르몬의 노예에 불과한 인간에게 주어진 유일한 통제권은 체계적인 생활 싸이클을 영위하여 바이오리듬의 안정화를 하는 것 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 중 수면의 루틴은 가장 핵심이 되는 역할로 볼 수있다. 우리는 피로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건강을 위해서도 규칙적인 수면시간을 영위해야 한다. (사실 계획적으로 5시간만 자면서 쓰리잡을 뛰는 나보다 무너진 바이오리듬에서 기인한 바이오리듬이 선사하는 끔찍한 피로감을 견디며 출근을 감수하는 여러분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질 좋은 수면을 위해 힘쓰는 일, 이를테면 잠자리에서는 휴대폰을 하지 않는 일, 정해진 시간이 되면 휴대폰을 내려놓는 일. 질 좋은 수면으로 피로에 절여진 몸을 디톡싱 하는 가장 첫번째 단추라고 볼 수 있다.



다음 이야기: 그래서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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