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정치적인 이야기로 읽히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나는 어제 뉴스를 보다 울었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하던 장소에서
얼마나 무자비하고 필요 이상(훨씬 이상)의
탄압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이념의 차이로 인해 사람이 사람에게,
군인이 민간인에게,
뜨거운 총구가 타인을 향해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에서 탈출했지만
새로운 이념의 대립 때문에 여전히 싸우고 있다.
어떤 이념과 정치에 대한 방향이 옳은 걸까?
보수가 정답일까? 진보가 정답일까?
나는 어느 쪽도 옳다고 하고 싶지 않다.
현시대의 옳고 그름을 현재에 판단할 수 있을까?
역사에 대한 평가는 100년 뒤에 이뤄진다는 견해에 나는 적극 동의한다.
서로 다른 생각으로 다툴 수는 있지만,
또 그 다툼 때문에 마음이 상하고 주먹다짐까지도 일어날 수도 있지만,
(자주 있는 일이니까)
사람이 사람을 해친다는 것이
100년, 1000년 뒤에라도 옳은 일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독재에 반대해 민주주의를 외쳤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의 피가
물보다 더 의미 없이 버려진
바로 그 땅에서,
계엄군이 시민에게 무자비한 사격을 하게 했던
거기 있던 모든 계엄군과 시민의 영혼이 찢어진
바로 그곳에서,
계엄은 계몽이라는 옹호의 소리를 들으며
어쩌면 인간은
인간을 아프게 하는 방법을
악마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지역의 수많은 집에서는
한날한시에 제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괴이한 일인지
우리는 공감할 수 없을까?
그날에는
모두가 슬픈 얼굴을 하고
그 땅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교통을 통제하고 그저 걷는 그들을
우리는 외면할 수 있을까?
어떻게
수많은 피가 뒤엉켜
여전히 건물의 벽에는 총알의 흔적이 뚜렷한
그 땅에 서서
계엄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사람에게
사랑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아니,
우리는 사람에게
타인의 상처에 공감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부모를 잃은 어린아이,
자식을 잃은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친구를 잃은 친구들,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그 사람들은
지금도 여전히 폭죽 소리에 놀라 풀썩 주저앉고 마는,
여전히 옅어지지 못한 계엄의 공포에 갇혀 사는 도시에서
계엄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소리, 소리, 소리!
우리는 우리의 자유로,
말할 수 있다는 자유로,
소리칠 수 있다는 자유로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해져도 되는 권리를 동시에 획득할 수 있을까?
아무도 듣지 않고
대답해 주지 않을 질문을
나에게, 당신에게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