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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Dec 27. 2020

연말 시상식

기업으로서 받은 감사패

레드카펫


연말을 맞이하여 방송사마다 프로그램마다 시상식이 연이어지고 있다. 사실 어느 해 인가부터 상당히 많은 분야를 나누고 복수자가 상을 수여받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내겐 점차적으로 상에 대한 흥미와 욕구는 떨어지고 있었다. 더구나 이전 직정에 있을 때 부서장, 기관장 상에서 장관 표창까지 받아본 터라 더 그러했을 수도 있고 사실은 직업을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상을 받기에는 부족하고 해야 할 일도 업적도 아직은 너무나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상 받는 사람들은 부럽지 않았다. 다만, 조직으로서 상을 받는 기관들은 살짝 부러웠고 빨리 그런 조직이 되어야겠다 생각을 한다.


액셀러레이터라는 조직의 특성은 민간의 영역에서 창업자를 발굴하고 이들이 자생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많은 분야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들이 최대한 빨리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제공한다. 그것이 돈 일수도, 공간 일수도, 사람 일수도 있고 액셀러레이터 명성 자체가 될 수도 있다. 그중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성은 발굴에 있었고 발굴 단계에 중요한 지원은 교육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교육기반의 액셀러레이팅을 주 사업모델로 정해 움직이고 있다. 교육은 초기나 예비 창업자에게 필수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클라이언트이자 파트너가 대부분 대학이나 기관이다.


우리는 그들과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교육기반의 액셀러레이팅을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시키고 있다. 일 년에 보통 5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고 이 중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팀은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에 있어 대다수의 기관 예산을 사용하고 있어 일부에서는 이를 단순 교육기관의 수익사업으로 평가하고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육을 수익사업화하면서 우려하던 평가는 이러한 것들이었다. 그래서 교육이 대부분인 액셀러레이터로 활동하면서도 우리가 늘 고수하던 방향성은 잃지 말자(돈을 벌기 위한 단순한 용역회사가 되지 말자, 돈을 위한 일을 만드는 기업은 되지 말자) 다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함께한 대학 한 곳에서 감사패를 받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대학의 산학협력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우수 협력기관으로서, 것도 대학 관계자들의 만장일치로 받게 되었다고.. 나에겐 그동안 협력했던 다양한 활동들과 대학의 발전을 위한 고민들을 인정받은 듯싶어 너무나 감사하고 감동적이었다. 오랜 시절 산학협력을 하면서 많은 기업들에게 줘보기는 했으나 실제 한 조직의 대표로서 상을 받는다는 것은 내 나름, 특히나 개인적인 내 입장에서의 또 다른 감동은 또 다르게 분명히 있었다. 오랜 시절의 경험과 고민에 대한 보상 같기도 했다.


이후에 연말 시상식을 보는 내 시각은 달라져 있었다. 그저 보여주기 식이라도, 혹여 모두에게 주는 상이라도 상은 상이다. 받는 사람에게나 주는 사람에게나 그동안의 감사와 인정의 표현이기도 하다. 받은 사람은 이 작은 상패와 감사 하나로 분명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더 끝도 없는 깊은 고민을 하게 되겠고 준 사람은 상대에 신뢰와 믿음이 깊어졌겠다.


시상식은 내년을 새롭게 기약할 수 있는 기회이다.


투명한 감사패에 내 모습이 또 한 번 비치고 내 이름에 새겨지게 하기 위해 오늘도 난 깊은 고민을 쉼 없이 하게 된다.


잘해보자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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