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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zz Dec 02. 2018

한국에 가고 싶지만, 가고 싶지 않다.

벌써 1년을 다 채워가는 워홀러의 하소연.

어쩌면 외국에서 시한부로 생활하고 있는 몇몇 한국인은 공감할지도 모르는.


한국? 한국, 한국.


이제 집에 가야 하는데, 어째 싱숭생숭하다.

가족들, 친구들, 맵고 기름진 음식들 이 모든 게 그립기만 한데.. 이곳 캐나다에서 생활하면서 누릴 수 있던 것들을 막상 떨쳐내고 가야 한다니 마음 한편이 복잡하다. 나는 여기서 레깅스를 피부처럼 입고 다니고 옷의 조합을 딱히 신경 쓰지도 않고, 가끔 머리를 빠글빠글 볶아버리기도 한다. 오후 4시 반 즈음 일이 끝나면 산책을 가거나 먹고 싶은 음식을 입을 비죽 내밀고 집중해서 요리하는 셰프가 되기도 한다.

요리가 정말 많이 늘었다.

나는 더군다나 록키산맥 속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어서 그저 내일은 날씨가 더 맑을까? 오늘은 구름이 더 예쁘네! 이번 오프 때는 뭘 해볼까.

이런 흐뭇하고 단순한 생각들을 하며 1년을 지냈다.

어딜가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다.

귀국일이 가까워질수록 착잡해져만 간다.

‘한국에 가면 이제 뭘 하면 좋을까.

아, 당장 레깅스도 맘 놓고 못 입겠구나.

엄마는 또 다이어트하라고 잔소리겠지.

한 달은 친구들 만나느라 바쁘겠다.

미리 미안해 내 간.


주요 웹사이트 메인만 봐도 시끌벅적한 그곳.

나는 요즘 조금은 귀국이 두려워졌다. 그렇다고 해서 이곳이 너무 좋은 것도 아닌데 말이야.

50:50. 정말 가고 싶지만 너무 가고 싶지 않다.

하하!

깨끗한 공기도, 퇴근 후 거닐던 이 작은 마을도 너무 그리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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