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아침을 맞이하며.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의 손에 들려 있는
새 달력을 받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작년 이맘때
신년운세를 뽑아 보며
새해 소원을 빌었다.
계획했던 일들 대부분은
'며칠 있다 해야지.' 하며,
조금씩 미뤄졌고
그러는 동안
일 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부단히 도 애쓰며
지나온 시간들 속에
무료함이 종종 나를 괴롭혔지만,
그 비워진 틈을 하나 둘 채우며
일상 속에서
설렘과 희망을 보기도 했다.
마음은 늘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지만,
시간은 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점점 무언가를
이루기보다
포기하는 게 많아졌다.
후회와 아쉬움 속에
미련을 갖고
우리는 또,
꿈꾸고 소망한다.
그리고
영원히 괴로울 수도
즐거울 수도 없는
한 편의 이야기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