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을 갖고
시작하는 사랑의 결말은
언제나 같았다.
의지하고
기대하려 할수록
사람들에게서 더 멀어졌고
고립됐다.
그 작은 마음 하나
쉬이 누일 곳이 없어
가슴에 난 구멍은
점점 커졌다.
두통이
하루 종일 심했던
어느 날,
머리를 붙잡고
일어나
거울 앞에 섰다.
줄곧 맞지 않는 옷에
나를 끼워 맞추려
포장하고 있는 내 모습이
불현듯 떠오른다.
그때
그 진부한 포장지를
뜯어버리기로 마음먹었다.
내 살갗 위로 드러난 모습이
그리 근사한 모습은 아닐지라도
가치 없는 일에
더이상 아까운 마음을
쏟아붓지 않고
그저 엉망이어도
그 무게를 견뎌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