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참 좋다.
베트남 하노이에도
사계절이 다 있다.
9월이 되니 아침공기가 제법 선선해져
우리는 피부로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외출을 할 때면 약간의 차가움,
그리고 그 바람은 내 마음에
추억을 내려준다.
올여름도 내내 쉼 없이 달려왔다.
남편과 아이들의 일상 속에
몇 개월 전부터 보태진
나의 소소한 일들과 글쓰기,
모든 일과를 끝낸 밤이면 또.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들
그렇게 늘 쫓기듯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아이의 픽업을 할 때 밖에 서 있으면
쌀쌀한 공기 속에 바람이 불어와
잠시지만 차분히 마음이 멈춰지게 된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라고 한다.
들판은 곡식으로 가득 차고
하늘은 높고 푸르다.
나는 반대로 하나씩 비워내고 싶다.
여름동안 쌓아 놓았던 피로와 걱정.
욕심까지도 좀 내려놓고 싶어진다.
내 마음에 작은 위로를 건네며
계절은 변했지만,
여전히 내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감사하다.
스산한 가을이 다른 이들에게는
짧게 스쳐 지나가는
계절 일수 있어도
나에게는 지금 잠시 멈추라며
쉬어가라는 쉼표'가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