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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Jun 03. 2022

봉사활동

성당 청소

여기 성당은 구역을 넓게 관할하고 있지만 주일 미사에도 50~60명 정도 많이 참석해야 백 명 남짓이다.

성당에서 차로 동서남북 30분 주행거리 지역은 이곳  Jinboomba 성당으로 미사를 와야 한다.

종교는 가톨릭이라면서 미사는 일 년에 한두 번 나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도 좌석을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밖에 임시 의자까지 사용해서 200명 정도 참석한

아주 작은 시골 성당이다.


대부분이 고령층이며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단체 청소는 일 년에 부활절과 성탄절 전후로 하고 있다. 주중 평일 미사는 화요일 오전 8시에 한번 있고 참석 인원은 20명 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한 지 두 달 정도 지나면 바닥이나 특히 화장실은 청소를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인데 그 누구도 말이 없다. 생각하다 못해 혼자라도 청소를 해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지만 늘 다음 주로 미루곤 했다.

그 주에도 나와 약속을 했지만 꼭 미룰 것 같아서 브런치 글을 읽고 댓글을 적으면서 내일은 성당에 청소를 간다는 글을 남겼다. 그 글 덕분에 미루지 않고 다음날 아침식사 후 성당으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남편이 청소는 몇 명이 하냐고 물었다. 그냥 나 혼자 먼지 털고 청소기, 화장실 청소, 바닥 걸레질만 하고 올 거라고 했다. 남편이 혼자서 어떻게 하냐며 청소기는 본인이 하겠다고 따라나섰다.

세례를 받기 위한 교육을 신청해 놓은 상태인 남편은 신부님께서 한국말이 가능한 신부님을 찾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해서 일 년째 기다리고 있지만 미사 참석은 하지 않고 있다.

미사 전 준비하는 일을 제대 봉사라고 하는데 화요일에  그 봉사를 하고 있는 나는 성당 열쇠를 가지고 있다.

아무도 없는 성당에 들어가 예수님께 인사드리고 청소를 시작했다.

사람들이 간식을 자주 주어서 그런지 까치들이 뭐라도 얻어먹을 수 있을까 해서 성당 안으로 들어오고 가까이 와서 짹짹거린다.

한 시간 정도 땀 흘리며 일하고 나니 환기도 되고 깨끗해진 내부와 특히 화장실에서 빛이 나는 듯했다.

이런 시간이 처음이지만 나를 꽉 채워주는 것처럼 감사함과 뿌듯함으로 가득했다.

두 달에 한번 일 년에 총 4번 이렇게 청소를 할 계획이다. 미루지 않고 하기 위해 이 글을 남겨본다.

까치가 한 시간 동안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친구와 함께한 시간 같았다.

정원 봉사하는 부부를 보면서 더 젊은 나도 꼭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이번에 실행으로 옮겨져 감사한 날이기도 하고 남편과 함께 할 수 있음에 더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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