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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혜 May 08. 2024

다른 국가와 업무에 문화교육이 필요한 이유

괜히 외국인이 미워진다면, 나와 그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Cross culture (이문화) 교육을 받으러 영국에 왔다. Richard Lewis는 94세로 아직 살아계시는 이 분야의 알아주는 학자시다. 살아계시는 동안 이렇게 뵐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호프스테드와 에드워드 홀의 이론에서 아시아 지역의 내용과 근거가 부실한 것을 느끼고, 이 분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일본에서 5년을 생활하시면서 아시아의 연구를 지속하여 

Linear Culture, Multi-Linear Culture, Reactive Culture 이론을 정립하셨다.


그동안 나는 이문화 강의를 진행하며 나는 호프스테드 이론을 인용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호프스테드 이론은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 특정 회사의 엘리트 층만 조사하여 한국과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한국의 문화, 정서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이러한 학문들은 한국의 속도와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  

‘비슷하긴 하네’와 같은 느낌은 주지만, 한국 사람이 좋아하는 MBTI 나 다른 심리테스트만큼 “아하”를 주지 못했다. 더군다나, 많은 학자들이 일본은 연구했지만, 한국을 구체적으로 연구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난 이 분야에 빠져 있다. 사람을 관찰하고, 학자들이 발견하지 못한 한국의 정서와 배경을 찾아가는 건 정말 어디 숨겨진 보물의 위치를 더듬어 가는 것 마냥 나를 흥분하게 한다.


우리가 MBTI에 빠져 있는 이유도, 나를 스스로 정의하는데 한계를 스스로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정답을 찾기 위한 고뇌는 수많은 사람들이 해왔지만 일반적인 나와 같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착각에 쉽게 빠지고, ‘괜찮은 나’를 굳이 더 밝혀 내어 ‘이상한 나’를 마주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이상하다’고 여겨지는 나의 지금의 행동 패턴과 정서에는 과거의 이유가 존재한다. 누군가에게 자주 공격받거나 믿었던 사람의 배신을 경험한 사람은 타인을 좀 더 쉽게 의심하게 되는 행동을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개인의 행동 패턴의 집합체가 문화가 되고, 그 문화는 그 동네, 국가, 지역의 집단적 정서와 행동패턴으로 나타난다. 한국의 문화적 배경과 지금의 행동 패턴은 분명 우리의 과거를 반영한다. 

리처드 루이스의 저서 [When Culture Collide]에서 한국 편을 보면 이런 한국과 비즈니스의 팁으로 강조되는 점이 있다. 

Do not over emphasize your Japanese connections and do not refer it to the Korean
일본과의 관련성을 강조하지 말고, 언급하지 말 것  

이곳에 교육을 받으며, 유럽인들에게 ‘일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일본 친구들도 있고, 개인적인 관계에서는 우리에겐 한국에서 만나는 친구들의 관계와 다를 것 없지만, 

국가 대 국가로 스포츠 경기가 있거나, 일본 정부의 어떤 무역 조치가 일어나면 한국은 집단적으로 그에 대항하고자 하는 정서가 마구마구 올라온다. 나는 일본 식민지 시대에 살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함께 식사를 하다 영국과 한국의 시차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8시간이라고 했다. 같이 밥을 먹던 한 영국인이 Japanese Standard Time 일본 표준시 하고 같다고 기억하기 쉽게 알려주었다. 


나는 웃으며 일본 시간과 동일 하기는 하지만 우리는 한국 표준시라고 부른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We say it Korean Standard Time! Not Japanese Standard Time.” 

. 분명 Richard Lewis 가 한국에 대한 비즈니스 주의 사항으로 책에서 언급한 내용은 분명 우리에게 작용하는 반응이 맞다. 

서로의 다른 문화와 그 문화 차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를 배우기 위해 온 사람들 간에 이러한 정서적 표현은 허용되고, 그들에게 실제 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Oh ye, Korean Standard Time”이라고 하며 한바탕 웃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왜 우리는 이해하고 학습해야 할까?

MBTI를 우리가 알고 싶어 하고 흥미로운 이유와 동일하다.

개인 간 다른 성향은 갈등과 오해를 가져온다. 서로를 좀 더 이해한다면 우리는 상대의 성향을 존중하고 포용하기 위해 애쓴다. 과학적 근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이 MBTI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개인의 성향이 MBTI라면 국가 간 문화적 차이는 다른 국가의 집단적 성향을 이해하게 한다. 

다른 국가와 일을 하거나, 해외 업무를 보거나, 외국인과 함께 일을 하게 된다면 그런 국가적, 지역적 행동 패턴과 성향의 차이는 서로의 갈등과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 이를 이해하고 그 문화를 존중하고 포용하기 위해 우리는 다른 문화, 즉 이문화 학습이 필요하게 된다. 


https://blog.naver.com/janekim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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