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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대가 보여주는 독립적 정치의식

상대를 죽이는 것이 승리라고 착각하지 말자.

by 김지혜

최근 한국 정치에서 흥미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계엄령을 선포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시위를 이끌었던 2030 세대가 탄핵 이후 보여준 선택이 예상과 달랐다. 탄핵된 대통령이 속했던 국민의힘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오히려 올라간 것이다.

한국 정치는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0.7%라는 아주 작은 표 차이로 당선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겉보기의 양극화 속에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계엄령이라는 잘못된 결정에 반대해 민주당과 함께 시위에 참여했던 2030 세대의 행동이다. 이들의 선택은 '네 편 내 편'을 넘어선다. 어떤 정책이나 결정에 반대한다고 해서 무조건 상대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한국에서는 두 개의 큰 정당이 정치를 주도하고 있다. 다른 정당들의 영향력이 너무 약해서 유권자들은 사실상 두 정당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030 세대는 이런 제한된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판단 기준을 세워가고 있다.


탄핵 이후 정치권에서 보이는 서로 간의 비방과 인신공격은 걱정스러운 일이다. 특히 상대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비웃고 무시하는 발언들은 국민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모습이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심지어 동네 현수막에도 걸려 있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로, 이런 현수막을 보며 학교에 가는 아이들이 걱정된다. 상대에 대한 객관적 논리가 아닌 비난의 현수막을 본 아이들은 그래도 된다고 여길까 우려스럽다.


대통령 선거 당시 많은 중도의 유권자들은 양당의 후보 모두 도덕성과 윤리 면에서 마음에 들지 않았고, 결국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누군가에게 투표했다고 해서 그 사람이나 정당을 완전히 지지한다고 볼 수 없다.


세대 간의 생각 차이도 중요하다. 새마을운동 시대, 배고픔을 겪은 부모 세대가 가진 신념과 선진국 수준의 삶을 사는 2030 세대는 서로 생각이 다르다. 절대 변화하지 않는 골수 층인 나의 부모세대는 정당을 중시했다. 심지어 누군지 몰라도 정당의 색깔로 투표를 하던 세대이다. 개인이 집단이고 집단이 개인으로 간주되었다.

성인이 된 20대 30 대는 옳고 그름을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한다.


과거의 의식 속에서 살고 있는 정치인들은 문제의 해결이 상대를 이기는 것이 승리라고 착각한다.

누군가를 뽑았다는 것이 그 사람을 지지하고 그 정당을 지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세대별 생각의 차이를 이해하기 못하면 정치도, 회사도 결국 갈등만 깊어질 뿐이다. 이미 그들은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고, 그 민주주의는 어느 정당이든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비난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면 그 또한 문제의 방관자로 간주한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시대는 끝났다. 그 시대를 아직도 사는 사람들은 손절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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