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같아요'는 어떻게 해석될까?

'~같아요.'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 거 '같아요'?

by 김지혜

“한국의 시장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고객이 만족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해외 업무를 지원하며 고객의 거래처 메일을 번역하는 일을 돕고 있다.

많은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같습니다, 같아요’라는 문장이 오면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 잠시 고민한다.

글자 그대로 it seems like, likely와 같이 표현해야 되나 아니면 I think로 번역해야 할까?


‘~인 것 같아요’를 영어로 찾아보면

I think로 나온다.

A 먹어보니 어떠세요?

B 네 정말 맛있는 음식인 것 같아요.(구글 번역기/파파고 번역기)

I think this is really good food.

하지만 나에게 ‘인 것 같아요’는 뭔가 think 보다는 약한 주장의 느낌이다.

it seems like good food.

라고 표현해보니 뭔가 내가 먹는 게 아니라 누군가 맛있게 먹는 걸 보고 '그런 것 같다'라고 하는 느낌이다.

seem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

1. (… 처럼) 보이다, … 인 것 같다

2. … 인 것 같다(자기가 말하는 내용의 강도를 약하게 하기 위해 씀)

3. … 인 것 같다(확신이 없거나 정중하게 의견을 말할 때 씀)


그럼 왜 우리는 이렇게 ‘같아요’라는 말을 많이 쓰는 걸까?

첫 번째 이유는 정확히 내가 겪은 일이 아닌 경우로 긴가민가한 상태.

누군가의 상황이 정확하게 알 수 없을 때, 예를 들어 코로나로 힘든 사람의 식당 상황에 대해 들었다.

그럴 땐

'그 사장님 코로나 때문에 힘든 거 같아요.'

라고 할 수 있다.

내가 확인한 바도 없고 들은 내용이고 짐작이다.


내가 직접 상황을 목격했다면

‘그 사장님 지금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요’

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첫 번째 표현은 내가 목격한 것이 아니니 100프로 신뢰하지 않는 상태에서 ‘같아요’라는 말은 적절하다.

하지만 문제는 두 번째 경우, 내가 직접 목격한 경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습관처럼 ‘힘든 거 같아요’라고 말을 하고 있다.


외국인에게 메일을 보낼 내용을 다시 생각해보자.

“한국의 시장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고객이 만족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외국 고객은 한국의 상황을 알 수 없다.

한국에 살고 있는 나, 한국에서 비즈니스 하고 있는 나는 이 좋지 않은 한국 시장을 실제 겪고 있다.

고객은 나에게 문제를 제기해서 불만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 시장은 좋지 않습니다.’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가 더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고객의 의도와 의중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번역해야 한다면 충분히

어딘가에서 들은 것 마냥 들리는 seems, likely 보다는 I think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

‘I think Korean Market is not good’이라고 해도 문제없을 것이다.

좀 더 확신 있게 이야기한다면 그냥 Korean Market is not good 만 해도 된다.

내가 거래처에 혹은 본사에 지금의 상황을 좀 더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면 ‘같아요’라는 말은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해외에서 교육을 받을 당시 나는 동기 부여 스피치를 했고 스피치에서 불확실한 방식의 전달법은 설득력을 상실한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내가 말한 방식이 바로 ‘인 것 같아요, 좋을 것 같아요.’라고 하는 식이었다.

내가 그렇게 표현한 이유는 너무 큰 확신으로 거만해 보이기 싫어서였다.

트레이너의 피드백은 청중의 입장보다 내가 어떻게 보일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당신은 당신의 경험에 확신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 이야기를 청중에게 전달하고 있지 않은가. 그럼 적어도 너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말해야 한다.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말거나는 청중의 선택이다. 하지만 네가 좋았다면 상대에게 권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해보니 좋더라, 그래서 이런 방법을 권하고 싶다. 시도해보면 어떻겠냐 라고 하면 된다. 그럼 청중은 시도해 볼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내가 습관처럼 '같아요'를 쓴다면 객관적으로 내가 경험한 사실인가,

아니면 전달받거나 들은 사실인가에 대한 구분을 통해 생각해보자.


그럼 개인의 감정과 느낌은 어떤가!

치과 치료를 하면서 의사 선생님이 묻는다 ‘여기 아픈가요.’

‘아픈 거 같아요.’ 아프면 아프다고 하면 되는데 말이다. 이건 누구도 모르는 나의 느낌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에서의 사례를 보자.

홉스테드 지수 중 권력 간격 지수 Power Distance Index(PDI)가 높은 국가일수록 위계질서와 권위가 존중되는 국가이다.

대한항공 801편이 추락하기 30분 전, 블랙박스 녹음에서는 기장과 부기장의 대화가 녹음되어 있다.

기장과 부기장의 위계질서가 분명했던 항공사 내에서 추락 직전의 대화이다.

기장 ; 야, 비가 많이 온다.

부기장; 예 더 오는 것 같죠 이 안에……”

한국은 PDI가 높은 국가이다. 기장의 말에 부기장이 반대하기가 어렵다. 기장의 판단을 대놓고 반박하기 어려운 부기장은 끔찍한 날씨를 뻔히 보고 도 비가 오는 것 ‘같다’고 부드럽게 말하고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이렇게 PDI가 높은 국가일수록 비행기 사고의 확률이 높다는 통계를 소개한다.

개인이 속한 문화는 언어에 반영되고 그 언어는 생활의 일부가 된다.

이후 대한 항공은 외부인력을 영입하여 내부 개선을 진행하였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영어 사용이었다.

한국의 복잡한 경어나 모호한 표현을 줄이고자 영어를 사용한 것이다.


에린 메이어의 [컬처 맵]에서는 특정 문화가 부정적인 피드백을 다루는 방식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단어의 형태에 주목했다.


부정적 피드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문화는 강화어를 활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upgrader words(강화어)

Absolutely(절대적으로), totally(전적으로), strongly(강력하게),

반면 간접적은 형태로 피드백을 하는 경향을 가진 문화에서는 down grader words(약 화어)를 많이 활용한다.

Kind of, sort of(다소), a little bit, a bit(조금), maybe(아마도), slightly(약간)


이런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이스라엘에 근무한다고 상상해 보자.

'내가 오늘 조금 아파서 회사에 못 갈 것 같다'라고 한다면 조금 아픈데 왜 안 오냐고 할 것이다.

한국이나 인도네시아인이 '조금 아파서 회사에 못 온다'고 하면 정말 못 올 만큼 많이 아프다는 뜻이다.


이렇듯 나의 주장이나 나의 생각표현 강도에는 각 국가 간 문화의 차이에서도 존재한다.

내가 다른 문화에서 평소의 습관대로 모호한 표현을 한다면 나의 의견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또한 나의 실제 상황보다 약화된 나의 표현을 상대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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