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1위 핀란드에는 있고 우리에게는 없는 것

행복지수 1위와 61위의 차이점으로 바라본 행복의 조건

by 김지혜

코로나는 싫지만 코로나가 나에게 가져다준 기회는 고맙다.

내가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에 방구석 한편에서 파자마를 입은 채 북유럽의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었을까?

코로나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고 지속적인 제약을 가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옥스퍼드 대학 이문화(Cross culture) 전공 교수님이 진행하는 [이문화 가족의 승계 계획 Succession plan in cross culture family] 세미나에 참여하였다.

행복지수가 상위권인 국가의 참여자들, 1위 핀란드, 2위 덴마크, 5위 네덜란드 인과 함께한 세미나.

세미나는 세계 행복지수 1위를 차지한 핀란드 참여자를 축하하며 시작되었다.

행복한 이들 속에 존재하는 행복지수 바닥인 한국인!

난 그들의 모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줄 존재임이 분명하다.

2021년 기준 한국은 행복 지수 61위

행복지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한 네덜란드 참여자는 친구의 농담을 공유했다.
“모든 행복지수가 높은 국가들은 세금이 아주 높으니 세금을 많이 내면 행복지수가 높아질 거야!”

모두들 웃었다.

세금과 행복감과의 관련성은 무엇일까?

한국에서 세금이 높아진다는 가정을 해보자.

나는 불만이 많아질 것이다. ‘ 실컷 벌었는데 나라에서 다 뺐어 간다.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왜 자꾸 뜯어가냐’라고 화가 날 것이다.

스웨덴인에게 세금에 대해 묻자 "수입이 많을 때는 60%까지 세금을 낸 적이 있다"라고 했다.

나는 놀라며 "내가 일한 노동의 대가를 정부가 반 넘게 훅 가져가 버리면 억울하지 않냐"라고 물었다.

하지만 그 스웨덴인은 나의 반응에 잠시 머쓱해하며 “많이 가져가긴 한다, 하지만 괜찮다”라고 했다.

그의 설명은 이러했다.

세금을 많이 거두면서 국가는 국민들에게 사회 복지와 보장이라는 안정감을 준다.

지금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훅 하고 가져가지만 마치 노후 대책처럼 여겨진다.

복지혜택과 노후의 보장이라는 안정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금은 노후 대책일 수 있다.

또한 자식의 교육비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아이는 돈을 작게 벌더라도 진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좋겠다. 그래도 그 사회에서 병원비며 교육비며, 노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아이가 사회봉사만 하면서 살겠다고 해도 박수를 칠 수 있을 것이다.


행복지수가 높은 국가들이 가진 정부에 대한 신뢰와 그 정부에 맡기는 나의 돈, 그에 따른 혜택과 복지와 안정감이 ‘지금 난 행복해’라고 느끼게 하는 중요 요소일 수 있다.


그들 사이에 새롭고 낯선 한국인은 많은 궁금증을 가지게 하는 대상이었다.

한국이 왜 그렇게 행복하지 않은지에 대해 모두들 궁금해했다.

마치 항상 밥을 잘 먹는 우리 둘째가, 밥맛이 없다는 친구에게 ‘도대체 그 건 어떤 느낌이냐’고 묻는 것처럼 말이다.

배부르고 등 따시고, 가족도 있고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일 텐데 왜 우리는 행복하다 느끼지 못할까?

내가 공무원이 아닌 회사원인 경우, 심지어 프리랜서인 상황에서, 나의 노후는 누구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나의 노후는 알 수 없다. 내가 병에 걸릴지, 내가 병원 신세를 오래 지게 될지 누구도 모른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남게 되면 남은 여생을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연하다.

아이들은 제때 취업을 할지 알 수 없다. 언제까지 내가 지원을 해야 하는지도 정해져 있지 않다.

누구도 내 자식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지 않기에 그 아이의 미래조차 내 걱정의 큰 부분이 된다.

자식을 낳으면 돈이 많이 들고, 돈이 많으면 더 좋은 학원과 과외를 받고 결국 그런 친구들이 더 좋은 대학을 가고 더 좋은 위치에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확률이 높아진다.

더 안정된 삶을 위해 나는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하고, 아이도 그런 곳에서 일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나의 노후와 자식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벌고 조금이라도 더 모아 두어야 그 어떤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생각하는 공식이다.

이런저런 걱정들은 지금 내가 몸이 성하고 하루 라도 젊을 때 조금이라도 더 축적해 안정감을 얻는 것이 지금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설루션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일을 하고 그럼에도 더 열심히 해야 할 수십 가지의 이유가 끝도 없이 떠오른다.

얼마를 축적하건 걱정 가득한 우리의 미래에 그 안정감은 절대로 내게 오지 않는다.

결국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지만 행복하다 말하지 못한다.


그들과 우리가 무엇이 다른가!

그들에게는 있고 우리에게는 없는 것

내가 사는 환경 속에서의 안정감과 그 안정감은 서로 경쟁하지 않아도, 축적하지 않아도 나에게 주어질 것이며 타인이나 내 자식, 모두에게 제공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행복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것, 그리고 누군가에게 주어야 할 것,

바로 안정감과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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