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요우(穷游) 사례를 통해 보는 마이너 유저의 가치
2018년은 오프라인 매장의 모습이 빠르게 변화하는 한 해였다. 2018년의 연말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모습에도 흥미로운 변화가 생겼다. 중국의 대표적인 여행 플랫폼 중 하나인 총요우(穷游/ 이하 '총요우')가 상하이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것이다.
미술관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총요우의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은 단순히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총요우의 CMO인 슈아이솽윈(帅常芸)의 소개에 따르면 총요우의 미술관은 여행의 영감, 여행 상품, 커뮤니티, 일기일회의 문화를 융합했다고 한다. 이 미술관에는 수천수만 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공간과 콘텐츠의 만남을 통해 여행 문화의 매력을 발산하며 생활 미학의 방식을 통해 여행의 순간을 연결한다.
총요우 미술관에서 고객은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총요우의 가이드북을 통해 여행 Tip을 얻거나 여행 일정 가이드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며 일기일회(시즌별 기획 상품)의 여행 칼럼을 통해 현지 문화 및 국가별 특색에 대한 사전 학습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총요우에서 직접 디자인 및 개발한 여행 상품을 구매하거나 오프라인 소모임에 참여할 수도 있다. 즉, 타인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여행을 채워나갈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미술관 내부의 상품 진열과 디자인에도 작은 디테일이 숨어 있다. 생활 미술이라는 것이 조금은 추상적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여행을 떠나기 전의 현지 조사와 여행하며 사용하는 상품, 그리고 여행이 끝난 후 작성하는 여행기까지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이 미술관이 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이해하기에 쉬울 것이다.
여행은 더이상 단기적인 경험이 아니다.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총요우의 미술관은 여행이 단기적인 경험을 넘어 이미 사람들의 생활의 일부분이자 삶을 대하는 태도로 자리 잡았다는 증거이다.
온라인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은 직관적인 경험이 가능하며 브랜드와 고객이 상호 교류할 수 있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기에 가장 이상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작년 10월 36커(36氪 / 중국의 미디어 플랫폼)는 유통 사업 분야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 예상하였고 실제로 이타오(一条), 샤오홍슈(小红书), 르스지(日食记), 왕이카오라(网易考拉)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사업을 전환하였다.
총요우도 예외는 아니다. 신천지에 오픈한 총요우의 첫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온라인 콘텐츠 전시와 함께 오프라인 여행 소모임이 진행된다. 여행 산업에서 총요우는 씨트립(携程), 취날(去哪儿)과 같은 대중적인 OTA(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과는 다르게 항상 마이너 한 영역을 담당해왔다. 그들은 전 세계 여행자들의 생활 교류 플랫폼으로 포지셔닝 되어있다. 총요우의 콘텐츠는 CMO인 슈아이솽윈(帅常芸)의 말처럼 해외 여행 콘텐츠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즉, 총요우 고객의 경제 수준과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의미이다. 가난한 여행을 뜻하는 총요우(穷游) 이름과는 다르게 그들의 고객은 결코 가난하지 않다.
총요우의 우수한 커뮤니티와 고객의 구매 능력 및 객단가는 가히 놀라울 정도이다. 우선 고객이 총요우라는 브랜드 인지가 생기면 그들은 순식간에 충성 유저로 변한다. 공산품 제품 소비 기간을 지나면 고객의 생명 주기는 더욱 길어진다. 총요우 고객에게 품질은 매우 중요한 고려 요인이다. 그들은 품질이 좋으며 가격이 합리적인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대변이라도 하는 듯 소비가격지수(Consumer Price Index) 역시 100(2016년 기준)에서 170(2018년 기준)으로 늘었다.
지난 몇 년 간 총요우는 자신의 '마이너 정신'을 잃지 않고 잘 유지해왔다. 2016년 초 총요우의 창업자이자 CEO인 샤오이(肖异)는 인터뷰 중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총요우의 시장 내 이미지와 전략은 분명 추후 비즈니스의 현금화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샤오이(肖异) / 총요우 CEO
여행은 마태 효과(Matthew effect / 부유한 사람은 점점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흔히 부익부 빈익빈으로 표현한다)가 뚜렷하게 발생하는 산업이다. OTA 플랫폼인 씨트립은 취날과 손을 잡았고 통청(同程)과 이롱(艺龙)은 합병을 진행했다. 하지만 총요우는 오히려 마이너 한 해외 여행 산업을 깊게 파고 들었다. 지난 2016년 초에는 상업화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우선 온라인 전자 상거래 영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총요우의 상품은 다음의 3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여행 용품이다. 수납 용품, 가방, 우산 등이 포함되며 여행 중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게 전문적인 디자인을 거쳐 생산된다. 두 번째, 문화 창의 상품이다. 티셔츠, 후드티 등이 포함되며 기타 브랜드와 협력하여 만든 주변 상품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일기일회(시즌별 기획 상품)이다. 마이너하지만 전문적인 상품을 개발한다. 일본의 천연 염색 공예나 스코틀랜드의 Harris Tweed 등 계절에 따라 리뉴얼 작업을 진행한다.
슈아이솽윈(帅常芸)의 소개에 따르면 총요우의 온라인 매장은 200개 이상의 SPU, 900개 이상의 SKU를 보유하고 있으며 공식 홈페이지와 티몰, 이타오(一条)등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운영되어왔다. 미술관의 상품 전시 구역은 온라인 전자 상거래 영역의 연장이라 볼 수 있으며 실제로 고객 유입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음으로 콘텐츠의 전환이 있다. 비록 총요우와 기타 OTA 플랫폼의 이익 모델은 모두 현지의 오락 및 숙박 예약에 의존하고 있으나 실제 전환은 주로 콘텐츠 영역에서 이뤄진다. 슈아이솽윈(帅常芸)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혔다.
"마이너 한 여행 지역은 콘텐츠 전환에 의존도가 높다. 신뢰도, 관련도, 추천 수는 전환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콘텐츠의 전환이 높은 것은 총요우 고객의 연령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총요우의 고객 중 25~34세 고객의 비율은 전체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총요우가 발표한《놀 줄 아는 중국인 : 총요우 2018년 해외 여행 빅데이터 보고》에서는 그들(25~34세 고객)이 '큰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비율'이 매우 높다고 이야기했다. 총요우의 모바일 App 및 기능 설계는 이러한 '가벼운 여행'에 맞춰 설계되었다. 냉장고 자석, 현지 화폐, 엽서, 여행 전문가의 설명, 지도 등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상품들도 고객의 '여행을 떠나고 싶은 욕망'을 자극한다.
2004년 창립 후부터 약 1억 명에 가까운 고객들이 총요우의 플랫폼에서 여행 이야기를 나누고 질문을 하며 1,500만 개가 넘는 콘텐츠가 생산되었다. 이는 후에 약 600개가 넘는 총요우 여행 가이드북으로 재탄생 되었으며 현재도 월간 약 300만 개 이상의 콘텐츠가 발행되어 유통되고 있다.
총요우는 이번 모바일 App 업데이트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Biu라고 불리는 이 기능은 모바일 App 하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폭포수 형태로 이미지, 영상, 소리 콘텐츠를 노출한다. 쉽고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리는 젊은 고객들이 커뮤니티에서 정보와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개발된 것이다. 사진과 음성 등 가벼운 콘텐츠 형식은 동영상에 비해 고객이 UGC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문턱을 낮다.
또한 미술관에서는 매주 1~2회의 오프라인 소모임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약 350회의 모임이 진행되었고 앞으로 더욱 다양한 소모임이 진행될 예정이다.
저자: 徐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