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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소의뿔 Aug 02. 2022

시험 결과 오류로 식겁

SHRM-SCP 시험 결과의 반전


시험 결과의 반전: Did not Pass에서 Pass로.


7월 15일(금) 하루 연차를 냈다. 3개월 정도 준비해 온 SHRM-SCP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다. 안 그래도 길치인데 한남동 주택가에, 명패도 작아 한참 그 주변을 서성이다 겨우 Prometric Center를 찾았다. 시험 시간에 늦을까 부랴부랴 건물 3층으로 올라갔다. 보안이 철저했다. 옷 외에는 몸에 걸쳐진 것이 하나도 없어야 했다. 머리도 묶던가 풀던가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모바일 전원도 끄고, 바지 밑단을 올리면서까지 철저하게 수색했다. 시험장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감독관이 주는 펜과 메모판뿐이었다. 그렇게 시험장에 들어가 4시간을 꼬박, 화장실도 안 가고 시험 문제를 풀었다. 4시간 동안 모니터를 얼마나 뚫어져라 쳐다봤던지 그날은 종일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 고생 좀 했다.


선택형 문제인 데다 컴퓨터로 응시했기 때문에 '시험 종료' 버튼을 누르면 바로 결과가 뜬다. 이미 블로그에서 후기를 읽었기 때문에 두려움 반 기대 반 하는 마음으로 '시험 종료'를 눌렀다. 그랬더니...."이번 기회에는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어쩌고 저쩌고~~~~" 영문으로 이런 문구가 떡 하니 눈앞에 나타났다. 아...... 제길.... 4시간 동안 감금되어야 하는 이 시험을 한 번 더 치러야 한다고? 재수로 끝내면 다행인데, 삼수 이상을 해야 하면 어떻게 한다..? 일단, 재수까지만 허용하기로 했다. 삼수는 없는 것으로. 내가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니 마음을 추스르자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아까운 1일 연차를 꿀꿀한 마음으로 보낼 수는 없었기에 그날 오후는 중학교 동창, 이전 직장 지인을 만나 오랜만에 신나게 보냈다. 다음 날 나는 불합격 통보 이메일을 받았다.


한 후배한테 아주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SHRM-CP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이러쿵저러쿵. "아~~ 부럽다. 정말 부럽다, 어떻게 공부한 거? 나한테 노하우를 좀 공유해다오~" 한 교육기관의 과정을 이수했다는 후배의 말에 귀가 쫑긋. SHRM Learning System으로 안 된다는 말인가. 다시금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는 기분으로 내용을 숙지하고 기출 시험을 풀자니 눈앞이 좀 깜깜하기는 했다. 구매에 적지 않은 돈을 썼던 터라 더 배가 아팠던 것 같다. 그래도 재수를 하려면 투자는 해야지. 며칠만 쉬었다 다시 머리띠 두르자며 푹 쉬고 있었다.


불합격 통보 후 1주일이 지나 이메일 하나를 받았다. SHRM-SCP 자격 배지(badge)를 수락하라는 것이다! 오잉? 이게 웬 떡인가 싶어 바로 '수락'하고 링키딘에 연결했다. 그러다 '혹시 SHRM 측의 행정 실수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에 SHRM 홈페이지에 접속해 시험 결과를 확인했다. OM~~~ 결과는 "합격"이었다! 이럴 수가, 이런 반전이 있을 수 있다니! 불합격인 줄 알았는데 합격이었을 때의 기쁨, 진짜 진짜 너무 좋았다! (2주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흥분된다:D) SHRM에서  사과 이메일도 날아왔다. 이제 '합격'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HR을 업으로 한다면, 한 번은 도전해 볼 만함요~


정리하고 싶었다. 여기저기 조각처럼 흩어져 있는 HR에서의 경험을 정리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HRD뿐 아니라 HRM 영역의 역량을 갖추길 바랐다. 실무를 넘어 큰 그림을 볼 수 있고, 그릴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었다. HR을 총괄하는 기회가 다가올 때 머뭇거리지 않기로 했다. 올해 2022년 내 업의 영역을 확장하기로 다부지게 마음먹었지 않았던가! 그런 마음으로 4월 어느 날 SHRM-SCP 시험을 등록했다. 공부할 시간을 넉넉하게 확보하기 위해 시험일은 7월 15일(금)로 정했다. 어떤 공부를,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막막해 검색해 봤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에서 운영하는 자격증 온라인 인증 과정을 찾았으나, 1년 이상 학습할 수 있는 2022 SHRM Learning System 사용권을 구매했다 (사용 기간: 2022.04.02~2023.09.29).


SHRM Learning System에는 SHRM SCP 자격시험 준비에 도움 될 엄청난 양의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다: HR 전문 용어 사전(Glossary), e-Book 교재, 시험 응시자 유의사항, 기타 관련 읽을거리 목록 등의 아카이브(Resource Center), 나의 학습 진도 현황을 보여주는 대시보드(My Progress). Learning System은 학습자가 Assess-Study-Pass의 세 개 카테고리를 순서대로 학습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Assess는 본격적인 학습 전 '현 수준(As-is)'을 파악하도록 기술 문제들을 시험 문항 수와 동일하게 제시하고 있다. Study는 HR 역량별(4 대 23개 역량, 아래 참고)로 학습내용, 기출문제 풀이(Quiz 23~25문항, 정답 설명), Flashcard, 동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Study 영역을 학습한 후에는 Pass에서 실력을 점검할 수 있다.  


SHRM Learning System의 이론과 기출문제도 의미 있는 내용들이어서 좋았지만, 시험으로 출제되었던 사례들이 정말 기가 막혔다. SHRM-SCP에는 시나리오 기반의 상황 판단 문항(Situational judgement tests)이 있다. 현실 사례를 제시하고 이 상황에서 어떤 의사결정/개입/행동을 취할 것인지를 묻는 문제이다. 공부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바로 상황 판단 문항의 답을 가려내는 것이다. 시험 응시자가 맞출 수 없게 의도적으로 비틀어 꼰 문항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들 문항이 쉽게 적응되지 않은 이유는 'Best Practice'의 관점에서 답을 찾아야 하는데 '내 경험'에 기반해 답을 골랐기 때문이다. 실제 시험에서 주어진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해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나, 느낌적인 느낌으로는 Learning Systems에서 연습했던 문제들보다 더 현실적이고 실제적이었던 것 같다. Assessment Center(AC)와 같이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리더 역량 개발에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외에도 Learning System에는 HR 관련 이론/용어 등이 잘 정리되어 있어 HR 전문성을 단단하게 하고 지식을 정리하고 싶다면 한 번은 학습하면 좋을 소스이자 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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