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낭만의 산책

by JANE

선선한 가을밤, 걷기 좋은 날이었다.

무작정 발길을 옮기다 보니 화려한 유흥의 빛들을 지나 작은 골목에 이르렀다.


이 근처에 유명한 카페가 있다는 소문이 떠올라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니, 고요한 골목 속 은은한 조명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오래전 야자수가 심겨 있던 화려한 주택은 심플하고 아담한 공간으로 변해 있었다. 옛 기억과 새로운 풍경이 겹치며, 내 삶의 페이지가 조금 더 두터워진 듯 웃음이 났다.


가을밤은 늘 그렇듯 잠시 머물다 떠나간다. 언제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옷깃을 여미고 장갑을 찾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처럼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날에는 여유가 닿는 대로 마음껏 걸어볼 생각이다.


바람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적인, 가을밤의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