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의 추억
오래전에 친한 친구들을 소개팅 시켜준 적이 있었다.
여자친구는 고등학교 친구였고, 남자친구는 어릴 적부터 같은 동네에서 함께 자라온 초등학교 친구였다.
아쉽게도 초등학교 친구는 대차게 거절당했다.
얼마 전 그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역시나 내 친구의 안부를 묻는다.
첫사랑이 이렇게 무서운 걸까?
잊을 만하면 다시 연락이 와서 묻곤 한다.
몇 년에 한 번씩, 늘 내 친구의 안부가 궁금했다는 그 친구.
그럴 때마다 내가 던지는 한마디는 늘 같았다.
“야, 아직도? 제발 그만해라.”
그러면 그는 그냥 궁금했을 뿐이라고 말하곤 했다.
웃으며 넘기긴 했지만, 20대 초 그 실연의 아픔은 내게 원망의 눈길로 향하기도 했다.
두 친구 모두 이제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열심히 살아가지만,
가끔은 마음 한켠에서 추억이 되살아나 몽글해지는 모양이다.
나는 그들에게 추억을 연결해 준 걸까,
아니면 아픔을 남겨 준 걸까.
사랑의 호르몬만으로 현실을 바꿀 수 없을 때,
언젠가 다시 그들을 만나게 해줄 생각이다.
그것이 나의 작은 계획이다.